


얼마 전, 마케터들이 모여 AI 활용 사례를 공유하는 네트워킹 모임에 다녀왔습니다. 한 실무자는 팀원을 채용할 때 AI 활용 능력을 중요한 역량으로 본다며, 면접에서 GPT와 CODEX(코덱스)의 차이를 묻고 모르면 채용하지 않는다고까지 했죠. 그 말을 듣는 순간 뜨끔했습니다. ‘잠깐, 나도 모르는데?’
이제 AI를 쓰는 것은 기본, 얼마나 업무에 맞게 활용하느냐가 더 중요해졌습니다. 누군가는 반복되는 리포트를 자동으로 만들고, 누군가는 클로드 코드와 피그마를 MCP로 연결해 콘텐츠 제작을 자동화합니다. 남들은 AI로 일하는 방식을 바꾸는데, 나는 여전히 채팅창에 질문하는 수준에 머문 것 같아 불안해집니다. 무엇부터 바꿔야 할지 막막하다면, 지금 필요한 것은 새로운 툴보다 AI를 내 일에 연결하는 기준일지도 모릅니다.
이번 레터에서는 그 답을 먼저 찾은 세 사람을 만났습니다. 크몽 브랜드팀 위한솔 리드, Do Better Things 이림 대표, 비팩토리 노정석 대표입니다. 브랜드가 AI에게 선택받는 법부터 반복 업무를 자동화하는 방법, AI 시대에 사람에게 남는 역할까지. AI에게 무엇을 맡기고 사람은 무엇에 집중해야 하는지, 세 명의 AI 실무 리더의 경험 속에서 그 실마리를 찾아보겠습니다.

01 지금 내 AI 고민에는 누구의 답이 필요할까

지난 7월 열린 비마이비의 세션 ‘브랜드가 AI와 함께 일하는 법’ / 자료 출처 비마이비
이번 세션을 준비하며 참가자들에게 사전 질문을 받아보니 고민도 비슷했습니다. “툴은 배우고 있는데 업무에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남들은 AI로 자동화까지 한다는데 저는 아직 검색이나 카피 작성 정도만 하고 있어요.” AI를 몰라서가 아니라, 내 일에 어떻게 연결해야 할지가 가장 큰 고민이었던 것이죠. 그래서 이번 세션에서는 이 질문에 서로 다른 관점에서 답을 줄 수 있는 세 명의 연사를 모셨습니다.
담당 브랜드를 GPT 답변에 경쟁 브랜드보다 먼저 노출시키고 싶거나, SEO와 GEO를 실제로 어떻게 다르게 접근하고 설계해야 할지 궁금한 브랜드 마케터라면 위한솔 리드의 이야기에 주목해 보세요. 그는 프리랜서 플랫폼 크몽에서 제로 클릭 시대에 대응하는 마케팅을 직접 실행해 온 실무자로, GEO 전략을 현업에서 적용하며 얻은 노하우를 아낌없이 공유했습니다. AI가 브랜드를 이해하고 답변에 인용하도록 콘텐츠를 어떻게 설계해야 하는지, 브랜드 실무자의 관점에서 구체적인 힌트를 얻을 수 있었죠.

세션을 진행한 위한솔 리드(좌), 이림 대표(가운데), 노정석 대표(우) / 자료 출처 연사 제공
반대로 AI를 쓰고는 있지만 매번 프로젝트의 맥락을 다시 설명하거나 반복 업무를 줄이지 못하고 있다면 이림 대표의 사례가 도움이 됩니다. Do Better Things를 운영하는 16년 차 자영업자인 그는 개발자가 아닌 비전문가의 입장에서 AI를 실무에 적용해 온 사람인데요. 클로드 코드와 스킬을 활용해 업무의 맥락을 쌓고, 반복되는 잔업을 자동화하는 과정을 실제 사례와 함께 보여주었습니다.
마지막으로 AI를 활용해 1인 기업을 만들고 싶거나, AI 시대에는 어떤 역량이 경쟁력이 될지 고민하고 있다면 노정석 대표의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대한민국 1세대 벤처 창업가로 잘 알려진 그는 현재 AI 네이티브 조직을 운영하며, AI 시대의 일하는 방식과 조직에 AI를 도입하는 방법까지 폭넓은 인사이트를 전했습니다.
브랜드 전략부터 개인의 실무, 커리어와 조직까지. 세 연사의 출발점은 서로 달랐지만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이어졌습니다. AI에게 무엇을 맡기고, 사람은 무엇에 더 집중해야 할까. 세 관점을 차례대로 따라가다 보면 AI를 내 일에 연결하는 실질적인 방법부터, AI 시대에 사람이 가져야 할 태도까지 하나씩 실마리를 얻게 될 거예요.
02 위한솔 리드 : 제로 클릭 시대의 브랜딩 전략
위한솔 리드는 브랜드를 만들기는 쉬워지고, 파는 것은 어려워졌다는 이야기로 세션을 시작했습니다. 이제는 AI가 이름도 짓고 로고도 만들고, 심지어 브랜드 전략까지 뚝딱 만들어냅니다. 기존의 브랜딩 전략이라 하면, 아이덴티티와 실체를 구축하고, 다양한 채널을 통해 이를 고객에게 전하는 과정을 말하는데요. AI의 등장으로 이제는 고객에게 브랜드를 전달하는 과정이 완전히 바뀌어 버렸죠.
‘제로 클릭’이란, 검색 결과의 링크를 클릭하는 대신 AI가 생성한 답변만 보고 결론을 내리는 소비자의 행동을 말합니다. AI가 편리하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광고를 피하고, 내게 맞지 않는 정보는 걸러내기 위해 객관성을 가진 AI에게 판단을 위임하는 것이죠. AI의 추천에 등장하지 않는 브랜드는 소비자들에겐 존재하지 않는 브랜드나 마찬가지입니다.
이 때문에 등장한 것이 GEO입니다. GEO란 생성형 AI의 답변에 우리 브랜드가 노출되도록 최적화하는 전략을 말하는데요. 기존 마케팅의 주요한 키워드 중 하나였던 SEO(검색엔진 노출 최적화)는 상위 링크의 콘텐츠만 노출시켰지만, AI는 그렇지 않은 콘텐츠의 내용까지 가져와 답변을 구성한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크몽에서 제로 클릭 시대에 대응하는 마케팅을 실행하는 위한솔 리드 / 자료 출처 크몽 유튜브 채널
위한솔 리드는 GEO의 핵심을 고객이 어떤 상황에서, 어떤 기준으로 무엇을 찾을지 예측하고 그 문장의 답이 되도록 콘텐츠를 설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GEO를 위한 4가지 원칙을 제시했어요.
첫 번째는 ‘뾰족함’입니다. ‘좋다’, ‘멋진’처럼 기존에 흔히 사용하던 수식어들은 AI가 어떤 의미인지 파악할 수 없는 단어예요. ‘배송이 빠릅니다’ 같은 추상적인 수식어가 아닌, ‘오후 3시 전 주문 시 24시간 내 도착’처럼 수치 위주의 구체적인 문장을 써야 하죠.
두 번째는 ‘실존’입니다. 뾰족함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원칙이기도 한데요. 스토리는 AI도 지어낼 수 있기 때문에, 브랜드에겐 스토리를 증명할 ‘경험’이 필요합니다. 실제 고객 후기, 판매량이나 재구매 등의 수치 등 실질적인 근거가 있어야 하는 것이죠. 또한 이러한 근거와 더불어 우리 브랜드만의 ‘관점’이 있어야 AI에게 신뢰받는 콘텐츠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라고 생각합니다’로 끝내지 않고, ‘왜냐하면 ~한 경험을 했기 때문입니다’라는 근거와 관점이 필요하다는 의미예요.
세 번째는 ‘구조’예요. AI가 정보를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이미지보단 텍스트를 사용하고, 텍스트도 두괄식 또는 FAQ 형식을 사용하는 것이 좋죠. 마지막은 ‘확산’입니다. 한 채널에서만 이야기하는 주장은 신뢰받을 수 없어요. 같은 메시지가 세 곳 이상, 특히 다른 채널에서 언급도록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혼자 외치면 광고에 불과하지만 여러 곳에서 입 모아 말하면 평판이 되는 거예요.

위한솔 리드는 GEO를 실행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소개했다 / 자료 출처 비마이비
제로 클릭과 GEO, 또 새로운 것을 익히고 따라가야 한다는 생각에 덜컥 겁이 나는 키워드인데요. 위한솔 리드는 GEO가 단기적으로 결과를 내는 식의 업무가 아닌, 일하는 관점 자체의 변화라는 점을 강조했어요. 거짓으로 지어낸 브랜드가 아니라면 이미 실존하는 데이터와 쌓아온 경험을 구조화하고 확산하는 방식만 더하면 되는 것이죠. 결국 AI에 대응하는 일이기 때문에, 이를 실행하는 데에도 AI를 활용하면 된다고도 덧붙였어요. 꾸준히 콘텐츠를 쌓으면 우리 브랜드만의 맥락이 만들어지고, AI는 그 맥락에서 우리 브랜드를 이해하게 됩니다.
GEO를 새로 배워야 할 기술로 여기면 어렵게만 느껴지는데요. 위한솔 리드의 세션을 통해 깨달은 것은, 결국 GEO가 브랜딩과 다르지 않다는 점이었어요. 우리 타깃을 향해 뾰족하고 실질적인 메시지를 여러 채널에서 전하는 일은 AI가 등장하기 전에도 늘 해오던 일이니까요.
03 이림 대표 : AI로 내 잔업 다 치우기
이림 대표는 개발자가 아닌, 사업에 필요한 기획, 마케팅, 디자인, 재무 등의 일을 모두 도맡아 하다 AI를 쓰기 시작한 자영업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림 대표는 AI를 기술이 아닌, ‘일’의 관점으로 바라본 인사이트를 전해줄 수 있었습니다.

이림 대표는 카페 이미커피와 이미양과자, AX 컨설팅과 교육을 진행하는 Do Better Things를 운영하고 있다
/ 자료 출처 이미커피 인스타그램(좌), Do Better Things 인스타그램(우)
이림 대표가 AI를 통해 바꾼 것은 ‘환경’입니다. 일을 하다 보면 메일을 확인하다가 캘린더를 켜고, 다시 메신저로 갔다가 시트를 여는 식으로 하루가 흘러가곤 하는데요. 그때마다 집중이 한 번씩 끊기고 다시 원래 하던 일로 돌아오는 데 에너지가 들죠. 이림 대표는 이리저리 옮겨다닐 필요 없이 한 곳에서 모든 일이 처리되게 만들었어요. 예를 들면, 통화 중에 잡힌 일정을 클로드에 한 줄 입력만 하면, 캘린더에 자동으로 일정을 등록해 주는 식이죠. 내가 애쓰지 않아도 일이 자동으로 처리되게 만든 거예요.
이림 대표는 대부분의 일이 하나의 사이클로 돌아간다고 말해요. 기존 기록, 데이터 등 필요한 소스를 모으고, 그 소스를 나의 관점으로 가공하고, 필요한 형식에 맞게 결과물을 내는 과정이죠. 사람마다 어려워하는 부분은 제각각입니다. 이림 대표는 결과물의 형태만 분명하다면 일의 모든 사이클에 AI가 들어올 수 있다고 말합니다. 사람은 필요한 부분에서 ‘판단’만 하면 되는 것이죠.

이림 대표는 AI를 활용한 실무자의 인사이트를 전해주었다 / 자료 출처 비마이비
AI를 사용하면 이 과정에서 ‘맥락’이 함께 쌓이는데요. 이를 통해 AI는 내게 딱 맞는 ‘시스템’으로 강화되죠. 이걸 가장 잘 보여준 사례가 롯데 크리스마스 마켓 팝업이었습니다. 2024년에 팝업을 운영하고 남은 기록은 엑셀 파일 3개가 전부였어요. 2025년엔 클로드로 작업하며 매출, 현장 피드백, 실무자 간 소통 기록 등 47일 간의 운영 로그가 전부 남았죠. 이를 기반으로 26년 계획을 자동 수립하고, 운영 시뮬레이션까지 돌릴 수 있었습니다.
이 또한 앞에서 언급한 ‘환경’과 연관되는데요. 이림 대표는 ‘일의 목표는 성과이지 기록이 아니다. 기록은 부산물로 남는 게 가장 좋다’고 말했어요. 기록하려고 애쓰는 게 아니라, 일하다 보면 맥락이 자동으로 쌓이도록 만드는 게 핵심입니다.

롯데 크리스마스 마켓에서 열린 이미커피의 팝업 / 자료 출처 이림 대표 인스타그램
이림 대표는 AI로 일하는 환경을 바꿔, 사람이 가장 중요한 영역에만 집중할 수 있게 만들라고 강조했어요.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AI 리터러시만큼이나 사람의 감각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도 말했죠. 사람이 집중해야 할 부분을 더 잘 해내, 더 나은 일을 만들기 위해서요.
AI를 배우다 보면, 툴은 금방 배워도 막상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가 막막할 때가 많습니다. 이림 대표는 AI를 잘 쓰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가, 기술적 숙련도에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었어요. 오히려 이림 대표는 AI를 기술이 아닌 일의 관점에서 바라볼 것을 제안했어요. 내가 직접 판단해야 하는 일과 그렇지 않은 일을 나눌 수 있도록 말이죠.
04 노정석 대표 : 조직을 자율주행 시키는 방법
노정석 대표는 세션을 시작하며 참가자들에게 질문 하나를 던졌습니다. “코덱스를 실제로 사용해 보신 분, 손 들어보실래요?” 약 50명의 참가자 가운데 손을 든 사람은 단 한 명뿐이었습니다. 2013년부터 AI를 공부하고 사업에 적용해 온 그는 이 장면을 통해 한 가지를 강조했습니다. AI 시대의 가장 큰 격차는 기술을 아느냐가 아니라, 직접 써보고 자신의 일에 연결해 봤느냐에서 만들어진다는 것이죠.
노정석 대표는 AI가 워낙 빠르게 발전하기 때문에 비즈니스에 필요한 것은 기술 지식보다 마켓 타이밍 감각이라고 말합니다. 모델을 따라잡으려 애쓸 게 아니라, 그 발전에 올라타면 된다는 것이죠.

노정석 대표는 강연, 유튜브 등을 통해 AI에 대한 인사이트를 전하고 있다 / 유튜브 채널 ‘AI Frontier Korea (노정석)’
노정석 대표는 사람에게 남는 몫은 ‘의도’와 ‘취향’ 단 두 가지라고 말합니다. ‘의도’는 어디로 나아갈지 목표를 정하는 것, ‘취향’은 나온 결과물이 좋은지 판단하는 기준이죠. 조직에서 이 둘을 동시에 하는 사람을 생각해보면 대개 대표입니다. 결국 AI 시대에는 대표처럼 목표를 정하고 판단하는 역량이 더욱 중요해지는 것입니다. 취직할 필요가 없는 사람만이 취직할 수 있는 역설적인 상황이 벌어지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AI가 대부분의 일을 처리하는 조직은 실제로 어떻게 만들어질까요? 그는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를 ‘자율주행 회사’로 만들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분석이나 보고서 작성 같은 백오피스 업무는 AI가 처리하고, 사람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목표와 기준을 세우는 역할에 집중합니다. 회사 구성원들의 대화와 데이터를 AI가 이해하도록 만들어 “어제 매출”처럼 내부에서만 통하던 표현도 바로 알아들을 수 있게 했죠.

노정석 대표가 창업한 AI 스타트업 비팩토리 / 자료 출처 비팩토리 홈페이지
그럼 이런 조직은 어떻게 만들까요. 노정석 대표는 대부분의 회사가 AX(AI 전환) 이전에 DX(디지털 전환)조차 되어 있지 않다고 말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사의 데이터 포인트를 전부 파악해 DB를 만드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하죠. DB가 마련되면 데이터를 AI에 연결하기만 하면 됩니다. 그러고 나면 남는 일은 좋은 의도와 평가 기준을 공급하는 것뿐입니다. 결국 회사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목표의 품질이 곧 회사의 품질이 되죠. AI가 모든 일을 대신하게 되면, 기업이 가지고 있는 미션이 그 기업의 차별점이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의도와 취향은 타고나야 하는 걸까요? 노정석 대표는 그렇지 않다고 말합니다. 많이 보고, 많이 경험하며 안목을 키우는 것은 AI 시대에도 여전히 가장 중요한 훈련입니다. 학습법도 달라져야 합니다. 책을 첫 장부터 읽기보다 AI에게 먼저 자신을 시험하게 하고, 무엇을 모르는지부터 확인한 뒤 직접 부딪히며 배우라는 것이죠. 그는 AI 유료 플랜을 결제해 매일 사용할 만큼 직접 써보라고 강조했습니다. 결국 도입부의 코덱스 질문도 같은 의미였습니다. AI 시대의 격차는 기술을 많이 아느냐가 아니라, 직접 실행하며 자신의 일에 연결해 본 경험에서 만들어진다는 것이죠.
그렇게 AI가 반복적인 일을 대신하게 될수록 사람에게 남는 역할은 더욱 선명해집니다. 노정석 대표는 그 핵심 역량을 ‘의도’와 ‘취향’이라고 말했습니다. 기술을 따라잡으려 애쓰는 대신, 어디로 나아갈지 결정하고 결과를 판단하는 힘을 기르는 것. 그것이 노정석 대표가 말한 가장 현실적인 AI 시대의 생존법이었습니다.
05 AI와 함께 일하는 법, 3가지만 기억하세요
세 연사는 각자 다른 상황에서 AI를 자신의 일에 적용해 온 사람들입니다. 그럼에도 세 세션을 듣다 보니, 공통적으로 나온 인사이트가 있었어요.

이림 대표는 일이 굴러가는 판을 AI 위에 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 자료 출처 비마이비
첫째, 필요할 때만 AI를 쓰는 게 아니라 AI를 일의 일부로 만들어야 합니다. 이림 대표의 사례가 이를 특히 잘 보여주었는데요. AI로 일하는 환경을 통째로 바꿔, 모든 일 AI 위에서 돌아가도록 만들었죠. 노정석 대표는 조직 차원에서 이를 보여주었습니다. 사람은 데이터를 AI에게 연결하고, AI가 만들어내는 결과물에 의도와 기준을 투입하는 역할만 하면 된다고요. 위한솔 리드가 GEO를 단기간에 성과를 내는 프로젝트가 아닌 일하는 관점과 방식의 변화라고 강조한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둘째, 사람에게 남는 몫은 결국 판단, 즉 의도와 관점을 가지고 의사결정을 하는 일입니다. 모든 일이 AI를 통해 돌아가게 만들고 나면, 사람은 무엇을 할까요? 세 연사의 답은 모두 같았습니다. 이림 대표는 소스를 모으고 가공해 결과물을 내는 일까지 AI가 하더라도, 그 사이사이의 판단만큼은 사람이 해야 한다고 말했어요. 노정석 대표는 이를 ‘의도’와 ‘취향’이라고 정의했죠. 어디로 갈지를 결정하는 일과 나온 결과물이 좋은지를 판단하는 것은 모두 사람의 역할이라고요. GEO를 실행할 때 브랜드만의 ‘관점’을 담아야 한다는 위한솔 리드의 이야기도 다르지 않습니다. 정보를 나열하는 것은 AI도 하지만, 왜 이런 선택을 했는지, 직접 경험한 바를 근거로 관점을 제시하는 것은 사람의 역할인 것이죠.

노정석 대표는 AI 시대에 인간에게 남는 것은 ‘의도’라고 정의했다 / 자료 출처 비마이비
셋째, AI에 축적된 맥락이 곧 자산이 됩니다. 노정석 대표는 구성원들이 말하는 내용의 맥락을 AI가 바로 알아듣도록 설계했어요. 이림 대표는 전년도에 쌓인 로그를 바탕으로 운영 계획을 세우고 시뮬레이션까지 돌릴 수 있었죠. 위한솔 리드는 꾸준히 콘텐츠를 쌓아 우리 브랜드의 맥락을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는데요. 그렇게 쌓인 맥락이 AI의 학습에 반영되기 때문이에요. 일할수록 맥락이 쌓이고, 쌓인 맥락이 다음 일을 더 수월하게 만들어 주는 것입니다.
이 레터를 시작하며 던진 고민으로 돌아가 볼게요. AI에겐 뭘 시키고, 나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세 연사의 답은 다음과 같습니다.
“일은 AI가 대신하더라도 판단은 사람이 하고, 그렇게 쌓은 맥락으로 다음 일을 더 잘해내는 것.
이 이야기 안에서 고민의 실마리를 찾으셨길 바랍니다.”
이림 대표에게 AI를 배워간 한 세무사는 이런 이야기를 했다고 해요. 일을 잘 자동화해 시간을 벌었고, 그 시간에 도자기를 배우러 다닌다고요. 결국 모든 건 일을 더 잘하고, 우리의 삶을 조금 더 나아지게 만들기 위한 노력이 아닐까요. 불안보다는 새로운 것을 알아가는 기대감으로, 기술을 조급하게 따라가기보다는 나만의 관점을 가지고 나아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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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쳐나는 콘텐츠 속에서 무엇을 선택하고, 무엇을 덜어낼지 판단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개인 미디어, 브랜드 미디어, 책.
서로 다른 영역에서 콘텐츠를 만들어온 사람들은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덜어냈을까요?
각자의 방식으로 편집해온 사람들의 이야기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편집의 감각’을 발견해보세요.
🗂️ 비즈니스 인사이트 시리즈 : EDITING
▪️주제 : 편집하는 사람들 |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덜어낼 것인가
▪️연사 : 디에디트 에디터 H&B, 최혜진 agencement 대표, 이연실 이야기장수 대표
▪️일시 : 9/2, 9/9, 9/16 (매주 수요일 오후 7:30 - 9:00)
▪️장소 : 비마이비 도산 스페이스(서울 강남구 언주로 727 트리스빌딩 2층)
▪️참가비 : 109,000원 → 69,000원
👉 신청하러가기 (링크 : https://bemyb.kr/session/?idx=242)
my B letter의 본문과 큐레이션을 포함, 비마이비의 모든 콘텐츠의 저작권은 비마이비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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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마케터들이 모여 AI 활용 사례를 공유하는 네트워킹 모임에 다녀왔습니다. 한 실무자는 팀원을 채용할 때 AI 활용 능력을 중요한 역량으로 본다며, 면접에서 GPT와 CODEX(코덱스)의 차이를 묻고 모르면 채용하지 않는다고까지 했죠. 그 말을 듣는 순간 뜨끔했습니다. ‘잠깐, 나도 모르는데?’
이제 AI를 쓰는 것은 기본, 얼마나 업무에 맞게 활용하느냐가 더 중요해졌습니다. 누군가는 반복되는 리포트를 자동으로 만들고, 누군가는 클로드 코드와 피그마를 MCP로 연결해 콘텐츠 제작을 자동화합니다. 남들은 AI로 일하는 방식을 바꾸는데, 나는 여전히 채팅창에 질문하는 수준에 머문 것 같아 불안해집니다. 무엇부터 바꿔야 할지 막막하다면, 지금 필요한 것은 새로운 툴보다 AI를 내 일에 연결하는 기준일지도 모릅니다.
이번 레터에서는 그 답을 먼저 찾은 세 사람을 만났습니다. 크몽 브랜드팀 위한솔 리드, Do Better Things 이림 대표, 비팩토리 노정석 대표입니다. 브랜드가 AI에게 선택받는 법부터 반복 업무를 자동화하는 방법, AI 시대에 사람에게 남는 역할까지. AI에게 무엇을 맡기고 사람은 무엇에 집중해야 하는지, 세 명의 AI 실무 리더의 경험 속에서 그 실마리를 찾아보겠습니다.
01 지금 내 AI 고민에는 누구의 답이 필요할까
지난 7월 열린 비마이비의 세션 ‘브랜드가 AI와 함께 일하는 법’ / 자료 출처 비마이비
이번 세션을 준비하며 참가자들에게 사전 질문을 받아보니 고민도 비슷했습니다. “툴은 배우고 있는데 업무에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남들은 AI로 자동화까지 한다는데 저는 아직 검색이나 카피 작성 정도만 하고 있어요.” AI를 몰라서가 아니라, 내 일에 어떻게 연결해야 할지가 가장 큰 고민이었던 것이죠. 그래서 이번 세션에서는 이 질문에 서로 다른 관점에서 답을 줄 수 있는 세 명의 연사를 모셨습니다.
담당 브랜드를 GPT 답변에 경쟁 브랜드보다 먼저 노출시키고 싶거나, SEO와 GEO를 실제로 어떻게 다르게 접근하고 설계해야 할지 궁금한 브랜드 마케터라면 위한솔 리드의 이야기에 주목해 보세요. 그는 프리랜서 플랫폼 크몽에서 제로 클릭 시대에 대응하는 마케팅을 직접 실행해 온 실무자로, GEO 전략을 현업에서 적용하며 얻은 노하우를 아낌없이 공유했습니다. AI가 브랜드를 이해하고 답변에 인용하도록 콘텐츠를 어떻게 설계해야 하는지, 브랜드 실무자의 관점에서 구체적인 힌트를 얻을 수 있었죠.
세션을 진행한 위한솔 리드(좌), 이림 대표(가운데), 노정석 대표(우) / 자료 출처 연사 제공
반대로 AI를 쓰고는 있지만 매번 프로젝트의 맥락을 다시 설명하거나 반복 업무를 줄이지 못하고 있다면 이림 대표의 사례가 도움이 됩니다. Do Better Things를 운영하는 16년 차 자영업자인 그는 개발자가 아닌 비전문가의 입장에서 AI를 실무에 적용해 온 사람인데요. 클로드 코드와 스킬을 활용해 업무의 맥락을 쌓고, 반복되는 잔업을 자동화하는 과정을 실제 사례와 함께 보여주었습니다.
마지막으로 AI를 활용해 1인 기업을 만들고 싶거나, AI 시대에는 어떤 역량이 경쟁력이 될지 고민하고 있다면 노정석 대표의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대한민국 1세대 벤처 창업가로 잘 알려진 그는 현재 AI 네이티브 조직을 운영하며, AI 시대의 일하는 방식과 조직에 AI를 도입하는 방법까지 폭넓은 인사이트를 전했습니다.
브랜드 전략부터 개인의 실무, 커리어와 조직까지. 세 연사의 출발점은 서로 달랐지만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이어졌습니다. AI에게 무엇을 맡기고, 사람은 무엇에 더 집중해야 할까. 세 관점을 차례대로 따라가다 보면 AI를 내 일에 연결하는 실질적인 방법부터, AI 시대에 사람이 가져야 할 태도까지 하나씩 실마리를 얻게 될 거예요.
02 위한솔 리드 : 제로 클릭 시대의 브랜딩 전략
위한솔 리드는 브랜드를 만들기는 쉬워지고, 파는 것은 어려워졌다는 이야기로 세션을 시작했습니다. 이제는 AI가 이름도 짓고 로고도 만들고, 심지어 브랜드 전략까지 뚝딱 만들어냅니다. 기존의 브랜딩 전략이라 하면, 아이덴티티와 실체를 구축하고, 다양한 채널을 통해 이를 고객에게 전하는 과정을 말하는데요. AI의 등장으로 이제는 고객에게 브랜드를 전달하는 과정이 완전히 바뀌어 버렸죠.
‘제로 클릭’이란, 검색 결과의 링크를 클릭하는 대신 AI가 생성한 답변만 보고 결론을 내리는 소비자의 행동을 말합니다. AI가 편리하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광고를 피하고, 내게 맞지 않는 정보는 걸러내기 위해 객관성을 가진 AI에게 판단을 위임하는 것이죠. AI의 추천에 등장하지 않는 브랜드는 소비자들에겐 존재하지 않는 브랜드나 마찬가지입니다.
이 때문에 등장한 것이 GEO입니다. GEO란 생성형 AI의 답변에 우리 브랜드가 노출되도록 최적화하는 전략을 말하는데요. 기존 마케팅의 주요한 키워드 중 하나였던 SEO(검색엔진 노출 최적화)는 상위 링크의 콘텐츠만 노출시켰지만, AI는 그렇지 않은 콘텐츠의 내용까지 가져와 답변을 구성한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크몽에서 제로 클릭 시대에 대응하는 마케팅을 실행하는 위한솔 리드 / 자료 출처 크몽 유튜브 채널
위한솔 리드는 GEO의 핵심을 고객이 어떤 상황에서, 어떤 기준으로 무엇을 찾을지 예측하고 그 문장의 답이 되도록 콘텐츠를 설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GEO를 위한 4가지 원칙을 제시했어요.
첫 번째는 ‘뾰족함’입니다. ‘좋다’, ‘멋진’처럼 기존에 흔히 사용하던 수식어들은 AI가 어떤 의미인지 파악할 수 없는 단어예요. ‘배송이 빠릅니다’ 같은 추상적인 수식어가 아닌, ‘오후 3시 전 주문 시 24시간 내 도착’처럼 수치 위주의 구체적인 문장을 써야 하죠.
두 번째는 ‘실존’입니다. 뾰족함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원칙이기도 한데요. 스토리는 AI도 지어낼 수 있기 때문에, 브랜드에겐 스토리를 증명할 ‘경험’이 필요합니다. 실제 고객 후기, 판매량이나 재구매 등의 수치 등 실질적인 근거가 있어야 하는 것이죠. 또한 이러한 근거와 더불어 우리 브랜드만의 ‘관점’이 있어야 AI에게 신뢰받는 콘텐츠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라고 생각합니다’로 끝내지 않고, ‘왜냐하면 ~한 경험을 했기 때문입니다’라는 근거와 관점이 필요하다는 의미예요.
세 번째는 ‘구조’예요. AI가 정보를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이미지보단 텍스트를 사용하고, 텍스트도 두괄식 또는 FAQ 형식을 사용하는 것이 좋죠. 마지막은 ‘확산’입니다. 한 채널에서만 이야기하는 주장은 신뢰받을 수 없어요. 같은 메시지가 세 곳 이상, 특히 다른 채널에서 언급도록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혼자 외치면 광고에 불과하지만 여러 곳에서 입 모아 말하면 평판이 되는 거예요.
위한솔 리드는 GEO를 실행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소개했다 / 자료 출처 비마이비
제로 클릭과 GEO, 또 새로운 것을 익히고 따라가야 한다는 생각에 덜컥 겁이 나는 키워드인데요. 위한솔 리드는 GEO가 단기적으로 결과를 내는 식의 업무가 아닌, 일하는 관점 자체의 변화라는 점을 강조했어요. 거짓으로 지어낸 브랜드가 아니라면 이미 실존하는 데이터와 쌓아온 경험을 구조화하고 확산하는 방식만 더하면 되는 것이죠. 결국 AI에 대응하는 일이기 때문에, 이를 실행하는 데에도 AI를 활용하면 된다고도 덧붙였어요. 꾸준히 콘텐츠를 쌓으면 우리 브랜드만의 맥락이 만들어지고, AI는 그 맥락에서 우리 브랜드를 이해하게 됩니다.
GEO를 새로 배워야 할 기술로 여기면 어렵게만 느껴지는데요. 위한솔 리드의 세션을 통해 깨달은 것은, 결국 GEO가 브랜딩과 다르지 않다는 점이었어요. 우리 타깃을 향해 뾰족하고 실질적인 메시지를 여러 채널에서 전하는 일은 AI가 등장하기 전에도 늘 해오던 일이니까요.
03 이림 대표 : AI로 내 잔업 다 치우기
이림 대표는 개발자가 아닌, 사업에 필요한 기획, 마케팅, 디자인, 재무 등의 일을 모두 도맡아 하다 AI를 쓰기 시작한 자영업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림 대표는 AI를 기술이 아닌, ‘일’의 관점으로 바라본 인사이트를 전해줄 수 있었습니다.
이림 대표는 카페 이미커피와 이미양과자, AX 컨설팅과 교육을 진행하는 Do Better Things를 운영하고 있다
/ 자료 출처 이미커피 인스타그램(좌), Do Better Things 인스타그램(우)
이림 대표가 AI를 통해 바꾼 것은 ‘환경’입니다. 일을 하다 보면 메일을 확인하다가 캘린더를 켜고, 다시 메신저로 갔다가 시트를 여는 식으로 하루가 흘러가곤 하는데요. 그때마다 집중이 한 번씩 끊기고 다시 원래 하던 일로 돌아오는 데 에너지가 들죠. 이림 대표는 이리저리 옮겨다닐 필요 없이 한 곳에서 모든 일이 처리되게 만들었어요. 예를 들면, 통화 중에 잡힌 일정을 클로드에 한 줄 입력만 하면, 캘린더에 자동으로 일정을 등록해 주는 식이죠. 내가 애쓰지 않아도 일이 자동으로 처리되게 만든 거예요.
이림 대표는 대부분의 일이 하나의 사이클로 돌아간다고 말해요. 기존 기록, 데이터 등 필요한 소스를 모으고, 그 소스를 나의 관점으로 가공하고, 필요한 형식에 맞게 결과물을 내는 과정이죠. 사람마다 어려워하는 부분은 제각각입니다. 이림 대표는 결과물의 형태만 분명하다면 일의 모든 사이클에 AI가 들어올 수 있다고 말합니다. 사람은 필요한 부분에서 ‘판단’만 하면 되는 것이죠.
이림 대표는 AI를 활용한 실무자의 인사이트를 전해주었다 / 자료 출처 비마이비
AI를 사용하면 이 과정에서 ‘맥락’이 함께 쌓이는데요. 이를 통해 AI는 내게 딱 맞는 ‘시스템’으로 강화되죠. 이걸 가장 잘 보여준 사례가 롯데 크리스마스 마켓 팝업이었습니다. 2024년에 팝업을 운영하고 남은 기록은 엑셀 파일 3개가 전부였어요. 2025년엔 클로드로 작업하며 매출, 현장 피드백, 실무자 간 소통 기록 등 47일 간의 운영 로그가 전부 남았죠. 이를 기반으로 26년 계획을 자동 수립하고, 운영 시뮬레이션까지 돌릴 수 있었습니다.
이 또한 앞에서 언급한 ‘환경’과 연관되는데요. 이림 대표는 ‘일의 목표는 성과이지 기록이 아니다. 기록은 부산물로 남는 게 가장 좋다’고 말했어요. 기록하려고 애쓰는 게 아니라, 일하다 보면 맥락이 자동으로 쌓이도록 만드는 게 핵심입니다.
롯데 크리스마스 마켓에서 열린 이미커피의 팝업 / 자료 출처 이림 대표 인스타그램
이림 대표는 AI로 일하는 환경을 바꿔, 사람이 가장 중요한 영역에만 집중할 수 있게 만들라고 강조했어요.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AI 리터러시만큼이나 사람의 감각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도 말했죠. 사람이 집중해야 할 부분을 더 잘 해내, 더 나은 일을 만들기 위해서요.
AI를 배우다 보면, 툴은 금방 배워도 막상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가 막막할 때가 많습니다. 이림 대표는 AI를 잘 쓰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가, 기술적 숙련도에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었어요. 오히려 이림 대표는 AI를 기술이 아닌 일의 관점에서 바라볼 것을 제안했어요. 내가 직접 판단해야 하는 일과 그렇지 않은 일을 나눌 수 있도록 말이죠.
04 노정석 대표 : 조직을 자율주행 시키는 방법
노정석 대표는 세션을 시작하며 참가자들에게 질문 하나를 던졌습니다. “코덱스를 실제로 사용해 보신 분, 손 들어보실래요?” 약 50명의 참가자 가운데 손을 든 사람은 단 한 명뿐이었습니다. 2013년부터 AI를 공부하고 사업에 적용해 온 그는 이 장면을 통해 한 가지를 강조했습니다. AI 시대의 가장 큰 격차는 기술을 아느냐가 아니라, 직접 써보고 자신의 일에 연결해 봤느냐에서 만들어진다는 것이죠.
노정석 대표는 AI가 워낙 빠르게 발전하기 때문에 비즈니스에 필요한 것은 기술 지식보다 마켓 타이밍 감각이라고 말합니다. 모델을 따라잡으려 애쓸 게 아니라, 그 발전에 올라타면 된다는 것이죠.
노정석 대표는 강연, 유튜브 등을 통해 AI에 대한 인사이트를 전하고 있다 / 유튜브 채널 ‘AI Frontier Korea (노정석)’
노정석 대표는 사람에게 남는 몫은 ‘의도’와 ‘취향’ 단 두 가지라고 말합니다. ‘의도’는 어디로 나아갈지 목표를 정하는 것, ‘취향’은 나온 결과물이 좋은지 판단하는 기준이죠. 조직에서 이 둘을 동시에 하는 사람을 생각해보면 대개 대표입니다. 결국 AI 시대에는 대표처럼 목표를 정하고 판단하는 역량이 더욱 중요해지는 것입니다. 취직할 필요가 없는 사람만이 취직할 수 있는 역설적인 상황이 벌어지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AI가 대부분의 일을 처리하는 조직은 실제로 어떻게 만들어질까요? 그는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를 ‘자율주행 회사’로 만들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분석이나 보고서 작성 같은 백오피스 업무는 AI가 처리하고, 사람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목표와 기준을 세우는 역할에 집중합니다. 회사 구성원들의 대화와 데이터를 AI가 이해하도록 만들어 “어제 매출”처럼 내부에서만 통하던 표현도 바로 알아들을 수 있게 했죠.
노정석 대표가 창업한 AI 스타트업 비팩토리 / 자료 출처 비팩토리 홈페이지
그럼 이런 조직은 어떻게 만들까요. 노정석 대표는 대부분의 회사가 AX(AI 전환) 이전에 DX(디지털 전환)조차 되어 있지 않다고 말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사의 데이터 포인트를 전부 파악해 DB를 만드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하죠. DB가 마련되면 데이터를 AI에 연결하기만 하면 됩니다. 그러고 나면 남는 일은 좋은 의도와 평가 기준을 공급하는 것뿐입니다. 결국 회사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목표의 품질이 곧 회사의 품질이 되죠. AI가 모든 일을 대신하게 되면, 기업이 가지고 있는 미션이 그 기업의 차별점이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의도와 취향은 타고나야 하는 걸까요? 노정석 대표는 그렇지 않다고 말합니다. 많이 보고, 많이 경험하며 안목을 키우는 것은 AI 시대에도 여전히 가장 중요한 훈련입니다. 학습법도 달라져야 합니다. 책을 첫 장부터 읽기보다 AI에게 먼저 자신을 시험하게 하고, 무엇을 모르는지부터 확인한 뒤 직접 부딪히며 배우라는 것이죠. 그는 AI 유료 플랜을 결제해 매일 사용할 만큼 직접 써보라고 강조했습니다. 결국 도입부의 코덱스 질문도 같은 의미였습니다. AI 시대의 격차는 기술을 많이 아느냐가 아니라, 직접 실행하며 자신의 일에 연결해 본 경험에서 만들어진다는 것이죠.
그렇게 AI가 반복적인 일을 대신하게 될수록 사람에게 남는 역할은 더욱 선명해집니다. 노정석 대표는 그 핵심 역량을 ‘의도’와 ‘취향’이라고 말했습니다. 기술을 따라잡으려 애쓰는 대신, 어디로 나아갈지 결정하고 결과를 판단하는 힘을 기르는 것. 그것이 노정석 대표가 말한 가장 현실적인 AI 시대의 생존법이었습니다.
05 AI와 함께 일하는 법, 3가지만 기억하세요
세 연사는 각자 다른 상황에서 AI를 자신의 일에 적용해 온 사람들입니다. 그럼에도 세 세션을 듣다 보니, 공통적으로 나온 인사이트가 있었어요.
이림 대표는 일이 굴러가는 판을 AI 위에 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 자료 출처 비마이비
첫째, 필요할 때만 AI를 쓰는 게 아니라 AI를 일의 일부로 만들어야 합니다. 이림 대표의 사례가 이를 특히 잘 보여주었는데요. AI로 일하는 환경을 통째로 바꿔, 모든 일 AI 위에서 돌아가도록 만들었죠. 노정석 대표는 조직 차원에서 이를 보여주었습니다. 사람은 데이터를 AI에게 연결하고, AI가 만들어내는 결과물에 의도와 기준을 투입하는 역할만 하면 된다고요. 위한솔 리드가 GEO를 단기간에 성과를 내는 프로젝트가 아닌 일하는 관점과 방식의 변화라고 강조한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둘째, 사람에게 남는 몫은 결국 판단, 즉 의도와 관점을 가지고 의사결정을 하는 일입니다. 모든 일이 AI를 통해 돌아가게 만들고 나면, 사람은 무엇을 할까요? 세 연사의 답은 모두 같았습니다. 이림 대표는 소스를 모으고 가공해 결과물을 내는 일까지 AI가 하더라도, 그 사이사이의 판단만큼은 사람이 해야 한다고 말했어요. 노정석 대표는 이를 ‘의도’와 ‘취향’이라고 정의했죠. 어디로 갈지를 결정하는 일과 나온 결과물이 좋은지를 판단하는 것은 모두 사람의 역할이라고요. GEO를 실행할 때 브랜드만의 ‘관점’을 담아야 한다는 위한솔 리드의 이야기도 다르지 않습니다. 정보를 나열하는 것은 AI도 하지만, 왜 이런 선택을 했는지, 직접 경험한 바를 근거로 관점을 제시하는 것은 사람의 역할인 것이죠.
노정석 대표는 AI 시대에 인간에게 남는 것은 ‘의도’라고 정의했다 / 자료 출처 비마이비
셋째, AI에 축적된 맥락이 곧 자산이 됩니다. 노정석 대표는 구성원들이 말하는 내용의 맥락을 AI가 바로 알아듣도록 설계했어요. 이림 대표는 전년도에 쌓인 로그를 바탕으로 운영 계획을 세우고 시뮬레이션까지 돌릴 수 있었죠. 위한솔 리드는 꾸준히 콘텐츠를 쌓아 우리 브랜드의 맥락을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는데요. 그렇게 쌓인 맥락이 AI의 학습에 반영되기 때문이에요. 일할수록 맥락이 쌓이고, 쌓인 맥락이 다음 일을 더 수월하게 만들어 주는 것입니다.
이 레터를 시작하며 던진 고민으로 돌아가 볼게요. AI에겐 뭘 시키고, 나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세 연사의 답은 다음과 같습니다.
“일은 AI가 대신하더라도 판단은 사람이 하고, 그렇게 쌓은 맥락으로 다음 일을 더 잘해내는 것.
이 이야기 안에서 고민의 실마리를 찾으셨길 바랍니다.”
이림 대표에게 AI를 배워간 한 세무사는 이런 이야기를 했다고 해요. 일을 잘 자동화해 시간을 벌었고, 그 시간에 도자기를 배우러 다닌다고요. 결국 모든 건 일을 더 잘하고, 우리의 삶을 조금 더 나아지게 만들기 위한 노력이 아닐까요. 불안보다는 새로운 것을 알아가는 기대감으로, 기술을 조급하게 따라가기보다는 나만의 관점을 가지고 나아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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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결과물을 무한히 만들어내는 시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요?”
넘쳐나는 콘텐츠 속에서 무엇을 선택하고, 무엇을 덜어낼지 판단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개인 미디어, 브랜드 미디어, 책.
서로 다른 영역에서 콘텐츠를 만들어온 사람들은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덜어냈을까요?
각자의 방식으로 편집해온 사람들의 이야기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편집의 감각’을 발견해보세요.
🗂️ 비즈니스 인사이트 시리즈 : EDITING
▪️주제 : 편집하는 사람들 |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덜어낼 것인가
▪️연사 : 디에디트 에디터 H&B, 최혜진 agencement 대표, 이연실 이야기장수 대표
▪️일시 : 9/2, 9/9, 9/16 (매주 수요일 오후 7:30 - 9:00)
▪️장소 : 비마이비 도산 스페이스(서울 강남구 언주로 727 트리스빌딩 2층)
▪️참가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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