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and Curation]특집 | 130만 매거진과 23년 차 에디터가 말하는 ‘잘 만든 콘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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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마이비레터 미리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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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 한 번이면 자료 조사부터 이미지 제작까지 끝낼 수 있는 시대인데, 왜 좋은 콘텐츠를 만드는 것은 더 어렵게 느껴질까요?

쉽게 만들 수 있는 것이 많아진 만큼, 수많은 콘텐츠 사이에서 눈에 띄는 결과물을 내는 것이 오히려 더 어려워졌기 때문이죠. 같은 자료와 도구를 가지고도 결과물은 천차만별이니까요. 어떤 주제를 고를지, 어떤 제목과 이미지로 보여줄지, 어느 채널에서 어떻게 전달할지까지. 좋은 콘텐츠를 완성하기까지는 여전히 수많은 고민이 필요합니다. AI의 등장으로 그 고민이 더 깊어지기도 했죠. ‘딸깍’ 한 번이면 수많은 결과물을 쏟아내는 AI 앞에서, 무엇을 선택하고 덜어내야 할지 더 혼란스럽기만 합니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편집의 감각’입니다. 수많은 소재 가운데 무엇을 고르고, 자신의 관점으로 다듬어, 독자에게 가장 적절한 방식으로 보여줄지 판단하는 힘이죠. 비마이비는 서로 다른 영역에서 오랫동안 콘텐츠를 만들어온 세 연사의 이야기를 통해, 그 ‘편집의 감각’을 내 일에서 어떻게 발휘할 수 있을지 살펴보았습니다.


웹사이트부터 인스타그램, 뉴스레터, 유튜브까지 다양한 채널을 운영하며 도합 130만 명의 구독자를 만든 디에디트 에디터 H&B, <에디토리얼 씽킹>의 저자이자 23년간 편집을 업으로 삼아온 최혜진 대표, 그리고 출판사 이야기장수의 대표이자 김훈, 김이나, 이슬아 등 다양한 작가의 책을 출간해 온 이연실 대표가 그 주인공인데요. 분야와 방식은 달랐지만, ‘편집’을 잘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는지부터 일을 대하는 태도까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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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레터는 9월에 진행된 비마이비 세션의 내용을 일부 포함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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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같은 재료로 다른 이야기를 만드는 법


콘텐츠를 만들 때면 가장 먼저 ‘새로운 소재’를 찾곤 합니다. 아직 아무도 다루지 않은 주제나 처음 보는 사례가 있어야 눈길을 끄는 신선한 콘텐츠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서죠. 하지만 세 강연을 듣다 보니, 콘텐츠의 새로움이 꼭 재료에서 나오는 것만은 아니라는 점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사전에는 훌륭한 시를 만들어낼 수 있는 오만 가지 단어들이 다 실려 있지만,

그 안에는 단 한 편의 시도 들어 있지 않다.

- 브루노 무나리, <판타지아>


최혜진 대표는 저서 <에디토리얼 씽킹>에도 인용된 이 구절을 통해 서로 떨어져 있던 재료를 연결해 새로운 의미를 만드는 ‘에디토리얼 씽킹’의 힘을 설명했습니다. 이미 존재하는 재료라도 무엇을 연상하고, 어떤 관계를 발견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물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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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혜진 대표는 ‘에디토리얼 씽킹’의 힘과 이를 기르는 방법에 대해 소개했다 / 자료 출처 비마이비


그렇다면 이 ‘에디토리얼 씽킹’을 잘 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요? 최혜진 대표는 몇 가지 연습을 소개했는데요, 그중 익숙한 것을 새롭게 바라보는 데 도움이 되는 두 가지 방법을 살펴볼게요.

먼저 ‘연상하기’입니다. 하나의 대상을 봤을 때 무엇이 생각나는지 스스로 계속 질문하며 그 대상과 연결되는 기억이나 이미지, 개념을 떠올려보는 방식이죠. 익숙한 소재를 다른 것과 연결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유사성 찾기’입니다. 얼핏 아무 관계가 없어 보이는 여러 대상 사이에서 공통점을 찾아보는 연습이죠. 표면적인 공통점부터 그 안에 숨은 구조적 공통점까지, 대상이 서로 공유하는 특성을 찾으며 새로운 연결 지점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이연실 대표는 같은 재료를 더 매력적이게 만드는 방법으로 ‘시간과 공간’을 이야기했습니다. 좋은 이야기는 특별한 사건을 많이 담는다고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이야기가 펼쳐질 시간과 공간을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죠.

대표적인 예가 연애 프로그램입니다. 아무리 개성 있는 출연진이 나오고 흥미로운 사건이 생기더라도, 그 모든 이야기를 한꺼번에 보여준다고 매력적인 서사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여러 연애 프로그램에서 출연자들을 한 공간에 모아 일정한 시간 동안 함께 지내게 하고, 그 안에서 관계를 선택하게 만들죠. 한정된 공간과 시간이라는 조건을 더해 또렷한 이야기로 편집해 내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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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실 대표는 이야기의 시간과 공간을 한정하는 대표적인 예시로 연애 프로그램을 꼽았다 / 자료 출처 티빙


같은 대상이라도 무엇과 연결하고 어떤 부분을 강조하는지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를 가지게 될 수 있습니다. 새로운 아이디어가 필요하다면, 지금 가진 소재와 이야깃거리를 다르게 바라보는 것부터 시작해 보세요.




02 잘 만든 콘텐츠만으로는 선택받을 수 없다


기업에서 좋은 제품을 만들면 그 자체로 경쟁력이 되는 시대가 있었죠. 하지만 제품이 차고 넘치는 지금은 브랜딩과 마케팅을 통해 사람들이 우리 제품을 알고 선택하게 만드는 일까지 중요해졌습니다. 콘텐츠도 마찬가지예요. 스크롤을 내릴 때마다 새로운 콘텐츠가 등장하는 요즘, 열심히 만든 좋은 콘텐츠라는 이유만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얻기는 어렵습니다. 좋은 내용을 담는 것만큼이나 다양한 채널에서 콘텐츠가 더 쉽게 발견되도록 만드는 일도 중요해진 것이죠.

디에디트는 지난 10년 동안 수많은 채널을 운영하며 독자와의 접점을 꾸준히 늘려왔습니다. 웹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 인스타그램, 뉴스레터는 물론 지금은 사라진 네이버 포스트까지, 독자가 있는 곳이라면 다양한 채널을 시도했죠. 한 채널에만 의존했을 때의 리스크를 줄이고, 독자와 만날 수 있는 접점은 적극적으로 만들기 위해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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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겟, 콘셉트, 다루는 콘텐츠까지 서로 다른 디에디트의 유튜브 채널(좌)과 인스타그램 매거진(우) / 자료 출처 디에디트 유튜브(좌), 인스타그램(우)


그리고 플랫폼마다 서로 다른 콘텐츠 전략을 보여주었는데요. 인스타그램에서는 사람들의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는 소재에 시선을 낚아채는 제목과 썸네일을 더하고, 유튜브에서는 수많은 영상 사이에서도 사람들이 기억할 수 있는 명확한 캐릭터를 내세워야 한다고 말했죠.

이연실 대표도 비슷한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수많은 책 사이에서 독자의 시선을 붙잡기 위해 제목과 띠지를 끊임없이 고민하고 다듬어온 과정을 소개했어요. 이연실 대표는 ‘독자가 없는 책은 단 한 권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그 책에서 지루한 것을 덜어내고, 재미있고 매력적인 부분을 뽑아내 독자에게 가닿게 만드는 것이 편집자의 역할이라고 소개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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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실 대표가 제목과 띠지를 다듬어온 과정을 이야기하며 함께 소개한 책들 / 자료 출처 문학동네


다양한 온라인 채널을 운영하는 디에디트와, 물성이 있는 책을 만드는 이연실 대표의 방식은 서로 달랐지만 하나의 인사이트로 모입니다. 콘텐츠의 경쟁력은 좋은 내용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는 것이죠. 같은 내용도 어떻게 보여주느냐에 따라 독자가 느끼는 가치는 달라질 수 있어요. 결국 좋은 것을 고르는 데서 끝나지 않고, 그 가치를 독자가 발견할 수 있게 만드는 것까지가 편집의 역할입니다.




03 모든 사람이 편집장이 되어야 한다


AI의 등장으로 콘텐츠의 초안을 만들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빠르게 시도해 보는 일은 쉬워졌습니다. 그래서 더 중요해진 것이 바로 어떤 결과물이 좋은지 판단하고 고르는 일이죠.

디에디트는 AI로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이 늘어날수록, 자기만의 기준을 가지고 높은 퀄리티의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이 더 주목받을 것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무엇을 다루고 남길지 결정하는 일은 원래 편집장의 역할이었죠. 그래서 앞으로는 에디터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자신의 일에서 ‘편집장’처럼 판단해야 하는 순간이 많아질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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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에디트는 앞으로 모든 사람이 편집장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자료 출처 비마이비


그리고 그 판단에는 자신만의 기준이 필요합니다. 디에디트는 인스타그램 콘텐츠를 만들며 겪었던 일화를 들려주었는데요. 한 연예인의 부고가 알려졌을 때 관련 콘텐츠를 준비하다, 여러 사진 가운데 어떤 사진을 써야 할지 고르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그러다 문득 ‘내가 되고 싶었던 에디터는 누군가의 죽음을 누구보다 빠르게 콘텐츠로 만들어 공유하는 사람이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해요. 이후에는 ‘이걸 꼭 다뤄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스스로 납득할 수 없다면 아예 만들지 않는 선택도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조회수나 공유 수처럼 숫자로 확인할 수 있는 객관적인 기준뿐 아니라, ‘이 콘텐츠를 꼭 만들어야 하는가’를 판단할 수 있는 자신만의 가치 기준도 필요하죠.

그렇다면 편집장처럼 판단을 잘한다는 것은 구체적으로 어떤 능력일까요? 최혜진 대표는 AI 시대에 더욱 중요해지는 능력으로 판단력을 꼽았는데요. 판단력은 결과를 예측하고 가치를 평가해 최종적으로 선택하는 복합적인 과정이라고 설명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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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혜진 대표는 다양한 이론을 바탕으로 전문가와 초보자의 판단 방식 차이에 대해 설명했다 / 자료 출처 비마이비


최혜진 대표는 전문가와 초보자가 정보를 바라보는 방식의 차이도 함께 소개했습니다. 먼저 전문가는 ‘무엇을 먼저 볼지’ 아는 사람입니다. 수많은 경험을 통해 쌓은 자신만의 패턴을 바탕으로 가능성이 높은 선택지를 먼저 떠올리고 검토하죠. 동시에 ‘무엇을 더 보지 않아도 되는지’도 압니다. 어디까지 탐색하고 멈출지, 무엇을 기준으로 결정할지를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는 모든 정보를 빠짐없이 알아내는 사람이 아니라, 필요한 정보와 그렇지 않은 정보를 구분할 줄 아는 사람인 것이죠.

마지막으로 전문가는 같은 것을 보고도 다른 신호를 발견합니다. 같은 것을 보고 더 많은 생각을 하는 게 아니라, 아예 다른 것을 본다는 것이죠. 같은 커피를 마셔도 누군가는 단순히 ‘맛있다’고 느끼는 반면, 전문가는 향과 산미의 차이까지 구분해 내는 것처럼요.

콘텐츠를 만드는 일도 이와 비슷합니다. 주어진 선택지를 모두 비교하는 것보다 어떤 것을 먼저 볼지, 무엇을 덜어내도 될지 발견하고 판단하는 능력이 중요하죠. 결국 모두가 편집장이 된다는 것은 그저 더 많은 선택권을 갖는다는 뜻이 아니라, 자신만의 기준으로 선택하고 그 선택에 이유를 댈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에 가깝습니다.




04 좋은 편집은 ‘관여’에서 나온다


콘텐츠를 잘 만드는 방법은 수많은 책과 강연, 아티클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같은 방법을 알고 있다고 해서 모두가 같은 결과를 만드는 것은 아니죠. 그렇다면 그 차이는 어디에서 만들어질까요?

최혜진 대표는 그 답을 ‘심리적으로 얼마나 관여했는가’에서 찾았습니다.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판단력은 책을 읽고 방법을 익힌다고 바로 생기는 것이 아니라는 거예요. 직접 결정하고, 그 결과를 눈으로 확인하고, 잘못된 선택을 했을 때의 아픔까지 감당하는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자신의 경험으로 남는다고 설명했습니다. 나의 선택이 잘되기를 바라며 얼마나 마음을 쓰고 결과를 지켜봤는지가 사람을 성장시킨다는 것이죠.

왜 감정까지 쏟아야 할까요? 내가 직접 내린 결정일수록 결과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게 되기 마련입니다. 무엇이 잘됐고 무엇이 잘못됐는지 그냥 지나치지 않고, 그 경험을 다음 일을 할 때 반영하죠. 그렇게 쌓인 경험이 나만의 기준이 됩니다. 편집은 정해진 방법에 맞춰 정답을 찾아내는 일이 아니라, 내가 살아오며 쌓은 경험이나 취향까지 동원해 판단하고 결정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최혜진 대표는 기획에는 언제나 자신의 믿음이 담겨 있다고도 말했습니다. ‘카페에 관한 기사’라는 같은 주제를 두고도 누군가는 ‘요즘 핫한 성수 카페 10곳’을 소개하고, 다른 누군가는 ‘싱글 오리진 커피 맛집’을 다룰 수 있습니다. 전자에는 카페를 사람들과 어울리는 공간으로 보는 시선이, 후자에는 커피의 맛을 경험하는 공간으로 보는 시선이 깔려 있는 것이죠. 결국 기획은 ‘나는 이것을 이렇게 봅니다’라는 입장을 세상에 내놓는 일이라고 최혜진 대표는 설명했어요. 그래서 같은 자료를 보고 같은 방법을 익혀도 결과는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연실 대표가 이야기한 ‘한 끗’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지만, 그중에서도 ‘대체 왜 그렇게까지 하세요?’라는 말을 들을 만큼 한 번 더 고민하고 한 발 더 움직이는 사람이 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바로 그 작은 차이가 나중에는 크고 다른 결과를 만든다고 설명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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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실 대표는 좋은 결과물을 만드는 ‘한 끗’의 차이에 대해 이야기했다. / 자료 출처 비마이비


그 차이는 결과물에서도 드러납니다. 이연실 대표는 편집자가 정말 재밌어한 책은 ‘때깔’이 다르다고 표현했어요. 제목부터 표지, 띠지, 소개 문구까지 책의 면면에서 편집자의 관심과 애정이 보인다는 뜻인데요. 반대로 편집자가 충분히 마음을 쓰지 못한 책에는 어디서 본 듯한 표현과 자기 언어가 아닌 문장이 남기 쉽다고 했죠.

AI같은 도구는 여러 아이디어를 내고 결과물을 빠르게 만들어줄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내가 어떤 선택을 했고, 더 나은 결과를 위해 어디까지 고민했는지, 그 과정에서 무엇이 아쉬웠는지까지 대신 경험해 줄 수는 없죠. 직접 선택하고 그 결과를 받아들이는 경험이 쌓일 때, 비로소 나만의 판단 기준이 생깁니다. 그렇게 그 기준이 쌓여 결국 나만의 ‘편집의 감각’이 되는 것 아닐까요?




05 콘텐츠를 만들기 전에, 이 다섯 가지를 확인해 보세요


무엇을 다루고 어떻게 바라볼지 정하는 것부터, 독자에게 보여주는 방법까지. 지금까지 세 연사의 이야기를 통해 배운 ‘편집의 감각’을 실제 콘텐츠를 만들 때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요? 다음 콘텐츠를 만들기 전, 혹은 만들다 막막해지는 순간 아래 다섯 가지 질문을 하나씩 떠올려보세요.


1. 이 소재를 다르게 바라볼 수는 없을까?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꼭 새로운 소재부터 찾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최혜진 대표가 이야기한 것처럼, 이미 익숙한 대상도 무엇을 연상하고 어떤 것과 연결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를 가질 수 있죠. 이연실 대표 역시 같은 재료라도 시간과 공간 같은 조건을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다른 이야기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새로운 소재를 찾기 전에, 지금 가진 재료를 다른 것과 연결하거나 다른 맥락에 놓아보세요. ‘이걸 다른 시선에서 본다면?’, ‘전혀 관계없어 보이는 것과 연결한다면?’ 같은 질문이 익숙한 소재에서 새로운 이야기를 발견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2. 독자는 왜 이 콘텐츠를 선택해야 할까?

만드는 사람에게 흥미로운 콘텐츠가 독자에게도 반드시 흥미로운 것은 아닙니다. 디에디트는 플랫폼마다 사람들이 무엇을 기대하고 어떤 콘텐츠에 반응하는지 파악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겼습니다. 이연실 대표 역시 책에서 재미있고 매력적인 부분을 찾아 독자에게 가닿게 만드는 것이 편집자의 역할이라고 설명했죠.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정했다면, 이번에는 시선을 반대편으로 돌려보세요. 독자는 왜 이 콘텐츠를 봐야 할까요? 사람들이 어디서 흥미를 느끼고, 무엇을 보고 클릭하게 될지를 생각해 보면 제목과 썸네일을 어떻게 만들지, 콘텐츠를 어떤 방식으로 보여줄지 방향을 잡기 쉬워집니다.


3. 나는 왜 이걸 만들려고 하는가?

콘텐츠를 만들다 보면 유행하는 소재나 반응이 좋은 포맷을 자연스럽게 참고하게 됩니다.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필요한 과정이지만, 무엇을 가져오고 어떻게 활용할지에는 나만의 기준이 필요하죠. 디에디트가 반응이 나올 만한 콘텐츠라도 스스로 납득되지 않으면 만들지 않았던 것처럼요.


왜 이 콘텐츠를 만드는지 스스로 설명할 수 있는가, 그 이유가 분명해야 같은 소재를 다루더라도 무엇을 강조하고 어떤 방식으로 보여줄지 방향을 잡을 수 있습니다. 콘텐츠를 만든 뒤에도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돌아봐야 무엇이 좋았고 무엇이 아쉬웠는지 다음 작업에 가져갈 수 있고요. 이런 선택과 회고가 쌓이면서 나만의 편집 기준도 조금씩 만들어지는 것이죠.


4. 무엇을 더하고, 덜어내야 할까?

최혜진 대표는 전문가가 모든 정보를 빠짐없이 살피는 사람이 아니라, 무엇을 더 보지 않아도 되는지 아는 사람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연실 대표도 편집은 지루한 부분은 덜어내고, 재미있는 부분은 더 잘 보이게 만드는 일이라고 이야기했죠. 좋은 재료를 많이 모았다고 괜찮은 콘텐츠가 나오는 건 아닙니다.

자료가 많아질수록 하나라도 더 넣고 싶어지지만, 콘텐츠에는 오히려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버릴지 결정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지금 넣으려는 정보가 정말 이 이야기에 필요한지, 반복되는 내용은 없는지, 반대로 독자가 이해하기 위해 더 필요한 맥락은 무엇인지 살펴보세요. 많이 담는 것보다 필요한 것을 남겨 더 잘 보이게 만드는 것도 편집입니다.


5. 여기서 한 끗 더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이연실 대표는 일을 ‘한 끗 싸움’이라고 표현했습니다. ‘더 좋은 거 없어?’라고 한 번 더 묻고, 한 발 더 움직이는 작은 차이가 결국 다른 결과를 만든다는 이야기였죠.

그 ‘한 끗’이 거창할 필요도 없습니다. 제목을 한 번 더 다듬거나, 더 적절한 이미지를 찾거나, 지금 이 이야기를 전하는 게 맞는지 다시 살펴보는 일일 수도 있습니다. 발행 버튼을 누르기 전, 지금 결과물에서 한 번 더 해볼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마지막으로 점검해 보세요.


연사들이 일하는 분야와 방식은 서로 달랐지만, 세 세션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콘텐츠의 차이를 만드는 것은 결국 만드는 사람의 판단이라는 점이었죠. 클릭 한 번으로 결과물을 만드는 일은 쉬워졌지만, 무엇을 선택하고 어떻게 완성할지 정하는 일은 여전히 사람의 몫입니다. 결국 좋은 콘텐츠를 만든다는 건, 나만의 기준을 만들고 다듬어 가는 과정일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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