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을 맞이해 6월 마이비레터는 ‘채소’라는 주제로 이야기 하고 있는데요! 지난주에는 비건 패션 브랜드를 이야기했죠. 이번 레터는 바다의 채소라고 불리는 ‘해조류’를 활용해 브랜드를 전개하는 5가지 브랜드를 이야기하려 해요. 해조류 대표 생물인 김이 최근 수출액 1조 원을 넘어서면서 ‘검은 반도체’라고 불리며 화제가 되기도 했었죠.
여기서 잠깐, 해조류와 해초류의 차이점을 아시나요? 가끔 두 단어를 혼동해서 사용하는 경우가 있기도 하는데요. 해조류는 바다에서 나는 조류를 통틀어 이르는 말로, 여기서 조류는 꽃을 피우지 않고 물속에 살면서 광합성을 하는 생물로 대표적으로는 미역, 김, 우뭇가사리, 파래가 있어요. 이와 반대로 해초류는 꽃을 피우는 식물의 일종으로 대표 생물로는 새우말, 거머리말 등이 있습니다. 우리가 평상시에 먹는 생물은 해조류라고 기억하면 편하겠죠?
로컬 브랜드, 제품 포장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해조류를 활용하고 있는데요. ‘김’을 전국에 알리기 위해 자칭 김콘서트를 기획하는 퍼스널 브랜드와 함께 국내 최초 해조류로 배양육을 개발한 브랜드까지 다채로운 해조류 브랜드를 만나보세요!
01 제주를 세계적인 도시로, 우무
제주의 귀여운 푸딩 캐릭터, ‘우무(umu)’를 아시나요? 제주도 여행을 생각한 적 있다면 한 번쯤은 들어 보셨을 거예요. 이 작고 귀여운 캐릭터가 가득한 이곳은 연간 30만 명이 방문하는 푸딩 맛집이거든요. 우무가 푸딩 전문 브랜드라고만 알고 있는 분들이 있지만 사실 젤리, 쿠키와 같은 디저트와 비누, 선케어 등 코스메틱까지 함께 다루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무’라는 이름에서 느끼셨을 수 있지만 우무는 제주 해녀가 채취한 우뭇가사리를 주원료로 사용하고 있어요.
제주 우뭇가사리와 감귤 등을 이용해 로컬 코스메틱 제품을 만들고 있다 / 자료 출처 우무솝 인스타그램
우무의 공동대표 신동선, 박지훈 부부는 브랜드를 시작하기 전, 일본 여행을 하며 전통문화인 료칸을 소재로 관광 도시로서 브랜딩이 잘 된 모습을 보며 우리의 문화를 세계적인 수준으로 만들기 위해선 아이템 선정과 브랜딩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이후 그들의 삶의 터전인 제주도를 세계적인 도시로 만들 수 있는, 제주도만의 아이템을 만들기로 결심해요. 글로벌을 타깃으로 한 만큼 나이와 국적을 떠나 누구나 부르기 쉽고 사랑할 수 있는 네이밍과 캐릭터를 가진 브랜드 우무가 탄생하게 됩니다.
제주 우무를 알릴 수 있는 콜라보와 함께 생활용품을 생산한다 / 자료 출처 우무 인스타그램, 스토어
우무 대표 상품인 푸딩은 제주도에서만 판매하고 또 방부제를 넣지 않아 멀리 이동이 어려운데요. 그래서일까요? 브랜드와 콜라보해 다양한 방식으로 우무를 알리고 있어요. 커피 전문점 블루보틀과 만나 제주 한정 커피 푸딩을, 편의점 CU와는 아이스크림을 개발해 전국에서 맛볼 수 있도록 했죠. 그리고 온라인 스토어에서 우무 캐릭터를 활용한 텀블러, 컵, 파우치 등 다양한 생활용품도 판매하고 있습니다.
우무는 제주 로컬브랜드로서 다양한 방식으로 제주의 경험을 선물하며 제주도 대표 브랜드가 되었는데요. 글로벌을 타깃으로 시작한 브랜드인 만큼 머지않아 해외에서도 우무를 통해 제주도를 알릴 수 있겠죠?
02 김을 브랜딩하다, 김장수
‘세계 최초 김콘서트 기획자’, ‘김플루언서’ 라고 스스로를 소개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사람은 이름대로 산다는 말이 이런 걸까요? ‘김장수’라는 본명처럼 태안에서 김을 양식하고 판매하고 있죠. 김을 넣은 요리를 개발하고 김 이야기를 전하는 김콘서트를 기획하는데요. 김에 대해 알고 싶다고 연락을 받으면 어디든 달려가죠. 쌀과 김을 함께 넣고 밥을 짓는, 이른바 ‘김밥(우리가 흔히 아는 ‘그 김밥’이 아닌, 김을 넣은 밥)’은 갓 지은 밥에서 김의 향과 맛이 최대로 느낄 수 있다며 최상의 맛을 선보이기 위해 매번 밥솥을 들고 다니기도 합니다. 작년 한 해에만 200여 회의 김콘서트를 개최해 2,600명이 넘는 사람들을 만나 김을 알렸죠.
어부로, 김콘서트 기획자로 다양한 방식으로 태안 김을 이야기하는 김장수 씨 / 자료 출처 충청남도 홈페이지, KBS다큐 유튜브
그가 처음부터 김에 대한 관심이 있었던 건 아니었어요. 오히려 태안을 떠나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었죠. 그러던 중 2007년 태안 기름 유출 사고 이후로 태안에 내려와 사회적협동조합의 총무팀장을 맡아 일을 하게 됩니다. 당시 태안은 연간 1,0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아오는 곳이었지만, 눈에 띄는 특산물이 없는 모습을 보고 김을 브랜딩해보기로 결심하죠.
이후 김을 양식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김 요리를 개발합니다. 막걸리, 피자, 라면, 부침개 등 다양한 음식에 김을 넣어 먹기도 하고 심지어 김을 활용해 한지를 염색하기도 해요. 로컬 카페와 협업해 김으로 만든 라떼, 소금빵, 크림치즈 빵 등을 만들고 미슐랭 음식점에 납품도 하고 있죠. 그리고 명함을 김으로 만들고, 문구 전문가와 만나 김 색상의 잉크를 조색하기도 합니다.
김요리로 가득한 그의 SNS. 김을 활용한 음식을 연구하고 레시피를 공유한다 / 자료 출처 김장수 인스타그램 갈무리
김 하나로 이렇게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싶은데요. 한 가지를 깊이 탐구하고 알린 결과 ‘김’ 하면 김장수, ‘태안’ 하면 김을 떠올리게 되죠. 그는 이제 한국을 넘어 해외에도 김콘서트를 여는 것이 목표로 하고 있는데요. 김콘서트라는 이름처럼 언젠가 정말 무대에서 김을 소재로 콘서트를 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봅니다.
03 동물의 생명권을 지키다, 씨위드
‘배양육’하면 어떤 느낌이 드시나요? 실험실이 떠오르기도 하고 조금 낯설게 느껴지죠. 사실 배양육이 될 수 있는 대상은 소고기뿐 아니라 우유, 가죽 새우, 연어 등 세포 단위로 개발할 수 있는 것들을 총칭하는 단어입니다. 배양육이라는 어감에서 오는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해외에서는 배양육(Cultivated meat)을 Grown meat, Clean meat 등 다양한 이름으로 표현하려 하고 있어요. 국내의 배양육을 개발하는 스타트업, 씨위드(Seawith)가 이러한 노력을 하고 있는데요. 공식 SNS에서 배양육을 대체하는 단어를 추천받아 선정하기도 하고 행사에서 배양육에 대한 이미지를 표현하는 공모전 개최해 배양육을 조금 더 친숙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소통하고 있죠.
배양육의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공모전을 개최한 씨위드. 배양육 대체어로 우수작으로 선정된 ‘친근’ / 자료 출처 씨위드 인스타그램 갈무리
사실 배양육에는 한 가지 큰 모순이 있다는 사실 알고 계시나요? 배양육을 개발하려면 배양육을 개발하는 목적 중 하나인 ‘동물의 생명권’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요. 소고기 배양육을 만들기 위해서는 송아지를 도살해 피로 만든 혈청이 필요하거든요. 그래서 씨위드는 보통의 배양육과 달리 해조류를 활용해 소의 배양육을 개발합니다. 세계 최초로 해조류를 기반으로 한 바이오틱 테크 기업이죠. 씨위드는 해조류에서 채취한 성분으로 혈청을 대신한 배양액을 만들었고 국내 최초로 배양육 개발에 성공합니다.
이렇게 배양육 개발이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높은 단가와 기술적인 문제로 당장 상용화하긴 어려운 단계인데요. 하지만 환경 문제와 동물 생명권의 중요성을 많은 사람들이 인지하고 그 목소리가 커지면서 일부 해외에서는 이미 관련 법을 제정해 상용화를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최근 국내에서는 배양육 상용화를 위해 경상북도를 규제자유특구로 지정하고 산업화를 할 수 있도록 연구단지를 건립하고 있어요.
씨위드 이희재 대표는 배양육 기술이 더욱 발달하게 되면 지방의 함량을 조절하거나 식물성 지방을 쓰는 등 개인 맞춤형 고기를 먹을 수 있다고 말하는데요. 그렇게 되면 건강 이슈로 고기를 섭취하지 못하던 사람도 먹을 수 있게 되죠. 동물과 환경 그리고 우리에게도 이로운 배양육이 곧이어 일상에 자연스럽게 녹아들기를 바랍니다.
04 플라스틱이 아니다, 낫플라
‘플라스틱이 아니다(Not Plastic)’라는 뜻을 지닌 영국 스타트업 낫플라(Notpla)는 해조류와 식물을 이용해 제품 포장재를 만드는 기업입니다. 배달 용기부터 숟가락, 일회용 파우치 등 플라스틱을 대체할 수 있는 다양한 제품군을 생산하고 있는데요. 그중에서도 ‘Ooho’라는 제품이 주목받고 있어요. 해조류에서 추출한 섬유질 성분과 식물성 재료를 활용해 방수와 식용이 가능한 투명한 젤을 개발해 음료 용기까지 먹을 수 있는 식용 버블(Ooho)을 개발했습니다. 식용 버블을 먹지 않고 버려도 몇 주 내로 생분해가 완료되기 때문에 환경오염도 걱정 없고요. 해당 기술을 활용해 물과 음료수부터 케첩, 오일 그리고 세탁 세제 파우치 등 고체와 액체 모두 담을 수 있죠.
마라톤 대회수들이 일회용 플라스틱 컵 대신 스포츠음료가 담긴 식용 버블 Ooho를 나눠주고 있다 / 자료 출처 TOIT
이 기술을 인정받아 낫플라는 2022년, 영국 윌리엄 왕세자가 환경 문제에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구상한 과학자에게 주는 The Earthshot Prize를 수상하며 ‘미래는 플라스틱이 아니라 해조류라는 걸 보여준다’는 평을 받았죠. 어스샷 수상 이후 영국 각지의 음식점에서 플라스틱 없는 포장 용기 주문이 쇄도했고 스웨덴에서 주취한 마라톤에도 사용되며 20,000개가 넘는 일회용 플라스틱 컵을 대체했어요. 낫플라는 현재 물에 녹는 포장지를 사용해 쓰레기가 남지 않는 라면 패키지와 스킨케어 용품 등을 개발하고 있으며 2030년까지 10억 단위의 플라스틱을 생분해 제품으로 바꾸겠다는 목표로 끊임없이 도전하고 있습니다.
05 바다로 혁신을, 마린이노베이션
이름부터 바다로 혁신을 일으키겠다는 의지가 느껴지는, 마린이노베이션. 해조류를 활용한 식품과 100% 생분해할 수 있는 용기와 비닐봉지를 만들어요. 특히 세계 최초로 해조류로 만든 종이컵이 있죠. 방수를 위해 플라스틱으로 코팅된 일반 종이컵은 분해되는데 20년 이상 걸리지만, 해조류 종이컵은 60일 내 100% 생분해가 가능합니다. 물론 뜨거운 물까지도 방수가 잘되고요. 더 비싸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는데요. 버려지는 해조류 부산물로 제작해서 가격도 일반 종이컵과 비슷한 가격으로 접근성도 좋죠.
해조류에서 추출한 젤라틴 성분으로 만든 양갱과 해조류 부산물로 일회용품을 만들어 플라스틱 대체재를 생산하는 마린이노베이션 / 자료 출처 마린이노베이션 홈페이지
친환경 소재를 개발하게 된 계기는 마린이노베이션의 창업주, 차완영 대표의 가족사가 배경이 되었습니다. 백일 된 딸이 희귀병 진단을 받았고, 대형 병원에서도 발병의 원인을 알 수 없었어요. 그런데 당시 거주하던 아파트 지하에 1급 발암물질인 비소가 묻혀있다는 의혹이 제기되었고 이 영향을 받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누군가에 인한 오염 물질로 힘든 일을 겪은 차완영 대표는 다음 세대에게 깨끗한 지구를 물려주고 싶다는 결심으로 친환경 소재를 개발하는 회사를 설립하죠.
마린이노베이션의 해조류 활용은 종이컵뿐만 아니라 계란판, 과일 용기, 도시락 용기 그리고 명함까지 가능합니다. 명함은 해조류와 함께 유기농 과일, 곡물, 커피 등의 부산물을 활용해 백색부터 녹색, 체리색, 갈색 등 다양한 색상으로 커스텀이 가능한 명함도 만들 수 있죠. 플라스틱과 목재 대체재를 개발한 마린이노베이션의 다음 목표는 자동차부품과 건축 자재에 적용할 수 있는 해조류 소재를 개발하는 것인데요. 그렇게 된다면 정말 이름처럼 바다로 혁신을 일으킬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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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호는 본 링크를 참고하여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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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 브랜드에게 가장 중요한 건 바로 지속 가능성, 즉 ‘생존’.
이번 Brands Make Local 2024에서는 로컬 생존 키워드 3가지 <스토리>, <경험>, <자기다움>을 중심으로
전국 각지에서 성장 중인 7개의 브랜드를 한자리에 모아 그들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들려드립니다.
✨Brands Make Local 2024를 통해 여러분이 로컬 브랜드로서, 로컬에 속한 개인으로서 지속 가능한 삶을 사는 방법을 모색해 보는 기회를 만드세요!
🔹일정 : 6월 28일 금요일 2pm-6pm
🔹장소 : 데어바타테 (서울시 성동구 성수이로 88 지하 1층)
🔹참여 비용 : 40,000원 (20% 할인, 얼리버드 혜택가)
🔹신청 방법 : 1) 아래 링크 클릭 2) 예매 일정 28일, 인원 선택 후 예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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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을 맞이해 6월 마이비레터는 ‘채소’라는 주제로 이야기 하고 있는데요! 지난주에는 비건 패션 브랜드를 이야기했죠. 이번 레터는 바다의 채소라고 불리는 ‘해조류’를 활용해 브랜드를 전개하는 5가지 브랜드를 이야기하려 해요. 해조류 대표 생물인 김이 최근 수출액 1조 원을 넘어서면서 ‘검은 반도체’라고 불리며 화제가 되기도 했었죠.
여기서 잠깐, 해조류와 해초류의 차이점을 아시나요? 가끔 두 단어를 혼동해서 사용하는 경우가 있기도 하는데요. 해조류는 바다에서 나는 조류를 통틀어 이르는 말로, 여기서 조류는 꽃을 피우지 않고 물속에 살면서 광합성을 하는 생물로 대표적으로는 미역, 김, 우뭇가사리, 파래가 있어요. 이와 반대로 해초류는 꽃을 피우는 식물의 일종으로 대표 생물로는 새우말, 거머리말 등이 있습니다. 우리가 평상시에 먹는 생물은 해조류라고 기억하면 편하겠죠?
로컬 브랜드, 제품 포장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해조류를 활용하고 있는데요. ‘김’을 전국에 알리기 위해 자칭 김콘서트를 기획하는 퍼스널 브랜드와 함께 국내 최초 해조류로 배양육을 개발한 브랜드까지 다채로운 해조류 브랜드를 만나보세요!
01 제주를 세계적인 도시로, 우무
제주의 귀여운 푸딩 캐릭터, ‘우무(umu)’를 아시나요? 제주도 여행을 생각한 적 있다면 한 번쯤은 들어 보셨을 거예요. 이 작고 귀여운 캐릭터가 가득한 이곳은 연간 30만 명이 방문하는 푸딩 맛집이거든요. 우무가 푸딩 전문 브랜드라고만 알고 있는 분들이 있지만 사실 젤리, 쿠키와 같은 디저트와 비누, 선케어 등 코스메틱까지 함께 다루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무’라는 이름에서 느끼셨을 수 있지만 우무는 제주 해녀가 채취한 우뭇가사리를 주원료로 사용하고 있어요.
제주 우뭇가사리와 감귤 등을 이용해 로컬 코스메틱 제품을 만들고 있다 / 자료 출처 우무솝 인스타그램
우무의 공동대표 신동선, 박지훈 부부는 브랜드를 시작하기 전, 일본 여행을 하며 전통문화인 료칸을 소재로 관광 도시로서 브랜딩이 잘 된 모습을 보며 우리의 문화를 세계적인 수준으로 만들기 위해선 아이템 선정과 브랜딩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이후 그들의 삶의 터전인 제주도를 세계적인 도시로 만들 수 있는, 제주도만의 아이템을 만들기로 결심해요. 글로벌을 타깃으로 한 만큼 나이와 국적을 떠나 누구나 부르기 쉽고 사랑할 수 있는 네이밍과 캐릭터를 가진 브랜드 우무가 탄생하게 됩니다.
제주 우무를 알릴 수 있는 콜라보와 함께 생활용품을 생산한다 / 자료 출처 우무 인스타그램, 스토어
우무 대표 상품인 푸딩은 제주도에서만 판매하고 또 방부제를 넣지 않아 멀리 이동이 어려운데요. 그래서일까요? 브랜드와 콜라보해 다양한 방식으로 우무를 알리고 있어요. 커피 전문점 블루보틀과 만나 제주 한정 커피 푸딩을, 편의점 CU와는 아이스크림을 개발해 전국에서 맛볼 수 있도록 했죠. 그리고 온라인 스토어에서 우무 캐릭터를 활용한 텀블러, 컵, 파우치 등 다양한 생활용품도 판매하고 있습니다.
우무는 제주 로컬브랜드로서 다양한 방식으로 제주의 경험을 선물하며 제주도 대표 브랜드가 되었는데요. 글로벌을 타깃으로 시작한 브랜드인 만큼 머지않아 해외에서도 우무를 통해 제주도를 알릴 수 있겠죠?
02 김을 브랜딩하다, 김장수
‘세계 최초 김콘서트 기획자’, ‘김플루언서’ 라고 스스로를 소개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사람은 이름대로 산다는 말이 이런 걸까요? ‘김장수’라는 본명처럼 태안에서 김을 양식하고 판매하고 있죠. 김을 넣은 요리를 개발하고 김 이야기를 전하는 김콘서트를 기획하는데요. 김에 대해 알고 싶다고 연락을 받으면 어디든 달려가죠. 쌀과 김을 함께 넣고 밥을 짓는, 이른바 ‘김밥(우리가 흔히 아는 ‘그 김밥’이 아닌, 김을 넣은 밥)’은 갓 지은 밥에서 김의 향과 맛이 최대로 느낄 수 있다며 최상의 맛을 선보이기 위해 매번 밥솥을 들고 다니기도 합니다. 작년 한 해에만 200여 회의 김콘서트를 개최해 2,600명이 넘는 사람들을 만나 김을 알렸죠.
어부로, 김콘서트 기획자로 다양한 방식으로 태안 김을 이야기하는 김장수 씨 / 자료 출처 충청남도 홈페이지, KBS다큐 유튜브
그가 처음부터 김에 대한 관심이 있었던 건 아니었어요. 오히려 태안을 떠나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었죠. 그러던 중 2007년 태안 기름 유출 사고 이후로 태안에 내려와 사회적협동조합의 총무팀장을 맡아 일을 하게 됩니다. 당시 태안은 연간 1,0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아오는 곳이었지만, 눈에 띄는 특산물이 없는 모습을 보고 김을 브랜딩해보기로 결심하죠.
이후 김을 양식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김 요리를 개발합니다. 막걸리, 피자, 라면, 부침개 등 다양한 음식에 김을 넣어 먹기도 하고 심지어 김을 활용해 한지를 염색하기도 해요. 로컬 카페와 협업해 김으로 만든 라떼, 소금빵, 크림치즈 빵 등을 만들고 미슐랭 음식점에 납품도 하고 있죠. 그리고 명함을 김으로 만들고, 문구 전문가와 만나 김 색상의 잉크를 조색하기도 합니다.
김요리로 가득한 그의 SNS. 김을 활용한 음식을 연구하고 레시피를 공유한다 / 자료 출처 김장수 인스타그램 갈무리
김 하나로 이렇게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싶은데요. 한 가지를 깊이 탐구하고 알린 결과 ‘김’ 하면 김장수, ‘태안’ 하면 김을 떠올리게 되죠. 그는 이제 한국을 넘어 해외에도 김콘서트를 여는 것이 목표로 하고 있는데요. 김콘서트라는 이름처럼 언젠가 정말 무대에서 김을 소재로 콘서트를 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봅니다.
03 동물의 생명권을 지키다, 씨위드
‘배양육’하면 어떤 느낌이 드시나요? 실험실이 떠오르기도 하고 조금 낯설게 느껴지죠. 사실 배양육이 될 수 있는 대상은 소고기뿐 아니라 우유, 가죽 새우, 연어 등 세포 단위로 개발할 수 있는 것들을 총칭하는 단어입니다. 배양육이라는 어감에서 오는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해외에서는 배양육(Cultivated meat)을 Grown meat, Clean meat 등 다양한 이름으로 표현하려 하고 있어요. 국내의 배양육을 개발하는 스타트업, 씨위드(Seawith)가 이러한 노력을 하고 있는데요. 공식 SNS에서 배양육을 대체하는 단어를 추천받아 선정하기도 하고 행사에서 배양육에 대한 이미지를 표현하는 공모전 개최해 배양육을 조금 더 친숙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소통하고 있죠.
배양육의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공모전을 개최한 씨위드. 배양육 대체어로 우수작으로 선정된 ‘친근’ / 자료 출처 씨위드 인스타그램 갈무리
사실 배양육에는 한 가지 큰 모순이 있다는 사실 알고 계시나요? 배양육을 개발하려면 배양육을 개발하는 목적 중 하나인 ‘동물의 생명권’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요. 소고기 배양육을 만들기 위해서는 송아지를 도살해 피로 만든 혈청이 필요하거든요. 그래서 씨위드는 보통의 배양육과 달리 해조류를 활용해 소의 배양육을 개발합니다. 세계 최초로 해조류를 기반으로 한 바이오틱 테크 기업이죠. 씨위드는 해조류에서 채취한 성분으로 혈청을 대신한 배양액을 만들었고 국내 최초로 배양육 개발에 성공합니다.
이렇게 배양육 개발이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높은 단가와 기술적인 문제로 당장 상용화하긴 어려운 단계인데요. 하지만 환경 문제와 동물 생명권의 중요성을 많은 사람들이 인지하고 그 목소리가 커지면서 일부 해외에서는 이미 관련 법을 제정해 상용화를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최근 국내에서는 배양육 상용화를 위해 경상북도를 규제자유특구로 지정하고 산업화를 할 수 있도록 연구단지를 건립하고 있어요.
씨위드 이희재 대표는 배양육 기술이 더욱 발달하게 되면 지방의 함량을 조절하거나 식물성 지방을 쓰는 등 개인 맞춤형 고기를 먹을 수 있다고 말하는데요. 그렇게 되면 건강 이슈로 고기를 섭취하지 못하던 사람도 먹을 수 있게 되죠. 동물과 환경 그리고 우리에게도 이로운 배양육이 곧이어 일상에 자연스럽게 녹아들기를 바랍니다.
04 플라스틱이 아니다, 낫플라
‘플라스틱이 아니다(Not Plastic)’라는 뜻을 지닌 영국 스타트업 낫플라(Notpla)는 해조류와 식물을 이용해 제품 포장재를 만드는 기업입니다. 배달 용기부터 숟가락, 일회용 파우치 등 플라스틱을 대체할 수 있는 다양한 제품군을 생산하고 있는데요. 그중에서도 ‘Ooho’라는 제품이 주목받고 있어요. 해조류에서 추출한 섬유질 성분과 식물성 재료를 활용해 방수와 식용이 가능한 투명한 젤을 개발해 음료 용기까지 먹을 수 있는 식용 버블(Ooho)을 개발했습니다. 식용 버블을 먹지 않고 버려도 몇 주 내로 생분해가 완료되기 때문에 환경오염도 걱정 없고요. 해당 기술을 활용해 물과 음료수부터 케첩, 오일 그리고 세탁 세제 파우치 등 고체와 액체 모두 담을 수 있죠.
마라톤 대회수들이 일회용 플라스틱 컵 대신 스포츠음료가 담긴 식용 버블 Ooho를 나눠주고 있다 / 자료 출처 TOIT
이 기술을 인정받아 낫플라는 2022년, 영국 윌리엄 왕세자가 환경 문제에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구상한 과학자에게 주는 The Earthshot Prize를 수상하며 ‘미래는 플라스틱이 아니라 해조류라는 걸 보여준다’는 평을 받았죠. 어스샷 수상 이후 영국 각지의 음식점에서 플라스틱 없는 포장 용기 주문이 쇄도했고 스웨덴에서 주취한 마라톤에도 사용되며 20,000개가 넘는 일회용 플라스틱 컵을 대체했어요. 낫플라는 현재 물에 녹는 포장지를 사용해 쓰레기가 남지 않는 라면 패키지와 스킨케어 용품 등을 개발하고 있으며 2030년까지 10억 단위의 플라스틱을 생분해 제품으로 바꾸겠다는 목표로 끊임없이 도전하고 있습니다.
05 바다로 혁신을, 마린이노베이션
이름부터 바다로 혁신을 일으키겠다는 의지가 느껴지는, 마린이노베이션. 해조류를 활용한 식품과 100% 생분해할 수 있는 용기와 비닐봉지를 만들어요. 특히 세계 최초로 해조류로 만든 종이컵이 있죠. 방수를 위해 플라스틱으로 코팅된 일반 종이컵은 분해되는데 20년 이상 걸리지만, 해조류 종이컵은 60일 내 100% 생분해가 가능합니다. 물론 뜨거운 물까지도 방수가 잘되고요. 더 비싸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는데요. 버려지는 해조류 부산물로 제작해서 가격도 일반 종이컵과 비슷한 가격으로 접근성도 좋죠.
해조류에서 추출한 젤라틴 성분으로 만든 양갱과 해조류 부산물로 일회용품을 만들어 플라스틱 대체재를 생산하는 마린이노베이션 / 자료 출처 마린이노베이션 홈페이지
친환경 소재를 개발하게 된 계기는 마린이노베이션의 창업주, 차완영 대표의 가족사가 배경이 되었습니다. 백일 된 딸이 희귀병 진단을 받았고, 대형 병원에서도 발병의 원인을 알 수 없었어요. 그런데 당시 거주하던 아파트 지하에 1급 발암물질인 비소가 묻혀있다는 의혹이 제기되었고 이 영향을 받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누군가에 인한 오염 물질로 힘든 일을 겪은 차완영 대표는 다음 세대에게 깨끗한 지구를 물려주고 싶다는 결심으로 친환경 소재를 개발하는 회사를 설립하죠.
마린이노베이션의 해조류 활용은 종이컵뿐만 아니라 계란판, 과일 용기, 도시락 용기 그리고 명함까지 가능합니다. 명함은 해조류와 함께 유기농 과일, 곡물, 커피 등의 부산물을 활용해 백색부터 녹색, 체리색, 갈색 등 다양한 색상으로 커스텀이 가능한 명함도 만들 수 있죠. 플라스틱과 목재 대체재를 개발한 마린이노베이션의 다음 목표는 자동차부품과 건축 자재에 적용할 수 있는 해조류 소재를 개발하는 것인데요. 그렇게 된다면 정말 이름처럼 바다로 혁신을 일으킬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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