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브랜드는 영감에서 시작합니다. 하지만 나만의 브랜드를 만들기 위한 영감을 얻는 건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경쟁이 워낙 빠르고 치열해서 독창적이라고 생각한 아이디어도, 이미 다른 브랜드에서 더 잘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세상에서 오직 나만 보여줄 수 있는 브랜드 정체성을 만들기 위한 영감, 어디에서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요? 이 어려운 질문에 ‘재해석해보자!’라고 답한 브랜드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가방, 패션, 카페, 시계 등 우리에게 익숙한 분야를 조금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고 재해석했는데요. 오랜 고민과 시행착오 끝에 발견한 ‘이유 있는 재해석’은 경쟁과 유행에 흔들리지 않는 뿌리가 되었고, 지금까지도 그 정체성을 유지하는 힘이 되고 있습니다. 오늘도 영감을 고민하는 여러분을 위한 다섯 개의 브랜드를 소개합니다.
미스치프는 무엇을 하는 브랜드라고 정의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특이합니다. 미스치프의 첫 프로젝트는 바이러스에 걸린 삼성 노트북이었어요. '혼돈의 지속성 (The Persistence of Chaos)'이라는 제목으로 경매에 출품된 이 ‘작품’은 15억 원에 낙찰됐습니다. 최근 ‘아톰 신발’로 불리며 큰 화제를 모으고 있는 빅 레드 부츠 (Big Red Boots)도 미스치프의 제품입니다. 정식 발매를 한 것도 아닌데 벌써 150만 원 가까운 가격에 거래되고 있어요. 이외에도 블러 처리한 지폐 블록, 에르메스 버킨 백 4개를 분해해 버켄스탁 샌들과 합친 신발까지. 미스치프는 매번 화제의 중심이 됩니다.
미스치프의 프로젝트와 제품들은 하나같이 파격적이고, 논란의 중심이 됩니다. 왼쪽부터 차례대로 ‘혼돈의 지속성 (2019)’, ‘버킨스탁 (2021), ‘빅 레드 부츠 (2023)’ / [자료 출처: 위키피디아, MSCHF 공식 인스타그램, 보그 (VOGUE)]
미스치프는 모든 제품이나 프로젝트를 정해진 기간에 한정된 수량만 공개하는 ‘드롭 (drop)’방식으로 판매하고, 절대 다시 팔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스치프는 수익을 내고, 투자까지 받고 있어요. 2020년 기준 약 1,170만 달러 (약 170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어떻게 이런 비즈니스가 가능하냐는 질문에 대해, 미스치프의 창업자 가브리엘 웨일리는 말합니다.
“저희는 돈 버는 데에 크게 관심이 없습니다. 정말 중요한 건 이야깃거리를 만드는 거예요.”
_가브리엘 웨일리, The New York Times 인터뷰에서, 2020.1
가브리엘 웨일리와 팀원들의 모습. 놀이처럼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공개합니다. / [자료 출처 The New York Times]
미스치프의 프로젝트들은 사람들의 소망, 불만 등에 대한 재해석을 담았습니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삼성 노트북은 ‘디지털 바이러스는 사람들에게 실제로 피해를 줄 수 있다.’는 메시지를 물리적으로 표현해 독창적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성수와 십자가 등으로 장식한 ‘지저스 슈즈 (Jesus Shoes)’는 ‘무의미하게 남발되는 콜라보레이션 요지경’을 풍자했죠. 빅 레드 부츠는 만화에서 그대로 튀어나온 것 같은 디자인으로, 어릴 적 만화를 보며 느꼈던 꿈과 설렘을 생각하게 만듭니다.
미스치프는 사람들의 관심사를 들여다보고, 공유하게 만드는 재주로 대체 불가능한 브랜드로 자리 잡았습니다. '우리가 관찰하고 있는 걸 어떻게 재미있게 표현할지 고민한다. 그리고 그걸 가지고 놀면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지켜본다.'는 가브리엘의 말처럼, 미스치프는 사람들의 마음과 사회의 흐름을 재해석해 이야기로 만드는 것만으로도 브랜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독일어로 ‘좋은 사람들’이라는 뜻을 담은 구테로이테는 ‘편하게 마실 수 있는 에스프레소’를 제안하는 커피 바입니다. 강남구청을 시작으로 수유와 명동, 경복궁 등 지역에 브랜드 공간을 만들어 운영 중이에요. 10년이 넘는 커피 생두 거래 경력을 바탕으로, 부담 없는 커피 메뉴와 추출 방법을 개발해 꾸준하게 좋은 평가를 받으며 성장 중입니다.
구테로이테 강남구청 본점의 모습. 공간 가운데의 큼직한 바 (bar)가 인상적입니다. / [자료 출처 직접 촬영 (왼쪽), 구테로이테 공식 블로그 (오른쪽)]
치열한 에스프레소 바 경쟁 속에서, 구테로이테는 커피 바를 하나의 무대로 재해석해 남다름을 만들었습니다. 구테로이테의 메뉴를 순서대로 맛볼 수 있는 코스를 주문하면, 담당 직원이 시작부터 끝까지 주문한 고객을 책임집니다. 메뉴 이름부터 만든 과정, 표현하고 싶었던 특징, 향과 맛을 즐기는 방법까지 적극적으로 안내하며 고객의 에스프레소 경험을 이끌어갑니다. 강남구청 본점의 전체 50평 중 절반이 바 공간인 이유도, 구테로이테의 고객과 구성원이 주인공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매장의 인테리어도 같은 관점으로 바라보았습니다. 벽과 천장은 서울 도심을 닮은 콘크리트와 철근 등의 소재로 꾸몄고, 테이블과 의자도 최대한 간결한 디자인을 채택했습니다. 여기에 따뜻한 햇빛을 닮은 조명을 이용해, 차갑게만 느껴질 수 있는 공간에 편안함을 부여합니다. 고객의 감각이 분산될 수 있는 요소를 최소화해 커피의 맛과 향을 즐기는 순간에 집중할 수 있게 준비했습니다. 직원들도 여유롭게 준비된 바 공간을 무대 삼아 브랜드가 전달하려는 경험을 온전히 전달할 수 있습니다.
한국의 커피 시장은 정말 살아남기 어려운 시장입니다. 2022년 기준 한국의 카페 수는 9만 1,000곳에 달합니다. 최근에는 버치 커피 (Birch Coffee), 카멜 커피 (Camel Coffee) 등 세계 각지의 스페셜티 브랜드들까지 한국을 찾고 있어요. 구테로이테는 이렇게 혹독한 커피 시장에서 ‘카페를 찾은 사람이 주인공이 된다.’는 재해석을 기준 삼아, 흔들리지 않는 정체성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꼬떼씨엘은 2008년 프랑스 파리에서 문을 연 가방 및 액세서리 브랜드입니다. 애플과 협업해 최초의 맥북용 액세서리 라인을 만든 스테판 벰바허 (Stephen Wembacher)가 디자이너 다미르 도마 (Damir Doma)와 함께 시작했어요. 스테판과 다미르는 ‘해양(cote)과 하늘(ciel)’을 뜻하지만, ‘지평선 너머’라는 의미도 있는 브랜드의 이름에 ‘더 다양하고 빠르게 변화할 다음 세상에 필요한 디자인을 제시한다.’는 메시지를 담았습니다.
꼬떼씨엘의 2023 S/S 컬렉션. 다른 브랜드에서 찾기 힘든 독특한 소재와 모양, 패턴이 특징입니다. / [자료 출처 HIGHSNOBIETY]
꼬떼씨엘의 가방은 독특한 모양과 실용성으로 유명합니다. 현대 건축물에서 영감을 얻은 대표 제품 이사르 (Isar)는 다양한 형태의 수납공간을 준비해 실용적이면서도, 넣는 물건에 따라 매번 다른 모습을 보여줍니다. 또 다른 베스트셀러 나일 (Nile)은 실제 나일강에서 볼 수 있는 현무암의 색상과 모양을 반영했습니다. 이외에도 가방을 메는 사람의 몸에 형태가 맞춰지는 타이코 (Tycho), 누에고치를 본떠 디자인한 팀사 (Timsah)까지. 꼬떼씨엘의 가방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개척자들의 정체성을 표현해 줍니다.
꼬떼씨엘의 가방은 매는 방법에 따라, 담는 물건에 따라 유연하게 변화합니다. / [자료 출처 TheNewWonderMag]
꼬떼시엘이 자신들의 제품을 '들고 다니는 게 아닌 입고 다니기 위한 가방 (bags to wear, not to carry)'이라고 소개하는 것도, 가방을 ‘정체성을 보여주는 수단’이라고 재해석했기 때문입니다. 수석 디자이너 에밀리 아르노 (Emilie Arnault)는 '우리는 어떤 물질이 가장 자연스러울 때 보여주는 유기적인 형태를 디자인에 반영해, 트렌드에 흔들리지 않을 수 있었다.'라고 말합니다.
"저희 브랜드 고객들은 충성도가 매우 높아요. 처음 저희 가방을 구입한 후 5~6년 후에 다시 찾아오죠.
그때까지 쓰던 가방을 가져와서 ‘이것과 똑같은 제품으로 다시 사고 싶다.’고 말하곤 합니다."
_에밀리 아르노, 꼬떼씨엘 수석 디자이너, eye_C 인터뷰에서, 2021.11
매는 방법과 보관하는 물건에 따라 유연하게 변하는 꼬떼씨엘은 유행을 따라가고 싶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만들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정확히 짚었습니다. 가방을 ‘정체성의 도화지’로 바라본 꼬떼씨엘의 재해석은 범람하는 트렌드와 변화에도 휩쓸리지 않고, 열성 팬들을 만드는 원동력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볼레백은 아주 먼 미래에나 유행할 것 같은 옷을 만드는 패션 브랜드입니다. 빛을 흡수해 자체 발광하는 외투, 100년 동안 입어도 멀쩡한 후드티, 11km 길이의 구리를 섬유와 배합해 제작한 바이러스 차단 점퍼까지. ‘패션계의 테슬라’로 불릴 정도로 최신 기술들을 개발해 제품을 만드는 볼레백은 얼핏 보면 특이한 제품으로 유명해진 브랜드로 보일 수 있습니다.
볼레백의 라인업은 각자의 파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왼쪽부터 태양광 충전 라인, 100년 라인, 풀 메탈 자켓 라인. / [자료 출처 볼레백 공식 홈페이지]
그러나 볼레백의 기행에는 명확한 이유가 있습니다. 볼레백의 창업자인 티드볼 (Tidball) 형제는 '우리의 생각보다 훨씬 빨리 다가올 미래 환경을 위한 디자인을 제시하고, 인류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한다.'며 패션의 역할을 재해석했습니다. 때문에 볼레백의 제품들은 단순히 첨단 기술들을 모으기만 한 결과물이 아닙니다. 언젠가 현실이 될 미래의 삶의 방식을 준비하기 위한 가이드입니다.
티드볼 형제는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기며 볼레백 브랜드의 아이디어를 떠올렸습니다. 극한의 환경에서 펼쳐지는 울트라마라톤에 꾸준히 참여한 형제는 마라톤을 완주하기까지 버티지 못하는 옷들 때문에 위험한 순간을 여러 번 겪었습니다. 이때 생긴 불편함은 ‘왜 극한의 환경에서 사람들을 지켜줄 옷은 없는 걸까?’라는 질문이 되었고, 패션을 새롭게 바라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처럼 확실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볼레백은 ‘이유 있는 특이함’을 보여줍니다. 첫 제품 릴랙세이션 후디 (Relaxation Hoodie)는 ‘도시야말로 극한의 환경이다.’라는 생각에서 출발해, 언제 어디에서나 휴식할 수 있는 구조로 만들어졌습니다. 손을 넣으면 몸을 감싸는 자세가 만들어지는 주머니, 외부 자극을 완전히 막아주는 후드 디테일에 볼레백의 방향성이 담겨 있습니다. 2019년 발표한 화성 컬렉션 (Mars Collection)은 우주 시대의 일상복을 상상한 결과물입니다. 우주 환경에서 겪을 생리현상에 대비한 구토용 봉투, 무중력 환경에 맞춘 수납공간 등 진지하게 미래를 상상한 디테일로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도시와 우주로부터 몸과 마음을 지켜주는 볼레백의 제품들은 이유 있는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 [자료 출처 볼레백 공식 홈페이지]
볼레백은 별도의 마케팅이나 광고를 하지 않습니다. 공식 홈페이지에서만 신제품을 공개하고, 정해진 수량만 판매합니다. 그럼에도 공개할 때마다 품절되고, 크리스포터 놀란 감독이나 트위터의 이전 CEO 잭 도시 (Jack Dorsey) 같은 사람들도 볼레백의 고객이죠. '우리는 다음 시즌이 아닌, 다음 100년을 위한 옷을 만든다.'는 홈페이지의 소개 문구처럼, 볼레백의 패션에 대한 파격적인 재해석은 쉽게 따라 할 수 없는 ‘볼레백다움’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고급 손목시계 브랜드 우르베르크는 보수적이기로 유명한 스위스 명품 시계 세계의 이단아입니다. 어떻게 시간을 읽어야 할지 감도 안 오는 시간 표시 방법, 미래의 우주선이나 로봇이 연상되는 디자인, 그리고 이렇게 파격적인 디자인을 25년 동안 꾸준히 시도한 고집으로 유명합니다. ‘시간에 대한 시각을 바꿔, 명품 시계의 세계에 활력을 불어넣자’는 두 청년의 도전은 복잡한 기계장치와 화려한 장식으로 승부하는 기존 경쟁 구도를 완전히 뒤집었습니다.
인공위성, 우주선, 자동차 엔진 등에서 영감을 얻은 우르베르크의 디자인은 업계에서도 큰 논란과 화제가 되었습니다. / [자료 출처 HYPEBEAST (왼쪽), Watches by SJX (오른쪽)]
회화와 조각, 사진, 시계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미학을 공부한 예술가 마틴 프라이 (Martin Frei)와 시계 장인 아버지 밑에서 자란 시계 전문가 펠릭스 바움가트너 (Felix Baumgartner)는 1990년대 초반 파티에서 우연히 만난 후, ‘시간은 보여주는 방식’에 대한 질문을 주고받으며 열정을 공유했습니다. 그들이 바라본 당시 명품 시계 업계는 컴플리케이션(complication)을 더 많이 넣는 데 혈안이 되어 있었습니다. '이게 정말 다인가?'라는 마틴과 펠릭스의 질문은 '우리가 직접 새로운 걸 만들어보자.'는 도전으로 이어졌습니다.
* 컴플리케이션 : 스톱워치를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크로노그래프, 달력을 보여주는 퍼페추얼 캘린더 등 기계식 시계에 들어가는 복잡한 기능들
1997년 10월 발표한 우르베르크의 첫 제품, UR-101과 UR-102는 하늘을 떠다니는 인공위성에서 영감을 얻었습니다. 시계를 움직이는 메커니즘은 17세기에 교황을 위해 만들어진 야간시계 (night clock)의 구조를 응용했습니다. 당시 세계 최대의 시계 박람회였던 바젤월드 (Baselworld)에서 공개와 동시에 화제와 논란의 중심이 되었는데요. 마틴은 '우리가 첫 번째 시계를 런칭했을 때, 사람들은 우리가 미친 줄 알았다.'며 당시를 회고했습니다.
17세기 시계 (왼쪽)의 기계적 구조에 우주를 여행하는 인공위성의 이미지를 결합한 첫 제품, UR-101과 UR-102 (오른쪽) / [자료 출처 RevolutionWatch (왼쪽), Monochrome Watches (오른쪽)]
돈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 걱정스러웠던 시절도 있었지만, 우르베르크는 2005년 명품 주얼리 브랜드 해리 윈스턴 (Harry Winston)과 협업하며 도전의 가치를 인정받기 시작했습니다. 우르베르크만의 메커니즘 기술과 해리 윈스턴의 디자인과 합쳐진 시계들은 보수적인 스위스 업계의 눈길을 끌었고, 우르베르크는 이때를 놓치지 않고 1천 년간 정확한 시간과 날짜를 표시하는 회중시계, 클래식 자동차 계기판을 본뜬 손목시계 등을 발표하며 입지를 다졌습니다.
우르베르크는 시간을 보는 방식에 대해 질문하고, 독창적인 답변을 내놓으며 발전하고 있습니다./ [자료 출처 Goldsmith & Complications (왼쪽), Watches by SJX (오른쪽)]
이제 우르베르크는 수집가들이 가장 가지고 싶어 하는 독립 시계 브랜드로 자리 잡았습니다. 기계적 복잡도와 보석 세공에서 벗어나, 시계를 보는 이유와 방식을 재해석한다는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기 때문입니다. 같은 경쟁의 틀을 거부하고, 시계의 가치를 질문한 우르베르크의 재해석은 기존 시계 브랜드들과 평론가들까지 인정하는 새로운 기준이 되었습니다.
“펠릭스와 마틴이 오랜 역경을 견뎌낸 것에 대해 진심으로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그 보수적인 스위스 시계 산업을 조금이나마 덜 보수적으로 보이게 만드는 놀라운 일을 해냈기 때문이다.”
_Watchfinder & Co., Brand Focus: Urwerk
이번 마이비레터 주인공들의 공통점은 스스로에게 질문하며, 그 답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는 것입니다. 자신들이 만드는 제품이 세상에 전할 메시지와 가치를 고민한 과정은 대체될 수 없는 정체성이 되었습니다. 결국 브랜드의 핵심은, ‘나만의 관점과 재해석’이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영감을 고민하는 분들이라면 나는 나의 브랜드로 무엇을 하길 원하는지, 내가 속한 분야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생각해보는 것에서 출발하면 어떨까요? 5개 브랜드들은 그 여정에 좋은 레퍼런스가 되어줄 것입니다.
💡오늘의 레터가 요약되어 있는 my note💡
아래 my note는 클릭해 큰 이미지로 확인하고 마음껏 저장하세요!
함께 읽으면 좋을 지난 마이비레터
👉🏻작고 고되지만 취향을 담았습니다 | 142호
👉🏻브랜드와 영감을 나눈 뮤즈 | 129호
👉🏻세계를 물들이는 패션의 K-wave | 114호
이번 호는 본 링크의 자료를 참고하여 작성하였습니다.
마이비레터 객원에디터 | 최진수
브랜드와 영화, 음악, 책, 공간까지.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꾸준하게 탐구하는 최진수입니다. 1일 1인사이트 뉴스레터 롱블랙, 진정성 있는 패션 웹진 온큐레이션, 그리고 브랜드에 진심인 비마이비까지. 브랜드와 마케팅에 대한 다채로운 시도들을 직접 경험하고, 탐구하고, 공유하는 활동을 꾸준하게 해 오고 있습니다. 항상 세상에 대한 궁금증을 가지고 새로운 시도를 환영합니다.
‘한국 스트리트 패션’ 시장을 개척한 브랜드, 브라운브레스 (Brownbreath)가 저를 가장 잘 나타낸다고 생각합니다. 동시에, 제가 가장 닮아가고 싶은 브랜드입니다. 2006년부터 ‘메시지를 전파한다 (Spread the Message)’를 모토로 힙합 앨범, 전시회 등 새로운 시도를 지속해 왔습니다. 꾸준하게 새로운 시도를 하는 모습에서 제가 떠올랐고, 그래서 더 애착이 가는 브랜드입니다.
editor |
my B letter의 본문과 큐레이션을 포함, 비마이비의 모든 콘텐츠의 저작권은 비마이비에게 있습니다.
<비마이비의 모든 콘텐츠 자산의 무단 사용 및 사전에 합의되지 않은 콘텐츠의 활용을 금지합니다>
모든 브랜드는 영감에서 시작합니다. 하지만 나만의 브랜드를 만들기 위한 영감을 얻는 건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경쟁이 워낙 빠르고 치열해서 독창적이라고 생각한 아이디어도, 이미 다른 브랜드에서 더 잘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세상에서 오직 나만 보여줄 수 있는 브랜드 정체성을 만들기 위한 영감, 어디에서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요? 이 어려운 질문에 ‘재해석해보자!’라고 답한 브랜드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가방, 패션, 카페, 시계 등 우리에게 익숙한 분야를 조금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고 재해석했는데요. 오랜 고민과 시행착오 끝에 발견한 ‘이유 있는 재해석’은 경쟁과 유행에 흔들리지 않는 뿌리가 되었고, 지금까지도 그 정체성을 유지하는 힘이 되고 있습니다. 오늘도 영감을 고민하는 여러분을 위한 다섯 개의 브랜드를 소개합니다.
미스치프는 무엇을 하는 브랜드라고 정의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특이합니다. 미스치프의 첫 프로젝트는 바이러스에 걸린 삼성 노트북이었어요. '혼돈의 지속성 (The Persistence of Chaos)'이라는 제목으로 경매에 출품된 이 ‘작품’은 15억 원에 낙찰됐습니다. 최근 ‘아톰 신발’로 불리며 큰 화제를 모으고 있는 빅 레드 부츠 (Big Red Boots)도 미스치프의 제품입니다. 정식 발매를 한 것도 아닌데 벌써 150만 원 가까운 가격에 거래되고 있어요. 이외에도 블러 처리한 지폐 블록, 에르메스 버킨 백 4개를 분해해 버켄스탁 샌들과 합친 신발까지. 미스치프는 매번 화제의 중심이 됩니다.
미스치프의 프로젝트와 제품들은 하나같이 파격적이고, 논란의 중심이 됩니다. 왼쪽부터 차례대로 ‘혼돈의 지속성 (2019)’, ‘버킨스탁 (2021), ‘빅 레드 부츠 (2023)’ / [자료 출처: 위키피디아, MSCHF 공식 인스타그램, 보그 (VOGUE)]
미스치프는 모든 제품이나 프로젝트를 정해진 기간에 한정된 수량만 공개하는 ‘드롭 (drop)’방식으로 판매하고, 절대 다시 팔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스치프는 수익을 내고, 투자까지 받고 있어요. 2020년 기준 약 1,170만 달러 (약 170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어떻게 이런 비즈니스가 가능하냐는 질문에 대해, 미스치프의 창업자 가브리엘 웨일리는 말합니다.
“저희는 돈 버는 데에 크게 관심이 없습니다. 정말 중요한 건 이야깃거리를 만드는 거예요.”
_가브리엘 웨일리, The New York Times 인터뷰에서, 2020.1
가브리엘 웨일리와 팀원들의 모습. 놀이처럼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공개합니다. / [자료 출처 The New York Times]
미스치프의 프로젝트들은 사람들의 소망, 불만 등에 대한 재해석을 담았습니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삼성 노트북은 ‘디지털 바이러스는 사람들에게 실제로 피해를 줄 수 있다.’는 메시지를 물리적으로 표현해 독창적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성수와 십자가 등으로 장식한 ‘지저스 슈즈 (Jesus Shoes)’는 ‘무의미하게 남발되는 콜라보레이션 요지경’을 풍자했죠. 빅 레드 부츠는 만화에서 그대로 튀어나온 것 같은 디자인으로, 어릴 적 만화를 보며 느꼈던 꿈과 설렘을 생각하게 만듭니다.
미스치프는 사람들의 관심사를 들여다보고, 공유하게 만드는 재주로 대체 불가능한 브랜드로 자리 잡았습니다. '우리가 관찰하고 있는 걸 어떻게 재미있게 표현할지 고민한다. 그리고 그걸 가지고 놀면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지켜본다.'는 가브리엘의 말처럼, 미스치프는 사람들의 마음과 사회의 흐름을 재해석해 이야기로 만드는 것만으로도 브랜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독일어로 ‘좋은 사람들’이라는 뜻을 담은 구테로이테는 ‘편하게 마실 수 있는 에스프레소’를 제안하는 커피 바입니다. 강남구청을 시작으로 수유와 명동, 경복궁 등 지역에 브랜드 공간을 만들어 운영 중이에요. 10년이 넘는 커피 생두 거래 경력을 바탕으로, 부담 없는 커피 메뉴와 추출 방법을 개발해 꾸준하게 좋은 평가를 받으며 성장 중입니다.
구테로이테 강남구청 본점의 모습. 공간 가운데의 큼직한 바 (bar)가 인상적입니다. / [자료 출처 직접 촬영 (왼쪽), 구테로이테 공식 블로그 (오른쪽)]
치열한 에스프레소 바 경쟁 속에서, 구테로이테는 커피 바를 하나의 무대로 재해석해 남다름을 만들었습니다. 구테로이테의 메뉴를 순서대로 맛볼 수 있는 코스를 주문하면, 담당 직원이 시작부터 끝까지 주문한 고객을 책임집니다. 메뉴 이름부터 만든 과정, 표현하고 싶었던 특징, 향과 맛을 즐기는 방법까지 적극적으로 안내하며 고객의 에스프레소 경험을 이끌어갑니다. 강남구청 본점의 전체 50평 중 절반이 바 공간인 이유도, 구테로이테의 고객과 구성원이 주인공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매장의 인테리어도 같은 관점으로 바라보았습니다. 벽과 천장은 서울 도심을 닮은 콘크리트와 철근 등의 소재로 꾸몄고, 테이블과 의자도 최대한 간결한 디자인을 채택했습니다. 여기에 따뜻한 햇빛을 닮은 조명을 이용해, 차갑게만 느껴질 수 있는 공간에 편안함을 부여합니다. 고객의 감각이 분산될 수 있는 요소를 최소화해 커피의 맛과 향을 즐기는 순간에 집중할 수 있게 준비했습니다. 직원들도 여유롭게 준비된 바 공간을 무대 삼아 브랜드가 전달하려는 경험을 온전히 전달할 수 있습니다.
한국의 커피 시장은 정말 살아남기 어려운 시장입니다. 2022년 기준 한국의 카페 수는 9만 1,000곳에 달합니다. 최근에는 버치 커피 (Birch Coffee), 카멜 커피 (Camel Coffee) 등 세계 각지의 스페셜티 브랜드들까지 한국을 찾고 있어요. 구테로이테는 이렇게 혹독한 커피 시장에서 ‘카페를 찾은 사람이 주인공이 된다.’는 재해석을 기준 삼아, 흔들리지 않는 정체성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꼬떼씨엘은 2008년 프랑스 파리에서 문을 연 가방 및 액세서리 브랜드입니다. 애플과 협업해 최초의 맥북용 액세서리 라인을 만든 스테판 벰바허 (Stephen Wembacher)가 디자이너 다미르 도마 (Damir Doma)와 함께 시작했어요. 스테판과 다미르는 ‘해양(cote)과 하늘(ciel)’을 뜻하지만, ‘지평선 너머’라는 의미도 있는 브랜드의 이름에 ‘더 다양하고 빠르게 변화할 다음 세상에 필요한 디자인을 제시한다.’는 메시지를 담았습니다.
꼬떼씨엘의 2023 S/S 컬렉션. 다른 브랜드에서 찾기 힘든 독특한 소재와 모양, 패턴이 특징입니다. / [자료 출처 HIGHSNOBIETY]
꼬떼씨엘의 가방은 독특한 모양과 실용성으로 유명합니다. 현대 건축물에서 영감을 얻은 대표 제품 이사르 (Isar)는 다양한 형태의 수납공간을 준비해 실용적이면서도, 넣는 물건에 따라 매번 다른 모습을 보여줍니다. 또 다른 베스트셀러 나일 (Nile)은 실제 나일강에서 볼 수 있는 현무암의 색상과 모양을 반영했습니다. 이외에도 가방을 메는 사람의 몸에 형태가 맞춰지는 타이코 (Tycho), 누에고치를 본떠 디자인한 팀사 (Timsah)까지. 꼬떼씨엘의 가방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개척자들의 정체성을 표현해 줍니다.
꼬떼씨엘의 가방은 매는 방법에 따라, 담는 물건에 따라 유연하게 변화합니다. / [자료 출처 TheNewWonderMag]
꼬떼시엘이 자신들의 제품을 '들고 다니는 게 아닌 입고 다니기 위한 가방 (bags to wear, not to carry)'이라고 소개하는 것도, 가방을 ‘정체성을 보여주는 수단’이라고 재해석했기 때문입니다. 수석 디자이너 에밀리 아르노 (Emilie Arnault)는 '우리는 어떤 물질이 가장 자연스러울 때 보여주는 유기적인 형태를 디자인에 반영해, 트렌드에 흔들리지 않을 수 있었다.'라고 말합니다.
"저희 브랜드 고객들은 충성도가 매우 높아요. 처음 저희 가방을 구입한 후 5~6년 후에 다시 찾아오죠.
그때까지 쓰던 가방을 가져와서 ‘이것과 똑같은 제품으로 다시 사고 싶다.’고 말하곤 합니다."
_에밀리 아르노, 꼬떼씨엘 수석 디자이너, eye_C 인터뷰에서, 2021.11
매는 방법과 보관하는 물건에 따라 유연하게 변하는 꼬떼씨엘은 유행을 따라가고 싶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만들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정확히 짚었습니다. 가방을 ‘정체성의 도화지’로 바라본 꼬떼씨엘의 재해석은 범람하는 트렌드와 변화에도 휩쓸리지 않고, 열성 팬들을 만드는 원동력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볼레백은 아주 먼 미래에나 유행할 것 같은 옷을 만드는 패션 브랜드입니다. 빛을 흡수해 자체 발광하는 외투, 100년 동안 입어도 멀쩡한 후드티, 11km 길이의 구리를 섬유와 배합해 제작한 바이러스 차단 점퍼까지. ‘패션계의 테슬라’로 불릴 정도로 최신 기술들을 개발해 제품을 만드는 볼레백은 얼핏 보면 특이한 제품으로 유명해진 브랜드로 보일 수 있습니다.
볼레백의 라인업은 각자의 파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왼쪽부터 태양광 충전 라인, 100년 라인, 풀 메탈 자켓 라인. / [자료 출처 볼레백 공식 홈페이지]
그러나 볼레백의 기행에는 명확한 이유가 있습니다. 볼레백의 창업자인 티드볼 (Tidball) 형제는 '우리의 생각보다 훨씬 빨리 다가올 미래 환경을 위한 디자인을 제시하고, 인류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한다.'며 패션의 역할을 재해석했습니다. 때문에 볼레백의 제품들은 단순히 첨단 기술들을 모으기만 한 결과물이 아닙니다. 언젠가 현실이 될 미래의 삶의 방식을 준비하기 위한 가이드입니다.
티드볼 형제는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기며 볼레백 브랜드의 아이디어를 떠올렸습니다. 극한의 환경에서 펼쳐지는 울트라마라톤에 꾸준히 참여한 형제는 마라톤을 완주하기까지 버티지 못하는 옷들 때문에 위험한 순간을 여러 번 겪었습니다. 이때 생긴 불편함은 ‘왜 극한의 환경에서 사람들을 지켜줄 옷은 없는 걸까?’라는 질문이 되었고, 패션을 새롭게 바라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처럼 확실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볼레백은 ‘이유 있는 특이함’을 보여줍니다. 첫 제품 릴랙세이션 후디 (Relaxation Hoodie)는 ‘도시야말로 극한의 환경이다.’라는 생각에서 출발해, 언제 어디에서나 휴식할 수 있는 구조로 만들어졌습니다. 손을 넣으면 몸을 감싸는 자세가 만들어지는 주머니, 외부 자극을 완전히 막아주는 후드 디테일에 볼레백의 방향성이 담겨 있습니다. 2019년 발표한 화성 컬렉션 (Mars Collection)은 우주 시대의 일상복을 상상한 결과물입니다. 우주 환경에서 겪을 생리현상에 대비한 구토용 봉투, 무중력 환경에 맞춘 수납공간 등 진지하게 미래를 상상한 디테일로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도시와 우주로부터 몸과 마음을 지켜주는 볼레백의 제품들은 이유 있는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 [자료 출처 볼레백 공식 홈페이지]
볼레백은 별도의 마케팅이나 광고를 하지 않습니다. 공식 홈페이지에서만 신제품을 공개하고, 정해진 수량만 판매합니다. 그럼에도 공개할 때마다 품절되고, 크리스포터 놀란 감독이나 트위터의 이전 CEO 잭 도시 (Jack Dorsey) 같은 사람들도 볼레백의 고객이죠. '우리는 다음 시즌이 아닌, 다음 100년을 위한 옷을 만든다.'는 홈페이지의 소개 문구처럼, 볼레백의 패션에 대한 파격적인 재해석은 쉽게 따라 할 수 없는 ‘볼레백다움’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고급 손목시계 브랜드 우르베르크는 보수적이기로 유명한 스위스 명품 시계 세계의 이단아입니다. 어떻게 시간을 읽어야 할지 감도 안 오는 시간 표시 방법, 미래의 우주선이나 로봇이 연상되는 디자인, 그리고 이렇게 파격적인 디자인을 25년 동안 꾸준히 시도한 고집으로 유명합니다. ‘시간에 대한 시각을 바꿔, 명품 시계의 세계에 활력을 불어넣자’는 두 청년의 도전은 복잡한 기계장치와 화려한 장식으로 승부하는 기존 경쟁 구도를 완전히 뒤집었습니다.
인공위성, 우주선, 자동차 엔진 등에서 영감을 얻은 우르베르크의 디자인은 업계에서도 큰 논란과 화제가 되었습니다. / [자료 출처 HYPEBEAST (왼쪽), Watches by SJX (오른쪽)]
회화와 조각, 사진, 시계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미학을 공부한 예술가 마틴 프라이 (Martin Frei)와 시계 장인 아버지 밑에서 자란 시계 전문가 펠릭스 바움가트너 (Felix Baumgartner)는 1990년대 초반 파티에서 우연히 만난 후, ‘시간은 보여주는 방식’에 대한 질문을 주고받으며 열정을 공유했습니다. 그들이 바라본 당시 명품 시계 업계는 컴플리케이션(complication)을 더 많이 넣는 데 혈안이 되어 있었습니다. '이게 정말 다인가?'라는 마틴과 펠릭스의 질문은 '우리가 직접 새로운 걸 만들어보자.'는 도전으로 이어졌습니다.
* 컴플리케이션 : 스톱워치를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크로노그래프, 달력을 보여주는 퍼페추얼 캘린더 등 기계식 시계에 들어가는 복잡한 기능들
1997년 10월 발표한 우르베르크의 첫 제품, UR-101과 UR-102는 하늘을 떠다니는 인공위성에서 영감을 얻었습니다. 시계를 움직이는 메커니즘은 17세기에 교황을 위해 만들어진 야간시계 (night clock)의 구조를 응용했습니다. 당시 세계 최대의 시계 박람회였던 바젤월드 (Baselworld)에서 공개와 동시에 화제와 논란의 중심이 되었는데요. 마틴은 '우리가 첫 번째 시계를 런칭했을 때, 사람들은 우리가 미친 줄 알았다.'며 당시를 회고했습니다.
17세기 시계 (왼쪽)의 기계적 구조에 우주를 여행하는 인공위성의 이미지를 결합한 첫 제품, UR-101과 UR-102 (오른쪽) / [자료 출처 RevolutionWatch (왼쪽), Monochrome Watches (오른쪽)]
돈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 걱정스러웠던 시절도 있었지만, 우르베르크는 2005년 명품 주얼리 브랜드 해리 윈스턴 (Harry Winston)과 협업하며 도전의 가치를 인정받기 시작했습니다. 우르베르크만의 메커니즘 기술과 해리 윈스턴의 디자인과 합쳐진 시계들은 보수적인 스위스 업계의 눈길을 끌었고, 우르베르크는 이때를 놓치지 않고 1천 년간 정확한 시간과 날짜를 표시하는 회중시계, 클래식 자동차 계기판을 본뜬 손목시계 등을 발표하며 입지를 다졌습니다.
우르베르크는 시간을 보는 방식에 대해 질문하고, 독창적인 답변을 내놓으며 발전하고 있습니다./ [자료 출처 Goldsmith & Complications (왼쪽), Watches by SJX (오른쪽)]
이제 우르베르크는 수집가들이 가장 가지고 싶어 하는 독립 시계 브랜드로 자리 잡았습니다. 기계적 복잡도와 보석 세공에서 벗어나, 시계를 보는 이유와 방식을 재해석한다는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기 때문입니다. 같은 경쟁의 틀을 거부하고, 시계의 가치를 질문한 우르베르크의 재해석은 기존 시계 브랜드들과 평론가들까지 인정하는 새로운 기준이 되었습니다.
“펠릭스와 마틴이 오랜 역경을 견뎌낸 것에 대해 진심으로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그 보수적인 스위스 시계 산업을 조금이나마 덜 보수적으로 보이게 만드는 놀라운 일을 해냈기 때문이다.”
_Watchfinder & Co., Brand Focus: Urwerk
이번 마이비레터 주인공들의 공통점은 스스로에게 질문하며, 그 답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는 것입니다. 자신들이 만드는 제품이 세상에 전할 메시지와 가치를 고민한 과정은 대체될 수 없는 정체성이 되었습니다. 결국 브랜드의 핵심은, ‘나만의 관점과 재해석’이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영감을 고민하는 분들이라면 나는 나의 브랜드로 무엇을 하길 원하는지, 내가 속한 분야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생각해보는 것에서 출발하면 어떨까요? 5개 브랜드들은 그 여정에 좋은 레퍼런스가 되어줄 것입니다.
💡오늘의 레터가 요약되어 있는 my note💡
아래 my note는 클릭해 큰 이미지로 확인하고 마음껏 저장하세요!
함께 읽으면 좋을 지난 마이비레터
👉🏻작고 고되지만 취향을 담았습니다 | 142호
👉🏻브랜드와 영감을 나눈 뮤즈 | 129호
👉🏻세계를 물들이는 패션의 K-wave | 114호
이번 호는 본 링크의 자료를 참고하여 작성하였습니다.
마이비레터 객원에디터 | 최진수
브랜드와 영화, 음악, 책, 공간까지.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꾸준하게 탐구하는 최진수입니다. 1일 1인사이트 뉴스레터 롱블랙, 진정성 있는 패션 웹진 온큐레이션, 그리고 브랜드에 진심인 비마이비까지. 브랜드와 마케팅에 대한 다채로운 시도들을 직접 경험하고, 탐구하고, 공유하는 활동을 꾸준하게 해 오고 있습니다. 항상 세상에 대한 궁금증을 가지고 새로운 시도를 환영합니다.
‘한국 스트리트 패션’ 시장을 개척한 브랜드, 브라운브레스 (Brownbreath)가 저를 가장 잘 나타낸다고 생각합니다. 동시에, 제가 가장 닮아가고 싶은 브랜드입니다. 2006년부터 ‘메시지를 전파한다 (Spread the Message)’를 모토로 힙합 앨범, 전시회 등 새로운 시도를 지속해 왔습니다. 꾸준하게 새로운 시도를 하는 모습에서 제가 떠올랐고, 그래서 더 애착이 가는 브랜드입니다.
editor |
my B letter의 본문과 큐레이션을 포함, 비마이비의 모든 콘텐츠의 저작권은 비마이비에게 있습니다.
<비마이비의 모든 콘텐츠 자산의 무단 사용 및 사전에 합의되지 않은 콘텐츠의 활용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