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and Curation]#277 미션 : 맥주 브랜드에서 알코올을 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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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년간 1,000여 개의 브랜드의 스토리를 발굴해 온 국내 최대 브랜드 커뮤니티, 비마이비. 비마이비는 하나의 브랜드를 깊이 다루거나, 하나의 주제를 넓게 다루며 브랜드를 큐레이션하고, 사람을 만나고, 매월 이달의브랜드를 선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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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의 마이비레터에서는, 변화하는 주류 시장 트렌드와 그에 맞추어 움직이는 맥주 브랜드의 사례를 다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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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왜 술을 마시나요? 취하기 위해서일 수도 있지만, 이유가 그것만은 아닐 겁니다. 친구들과 오랜만에 만나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맛있는 음식과 함께 즐기기 위해, 공연이나 페스티벌에서 분위기를 더하기 위해 술을 찾기도 하죠. 우리가 술을 마시는 데에는 취하는 것 외에도 다양한 이유가 있습니다.

술을 대하는 기준이 달라졌다

술을 마시는 다양한 이유만큼, 즐기는 방식도 세분화되고 있습니다. 건강과 취향에 따라 도수와 칼로리를 따져 제품을 고르고, 왁자지껄한 술자리보다 집에서 가볍게 한 잔을 즐기는 사람도 늘고 있죠. 술을 반드시 마셔야 한다는 인식도 옅어지고 있습니다. 이제 ‘저는 술 안 마셔요’라는 말에 굳이 이유를 댈 필요가 없을 만큼 자연스러운 선택이 되었죠. 

이런 변화의 배경에는 즐겁고 지속 가능한 건강관리를 추구하는 ‘헬시 플레저(Healthy Pleasure)’와 자신의 건강을 위해 불필요한 음주를 줄이는 ‘소버 큐리어스(Sober Curious)’ 트렌드의 확산이 있는데요. 술자리보다 운동과 자기계발처럼 자신을 위한 시간을 더 가치있게 여기고, 술 역시 필요에 따라 선택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한 것이죠. 그냥 술을 덜 마시게 된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술을 대하는 태도와 선택의 기준 자체가 달라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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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수와 맛의 선택지가 다양해진 주류 제품 / 자료 출처 롯데칠성음료


달라진 기준에 답하는 브랜드들

주류 브랜드들도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제품과 마케팅을 바꾸어 나가고 있습니다.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자를 겨냥해 당과 칼로리를 낮춘 제품을 출시하는가 하면,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도 부담 없이 선택할 수 있는 논알코올·무알코올 제품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죠. 광고와 캠페인에서도 맛과 품질뿐 아니라 술을 즐기는 경험과 가치를 강조하고 있죠.

이번에는 그중에서도 맥주에 주목해보려 합니다. 맥주는 여러 사람이 모인 술자리부터 퇴근 후 집에서 보내는 혼자만의 시간, 페스티벌 같은 야외 행사까지 일상 속 다양한 순간에 비교적 부담 없이 즐겨온 주종이죠. 하지만 음주에 대한 인식과 소비자의 선택 기준이 달라진 지금, 맥주 브랜드 역시 이전과 같은 방식만으로 소비자를 만나기는 어려워졌습니다.

주류 브랜드의 근간부터 변화하고 있는 시대. 맥주 브랜드는 어떻게 자신만의 정체성을 지키면서 변화에 대응하고 있을까요? 알코올은 빼고, 경험은 더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가는 맥주 브랜드들의 전략을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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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테라: 러닝부터 출근 전까지, 일상 속으로 파고들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무알콜을 마실거면 왜 맥주를 마셔?’라는 말이 흔히 들려왔던 것 같은데요. 그 말이 무색하게 논알코올·무알코올 제품의 인기가 커지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하이트진로가 올해 6월 말 선보인 ‘테라 제로’는 출시 한 달 만에 150만 병 판매를 돌파했다고 합니다.


하이트진로의 대표 맥주 브랜드 ‘테라’는 이전부터 저도수 제품군을 확대해 왔는데요. 지난 2024년 칼로리와 도수를 낮춘 ‘테라 라이트’를 출시한 바 있죠. 작년 여름 시즌에는 배우 주지훈과 함께 ‘슈거는 ZERO, 칼로리는 DOWN’이라는 메시지를 내세운 테라 라이트 광고를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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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포레스티벌 2025(좌)와 대학러닝리그(우)에 함께한 테라 라이트 / 자료 출처 테라 인스타그램


이와 함께 작년엔 ‘서울마라톤’, ‘무한도전 Run’ 등 러닝 행사에서 테라 라이트를 선보이며, 소비자가 테라 라이트를 직접 경험하도록 만들었습니다. ‘시티포레스티벌 2025’에서는 전문 코치들이 지도하는 러닝 클래스를 선보이고, 완주 후 수육을 즐길 수 있어 ‘수육런’으로 불리는 ‘금천구청장배 건강달리기대회’에서는 완주자 전원에게 테라 라이트 시음주를 제공했죠. 올해는 ‘대학러닝리그’의 타이틀 스폰서로 나서며 이러한 마케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테라 라이트의 장점이 맥주 본연의 청량함은 유지하면서도 더 가볍게 즐길 수 있다는 점이었다면, 테라 제로는 한발 더 나아갔습니다. 알코올은 물론 칼로리·당류·감미료까지 모두 뺀 제품으로, 맥주의 대체제가 아닌 일상 속 다양한 순간에 즐길 수 있는 음료로 포지셔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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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 후 테라 제로를 마시는 장면을 코믹하게 담은 ‘why not? 테라 제로’ 광고 / 자료 출처 하이트진로음료 유튜브 채널


그동안 ‘리얼 탄산’을 내세운 테라는 ‘리얼 제로’를 내세워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데요. 최근엔 개그맨 김원훈과 함께한 새로운 광고 캠페인을 공개했습니다. 출근 전에 테라 제로를 마시고, 군대 훈련 후에도 테라 제로를 즐기는 장면 등이 담겼는데요. 미량의 알코올을 함유한 다른 비알코올 맥주와 달리 완전 무알코올 음료인 테라 제로의 특성을 보여주었죠.

테라 라이트가 운동 등과 함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제품이라면, 테라 제로는 출근 전처럼 맥주가 어울리지 않는 순간까지 함께할 수 있는 음료 제품이죠. 테라는 제품의 기능적 변화에 맞춰 러닝 이벤트와 광고 캠페인을 통해 새로운 소비 상황까지 제안했습니다. 소비자의 변화한 태도를 제품과 마케팅에 함께 반영하여 테라를 선택해야 할 이유를 만들어낸 사례입니다.




02 버드와이저: 논알코올 맥주와 함께 시작하는 아침


‘맥주’하면 어떤 순간이 떠오르시나요? 주로 퇴근 후, 가까운 사람들과 함께하는 저녁 등 밤 시간대를 떠올리기 마련인데요. 오비맥주의 ‘버드와이저’는 논알코올 제품과 함께 정반대의 시간대인 아침을 공략했습니다. 바로 아침에 열리는 음악 파티 ‘얼리 버드(Early Bud)’를 선보였죠.

얼리 버드는 이른 아침에 카페 등의 장소에 모여 음악과 함께 커피·주스 등을 즐기는 ‘모닝 레이브’ 트렌드를 활용한 행사입니다. 밤새 클럽에서 즐기던 레이브 문화를 아침으로 옮겨와, 취하지 않고도 음악과 사람들과의 교류를 즐길 수 있도록 만든 거예요.

버드와이저는 작년 10월 서울 이태원에서 첫 ‘얼리 버드’ 행사를 열었습니다. 인디 밴드 지소쿠리클럽과 심아일랜드, DJ Llama, DJ Hyunhxee 등 다양한 아티스트가 참여해 라이브 공연을 선보였고, 현장에서는 버드와이저 제로를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했죠. 현재까지 빵집, 레코드숍 등 다양한 장소에서 총 4회째 진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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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에서 진행된 첫 번째 얼리 버드 행사 / 자료 출처 오비맥주


사실 음악과 파티는 버드와이저가 이전부터 꾸준히 쌓아온 브랜드의 핵심 접점입니다. 버드와이저는 다양한 예술과 문화 접점에서 행사와 즐길 거리를 제공하려는 브랜드 미션을 가지고 있는데요. 이에 기반해 음악과 관련된 다양한 캠페인을 선보여 온 것입니다. 국내 최대 EDM 축제인 ‘월드 디제이 페스티벌’을 비롯해 세계 최대 일렉트로닉 뮤직 페스티벌 ‘투모로우랜드’, 국내 유명 록 페스티벌 ‘DMZ 피스트레인 뮤직 페스티벌’ 등의 현장에서 소비자를 만나 왔죠. 자체 음악 플랫폼 ‘버드엑스비츠’를 통해 아티스트와 함께하는 오프라인 파티를 열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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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디제이페스티벌에 함께한 버드와이저(좌), 버드엑스비츠에서 진행한 파티(우) / 자료 출처 버드와이저 인스타그램


버드와이저는 논알코올 제품이 주가 될 때에도 음악과 파티를 중심으로 한 기존의 브랜드 이미지를 이어왔습니다. 여기에 ‘아침’이라는 새로운 시간대를 활용해 버드와이저 제로의 특성까지 효과적으로 보여주었죠. 맥주 브랜드의 핵심은 결국 제품에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소비자가 브랜드를 기억하고 선택하게 만드는 것은 제품만이 아니라, 그 브랜드가 꾸준히 제공해온 이미지와 경험이기도 하죠. 버드와이저는 이러한 핵심 가치를 지키면서도 새로운 제품과 소비 상황으로 브랜드를 확장하는 방식을 잘 보여주었습니다.




03 아사히: 맥주 회사가 제안하는 스마트한 음주 문화


일본 아사히맥주는 지난 2020년부터 ‘스마도리 문화’를 제안해 왔습니다. 스마도리는 ‘스마트 드링킹(Smart Drinking)’의 줄임말인데요. 술을 마시는 사람과 마시지 않는 사람을 구분하기보다, 각자의 체질과 기분에 따라 원하는 음료를 자유롭게 선택하고 함께 즐기자는 새로운 음주 문화를 뜻합니다.

아사히는 다양한 방식으로 스마도리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2021년에는 고객이 자신에게 적합한 상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주요 주류 제품의 순수 알코올 함량을 홈페이지에 공개했습니다. 동시에 중장기적으로 저알코올·무알코올 카테고리를 강화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알코올 도수를 크게 낮춘 ‘BEERY(비어리)’와 ‘HIBALLY(하이볼리)’ 등을 출시하기도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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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히가 스마도리 웹페이지에서 소개하는 저알코올 제품 라인업 / 자료 출처 아사히 홈페이지


2022년에는 일본의 유명 광고회사 덴츠와 함께 ‘스마도리 주식회사’를 설립했는데요. 술을 마시지 않거나 마시기 어려운 사람까지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스마도리라는 가치관 자체를 하나의 문화로 확산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이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공간도 만들었습니다. 일본 도쿄에 알코올 도수 0%부터 3%까지의 저도수 칵테일을 150종 이상 제공하는 ‘스마도리 바’를 오픈했는데요. 젊은 층의 호응을 얻으며 누적 방문객 약 7만 명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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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열린 스마도리 팝업스토어 / 자료 출처 SUMADORI Meets 인스타그램


이후 스마도리 바의 노하우를 그대로 가져와, 나고야, 서울, 오사카 등에서 ‘스마도리 바’ 팝업 스토어를 선보였습니다. 그 중에서도 작년 서울에서 열린 팝업스토어는 ‘나다움을 찾아가는 여행’을 테마로 열렸는데. 공항처럼 꾸민 공간에서 알코올 반응 패치를 통한 체질 진단, 나의 음주 성향을 생각해보는 ‘스마도리 Q&A’, 나에게 맞는 칵테일을 찾는 ‘칵테일 테스트’ 등 다양한 체험형 콘텐츠를 제공했죠.

아사히는 사람마다 마실 수 있는 양과 원하는 음주 방식이 다르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변화하는 소비자의 인식을 바탕으로 새로운 음주 문화를 제시하며, 음주 문화 전반으로 브랜드의 영역을 넓힌 것입니다.




04 카스: 맥주와 함께 즐길 오프라인 경험을 만들다


오비맥주의 ‘카스’ 역시 변화하는 음주 트렌드에 맞추어 제품 라인업과 마케팅을 꾸준히 확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사람들이 모여 함께 마시고 즐기는 맥주 본연의 가치를 오프라인 경험을 통해 함께 강화하고 있는데요. 스포츠 관람부터 페스티벌까지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는 자리를 만들며, 그 순간에 느끼는 즐거움과 카스를 연결하고 있습니다.

최근 오비맥주는 바(Bar)가 지역사회에서 지닌 의미와 역할을 조명하는 ‘Cheers to Bars’ 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바를 술만 마시기 위한 공간이 아니라, 사람들이 만나 관계를 맺고 추억을 쌓는 커뮤니티 공간으로 바라본 것인데요. FIFA 월드컵 2026의 국내 주류 브랜드 공식 스폰서인 카스는 이 캠페인의 일환으로 서울 및 수도권의 스포츠 펍과 외식업소에서 ‘카스 뷰잉펍’을 운영했습니다. 소비자들이 모여 함께 경기를 관람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든 것이죠. 이와 함께 서울 강남에는 ‘카스 FIFA 월드컵 팬 베이스캠프’ 팝업을 열어 경기 단체 관람과 게임, 체험 콘텐츠까지 마련했죠. 월드컵을 함께 응원하는 즐거운 기억 속에 카스가 자연스럽게 자리하도록 만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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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모여 스포츠 경기를 관람하는 카스 뷰잉펍 / 자료 출처 카스


카스가 직접 개최하는 페스티벌 역시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습니다. 여름을 대표하는 야외 페스티벌 중 하나인 ‘카스쿨 페스티벌’은 K팝과 록, EDM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 공연에 워터쇼를 결합한 행사입니다. 다른 페스티벌의 협찬 브랜드나 스폰서로 참여하는 데에서 멈추지 않고, 직접 카스만의 행사를 만들어 브랜드와 소비자의 접점을 넓힌 것이죠. K팝 아이돌부터 래퍼, DJ까지 유명 아티스트들의 무대는 물론 튜브를 타고 워터 슬라이드를 즐기는 ‘카스쿨 라이드’, 페스티벌 굿즈를 제작하는 스타일링존과 포토존까지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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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카스쿨 페스티벌 / 자료 출처 카스


제품만으로 차별화하기 어려워지는 시장에서는 소비자가 브랜드를 직접 경험하고 기억할 수 있는 접점 자체가 강점이 될 수 있습니다. 카스는 사람들이 함께 모여 소통하고 즐기는 순간을 만들며 이러한 경쟁력을 키워 나가는 중이죠.




05 하이네켄: 제품보다 만남과 교류에 대해 이야기하다


1900년대에 하이네켄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킨 전 회장 알프레드 헨리 하이네켄은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저는 맥주를 팔지 않습니다. 즐거움을 팔죠.” 그 말은 현재까지 전해져 하이네켄의 모토가 되었죠. 하이네켄은 제품의 맛과 품질을 알리는 데 그치지 않고,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고 함께 보내는 즐거운 시간의 가치를 꾸준히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2024년 ‘밀라노 디자인위크’에서 공개된 ‘보링 폰(The Boring Phone)’입니다. 통화와 문자 등 기본적인 기능만 갖춘 레트로한 디자인의 휴대폰을 제작해 선보였는데요. 디지털 기기에 익숙한 Z세대에게 오프라인 사교와 연결의 가치를 다시 제안한 캠페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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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네켄의 ‘보링 폰’ / 자료 출처 하이네켄


2025년에는 한국의 옥상을 활용해 연결의 가치를 보여주었습니다. 하이네켄은 대도시에 많은 사람이 모여 살면서도 역설적으로 개인이 느끼는 외로움과 고립감은 깊어지는 ‘군중 속의 고립’에 주목했어요. 그리고 이러한 고립으로 방치된 서울의 옥상을 활용해 사람들이 만나는 공간으로 바꾸었죠. 세븐틴 디노의 미니 콘서트, 현대미술가 차인철의 디자인 워크숍, 셰프 조서형의 푸드 테이스팅 등의 소셜 프로그램이 마련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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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소셜 프로그램을 선보인 ‘옥상의 재발견’ 캠페인 / 자료 출처 하이네켄 유튜브 채널(상), 하이네켄 공식 홈페이지(하)


특히 하이네켄을 떠올리게 만드는 옥상의 초록색에 주목했는데요. 위성 이미지 속 초록 옥상에 하이네켄을 상징하는 ‘붉은 별’을 표시해, 사람들이 그 표시를 보고 이벤트 장소를 추측할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빨간 별을 활용한 파라솔과 과거부터 한국인의 사교 공간으로 활용돼온 평상도 선보여 서울이라는 지역적 특성과 브랜드 이미지를 자연스럽게 연결하기도 했죠.

올해 ‘코첼라 밸리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에서는 음악을 새로운 연결의 매개로 활용했습니다. 사람들이 라이브 이벤트에서 음악 취향이 비슷한 사람을 만나고 싶어하면서도, 직접 교류하기는 어려워 한다는 모순에서 출발한 캠페인이죠. 하이네켄은 맥주 캔이나 잔에 끼우는 밴드 형태의 ‘더 클링커(The Clinker)’를 선보였어요. 두 사람이 건배를 하면 각자의 음악 스트리밍 데이터를 바탕으로 취향을 비교하고, 공통점이 많으면 디바이스에 불빛이 들어오도록 만들었습니다. 낯선 사람들이 음악을 주제로 자연스럽게 대화를 시작할 수 있도록 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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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통된 음악 취향이 감지되면 불빛이 들어오는 ‘더 클링커’ 디바이스 / 자료 출처 하이네켄


보링 폰부터 서울의 옥상, 더 클링커까지 형태는 모두 다르지만 하이네켄이 제안하는 가치는 같습니다. 사람들이 서로 마주 보고 대화하며 새로운 관계를 만드는 순간에 브랜드가 자연스럽게 자리하도록 하는 것이죠. 하이네켄은 제품의 변화를 앞세우기보다, 오래 지켜온 핵심 가치를 꾸준히 확장하며 브랜드의 차별점을 만들고 있습니다.




다섯 브랜드의 방식은 모두 달랐지만 그 안에서 몇 가지 공통점도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가장 큰 공통점은 제품의 변화와 함께, 맥주를 즐기는 상황과 방식까지 새롭게 제시했다는 점입니다. 각 브랜드는 모두 변화한 트렌드와 소비자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도수와 칼로리를 바꾼 제품을 선보였는데요. 제품 변화에 맞춰 러닝 중이나 아침 시간에도 맥주를 즐길 수 있도록 만들었고, 사람들을 만나는 자리와 페스티벌 등 원래 맥주와 잘 어울리던 순간은 브랜드를 경험하는 접점으로 만들었습니다. 

이러한 변화를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데에는 ‘오프라인 경험’이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이럴 때 우리 제품을 선택하세요’라고 일방적으로 말하는 대신 소비자가 실제로 그 상황을 경험하게 만들었죠. 카스가 페스티벌과 스포츠 관람을 통해 여러 사람이 함께 즐기는 순간과 브랜드를 연결하고, 아사히가 ‘스마도리’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팝업을 열었던 것처럼요. 맥주 브랜드에게 오프라인은 제품을 시음하고 체험하는 곳이 아니라 브랜드를 선택했을 때 어떤 경험을 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무대가 되었습니다.

술을 마시지 않는 자리가 자연스러워지고, 무알코올 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맥주 브랜드가 무엇을 중심으로 경쟁해야 하는지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제품의 도수나 맛만으로 차별화하기가 어려워져, 이제는 제품만큼이나 브랜드의 이미지와 가치가 중요해지고 있죠. 

변화하는 시장에서 중요한 것은 아무런 기준 없이 트렌드에 따라 브랜드를 새롭게 보여주는 것 그 자체에만 집착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바꾸고 무엇을 끝까지 지킬지를 구분하는 일이죠. 이미 우리에게 다가온 ‘NOLO(No and Low alcohol)’의 시대. 맥주 브랜드가 해내야 하는 미션은 알코올은 빼고, 소비자가 브랜드를 선택해야 하는 이유는 더하는 것이 아닐까요? 어쩌면 요즘의 우리에게 주류의 본질은 알코올이라는 성분보다는 친구와 만날 핑계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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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3 더 만지고 싶게 만들어라, 촉감 마케팅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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