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홍수의 시대 속에서 브랜드의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성과를 낸 연사 세 분을 만났습니다. 2024년 브랜드 레터 위크는 크게 ‘브랜드’와 ‘미디어’로 구분해 볼 수 있었는데요. ‘브랜드’ 영역에서는 아모레퍼시픽 커뮤니케이션 팀의 정아연 부장, ‘미디어’ 영역에서는 폴인 도헌정 팀장이, 그리고 수많은 자체 매거진을 디렉팅하고 브랜드의 스토리를 매거진과 스토리로 승화해 낸 최혜진 에디터를 <2024년 브랜드 레터 위크>의 마지막 순서인 패널 talk에 모셨습니다.
이 세 분과 함께 브랜드 레터는 왜 만들어지고 소비되는지, 브랜드 레터가 브랜드에게 어떤 의미를 줄 수 있고 어떻게 작동할 수 있는지, 나아가 어떻게 잘 만들 수 있는지 등 ‘브랜드 레터’에 대한 모든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오늘의 세션은 연사 세 분께 공통 질문과 개인 질문, 마지막으로는 전체적인 Q&A 순으로 진행되었습니다.
* 정 : 아모레퍼시픽 정아연 부장 / 최 : 최혜진 에디터 / 도 : 폴인 도헌정 팀장
아모레퍼시픽 커뮤니케이션 팀 정아연 부장 소개 :
광고 회사에서 고객과 소통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을 내 브랜드 앞에 멈추게 하고,
브랜드가 전하려는 메시지를 보고 공감하게 만들고,
마음과 지갑을 열게 하는 것이었어요.
2016년 아모레퍼시픽에 합류해서
‘아름다움’을 전하는 아모레퍼시픽 기업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로 성장하고 있어요.
브랜드의 미션에 맞는 대한 가치와 메시지를
중점적으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최혜진 에디터 소개 :
중앙m&b(현 HLL) 잡지 에디터로 커리어를 시작해 에디토리얼 디렉터로서 다수의 브랜드 미디어를 창간했습니다.
직방 《디렉토리》 / 데스커 《differ》 / 소울에너지 《1.5도씨》 / LG전자 《Porch》 / 엘박스 《Lawwave》,
대표 저서로는 『에디토리얼 씽킹』 등이 있습니다.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에디토리얼 씽킹’을 핵심 엔진으로
필요에 맞춰 입력 재료만 바꾼다는 감각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폴인 도헌정 팀장 소개 :
은행 기업금융 파트에서 콘텐츠 업계로 전업했습니다.
출판사 마케터로 일하며 팔리는 콘텐츠 만드는 법을 배웠어요.
2020년 폴인팀에 에디터로 합류했습니다.
살아있는 인사이트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전할 것인가
그 최적의 형태에 관심이 많습니다.
01 브랜드 레터의 why를 묻다
Q1. 요즘 어떤 브랜드 레터/매거진을 구독하시나요? 구독을 결정하는 나만의 기준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도 : 저는 콘텐츠를 만들 때 우리가 사용하는 플랫폼과 같은 플랫폼에서 꼭 인풋을 얻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러한 이유에서 레터도 잘 안 봐요. (웃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찬용 에디터의 글은 관심 있게 구독해서 보고 있어요. 그의 글은 브랜드의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힘이 있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시장 파악을 위해 조선일보 위클리비즈의 큐레이션을 참고하고 있습니다.
최 : 저는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이다 보니 오히려 너무 많은 인풋을 넣는 것에 대한 경계심이 있어요. 30개 정도의 레터를 구독하고 있지만 정독하지는 않고 카피를 주목해서 읽어요. 어떤 이슈가 있는지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표현하는지 배울 수 있거든요. 그럼에도 제가 관심 있게 읽는 글의 특징을 추려보니 ‘제가 아는 사람’이 쓰는 글은 재밌게 읽히더라고요. 메일함이라는 공간은 무척 사적인 공간이라고 생각해서, 마음이 이미 연결되는 사람의 글이 자주 읽히는 것 같아요.
정 : 저는 레터가 업무라는 생각이 들어 많이 구독하지는 않는데요. 하지만 어떤 새로운 콘텐츠가 사랑받는지 파악하기 위해 관심은 꾸준히 갖고 있습니다. 오랜 시간 꾸준히 구독하고 있는 레터는 구독하고 있는 건 매거진 B인데요. 개인적으로 종이와 활자를 선호하기도 하고, 한 브랜드에 대해 깊이 있게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Q2. 요즘은 텍스트보다 영상을, 구독보다는 서칭과 알고리즘으로 많이 소비하는 시대인데요. 사람들은 왜 아직도 텍스트 기반의 브랜드 레터를 구독할까요?
최 : 우선 글이 주는 힘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글을 씀으로써 뭐가 하고 싶은지 명확하게 깨달을 수 있기 때문에, 비주얼 작업을 해야 하는 디자인 직무도 작업을 하기 전에 자기 스스로 언어화가 되지 않으면 어떤 방식으로도 표현하기 어려워요. 사진과 그림, 영상도 최초의 생각 정리는 글로 하기 때문에 결국 모든 영역에서는 자신의 생각을 글로 옮기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Q3. 그렇다면 기업/브랜드는 왜 브랜드 레터/매거진을 만들고 주기적으로 발행 할까요?
도 : 레터를 제작하는 브랜드 입장에서 두 가지 이유가 있는데요. 첫 번째는 제작의 접근성이에요. 브랜드가 일주일에 한 번씩 소식을 전할 때 비용과 시간적인 측면에서 현실적으로 영상은 쉽지 않죠. 또 텍스트는 ‘메일’이라는 포맷과 ‘연상’이나 ‘가독’ 측면에서도 딱 알맞은 방식이기도 하죠. 두 번째는 정보의 흡수성이에요. 뉴스레터를 구독하시는 분들은 콘텐츠 고관여자, 즉 헤비유저에요. 텍스트는 한 번에 스크리닝하는 게 가능해서 가장 빠르게 많은 정보를 흡수하기 좋다는 점이 있죠.
정 : 저희 역시 만들면서도 많은 고민이 있는데요. 앞서 말씀 주신 것처럼 ‘수요’가 바탕이 되기 때문이에요. 첫 번째는 글을 통해 ‘브랜드를 잘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인데요. 영상은 소비자가 영상에 자기 자신을 투영시키기가 어렵거든요. 글은 읽는 과정에서 필사도, 속도 조절도, 자신의 관점대로 해석할 수 있다는 특징이 현재의 시대 정신과 맞닿아 있다고 생각해요.
두 번째로는 구독자의 ‘불안’이라고 생각해요. ‘트렌드에 뒤처지지 않을까’, ‘모르면 안 되지 않을까’라는 불안한 마음에서 알고자 하는 니즈를 충족하기 위해 브랜드 레터를 발행하는 거죠.
마지막으로 세 번째는 쉬고 싶어서라고 생각해요. 리추얼과 다도 등 하면 좋지만 사는 데에 필수적이지 않은 부분을 ‘쉬어야겠다’라는 이유로 돈과 시간을 소비하며 실행하잖아요. 그런 역설의 간극에서 ‘텍스트만의 여백’을 느끼고 싶어서 소비한다고 생각합니다.
Q4. 구독자는 판매량/발행량은 많을수록 좋은 것인가요? 몇 명, 몇 부가 적정선이라고 생각하세요?
도 : 저희는 두 개의 타깃이 있어요. ‘유료와 무료 구독 둘 다’ 하는 그룹과 ‘무료 구독은 하지만 유료 구독은 안 하는’ 그룹, 이렇게요. 처음 브랜드 레터를 세팅하며 어떻게 두 그룹 모두를 만족시킬지에 대한 고민이 많았고, 그래서 폴인레터라는 브랜드 레터를 제작했어요.
유료 구독 서비스는 구독하기 전까지는 콘텐츠의 가치, 결, 내용, 퀄리티를 체험해 보실 수가 없는데요. 유료 구독자를 이끌어와야 지속가능한 비즈니스가 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허들이 낮은 레터는 유료 콘텐츠의 매력을 미리 경험하실 수 있도록 만드는 역할을 하고 있죠.
또한 아무리 유료 구독을 하시더라도 매일 폴인 서비스에 접속해서 읽는 행동은 쉽지 않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레터는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콘텐츠를 확인하시라는 알림 역할을 합니다. 또한 무료 구독자분들에게는 폴인 콘텐츠 중 하나의 원문을 소개해 드림으로써 폴인 콘텐츠를 경험하시도록 하고 있어요. 무료 구독자가 늘어날수록 자연스럽게 유료 구독으로 전환될 수 있기 때문에, 따로 목표의 상한선은 없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늘리는 걸 목표로 하고 있어요.
Q5. 지속가능한 브랜드 레터/매거진이 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요? 기획, 비즈니스 모델, 인력 등 실질적인 운영과 관련한 노하우를 알려주신다면요?
정 : 가장 중요한 건 브랜드 존재 의미를 명확하게 한 후, 콘텐츠를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것이 확실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러한 기준점 없이 ‘요즘 이게 잘 나간대’ 라거나 ‘다른 데서 이런 것도 하는데?’라고 시작하면 팔로워가 될 수밖에 없더라고요.
아모레퍼시픽은 ‘아름다운 것으로 세상을 더 아름답게’를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저희가 만드는 브랜드 레터는 ‘시대에 영감을 주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런 목표가 기저에 있어야 하고, 레터를 지속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성과 역시 중요하죠. 콘텐츠는 일단 읽혀야 의미가 있기 때문에, 콘텐츠를 어떻게 매력적으로 작성하고 클릭을 유도하게 할 것인지는 그다음 순서인 것 같아요.
최 : 생업으로 20여 년 동안 콘텐츠를 제작하면서 ‘콘텐츠는 시간을 필요로 한다’는 걸 크게 느꼈어요. 한 번에 빵 터지는 건 매우 드물고, 지속가능성은 시간을 축적할 수 있는 인내심이라고 생각해요. 앞서 말씀해 주셨듯이 ‘단순 유행’이 시작점이라면 팀에서도 기다릴 수 있는 인내심이 많이 없어지더라고요. 그렇기 때문에 시간이 필요하다는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하고, 이 지점이 콘텐츠의 지속성에 큰 차이를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Q6. 3, 5년 후 브랜드 레터와 매거진에 대한 관심이 높을까요? 텍스트 콘텐츠의 미래가 궁금합니다.
최 : 물성을 갖고 있는 출판물은 계속되리라 생각해요. 오히려 앞으로 많아질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모든 것이 디지털화 되어가는 세상이기에 손에 잡히는 물리적 감각이 소중해졌어요.
브랜딩은 브랜드 철학과 생각, 관점을 소비자에게 생생하게 전달하는 활동인데, 텍스트 콘텐츠는 그 조건을 충족하기 때문에 사라지지 않으리라 생각해요. 결론은, 오히려 종이에 대한 미래는 밝다는 것입니다. ‘디지털 환경은 우리의 피로감이 지금보다 더 높아졌을 때도 여전히 작동할까?’라는 생각이 들어요.
02 아모레퍼시픽 정아연 부장
Q1. 아모레스토리, 향장, 유행화장 등 다양한 콘텐츠를 발행하는 목적은 무엇인가요?
정 : 1958년부터 발행하고 있는 뷰티 매거진 향장은 단순히 역사와 사실을 기록이 아닌, 각 시대의 정신을 담아온 콘텐츠에요. 그 시대가 정의하는 아름다움을 담고,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해 왔죠. 이러한 맥락과 동일하게 아모레스토리는 스토리 플랫폼으로서, 이 시대의 ‘새로운 아름다움을 만나는 공간’이에요. 매거진과 북, 디지털 플랫폼 등을 통해 아모레퍼시픽이 다양한 콘텐츠 발행을 지속하는 이유는 기업이 가고자 하는 방향이 명확하고, 그 철학을 콘텐츠를 통해 가장 잘 풀 수 있기 때문이에요.
Q2. 이러한 다양한 콘텐츠가 독자 관점에서는 매력적이고 재미있을 것 같아요. 실질적으로 아름다움에 대해서 생각해 보고 여러 뷰티 팁을 얻는 데에도요. 그러나 내부에서는 결국 매출과 역할에 대한 염려가 있지 않나요? 어떻게 내부를 설득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정 : 말씀하신 대로 콘텐츠를 발행한다는 건 정말 많은 비용과 리소스가 드는 일이에요. 다만 기업 브랜딩은 한순간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내부 인원들이 모두 공감하고 있기 때문에, 굉장한 인내심과 의지를 갖고 콘텐츠를 만들고 있습니다. 콘텐츠를 통해 재미와 정보만 드리고 그치는 것이 아닌, 백데이터 등을 보며 콘텐츠를 통한 성과를 가시화하기 위한 노력도 하고 있고, 숫자를 보여드리며 설득하고 있습니다.
Q3. 이렇게 다양한 콘텐츠들은 궁극적으로 아모레퍼시픽 브랜딩에 어떤 도움을 줄까요?
정 : 설화수와 이니스프리 등 아모레퍼시픽의 다양한 브랜드는 굉장히 오랜 시간의 개발 끝에 브랜드와 제품이 세상에 나와요. 마케팅과 캠페인 등 대중에게 직접적으로 알리기 위한 활동도 열심히 하고 있지만, ‘브랜드’ 자체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높일 수 있는 역할은 진정성이 한 자 한 자 담긴 텍스트 콘텐츠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어떤 헤리티지를 가지고 성장하는가’를 보여주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Q4. 브랜드와 관련한 다양한 콘텐츠를 만드는 커리어를 쌓고 싶은 후배들에게 조언해 주신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정 : 실무자 관점으로 말씀드리면, 콘텐츠 기획 이후의 피드백을 챙겨보셨으면 좋겠어요. 구독자 수와 같은 기본적인 데이터도 있겠지만 이외에도 끝까지 읽는지, 70% 정도 읽다가 이탈했다면 왜 그랬는지, 모바일 유저와 웹 유저 비율은 어떻게 되는지 등 구독자의 패턴을 고려하며 고민하면 좋을 것 같아요.
아무리 잘 쓴 브랜드 레터도 3분이면 다 읽고, 평균적으로는 1분 정도 소요되더라고요. 이럴 경우에는 앞단에 하고 싶은 얘기를 빨리하는 것이 하고 싶은 말을 효과적으로 전달 하기에는 유리할 수 있겠죠. 이렇게 운영하며 하나씩 개선해 나가는 것도 중요한 요소인 것 같습니다.
03 최혜진 에디터
Q1. 기업 혹은 브랜드의 가치를 잘 보여줄 수 있는 매거진을 많이 만들어 오셨는데요. 협업할 때 가장 어려운 부분은 무엇인가요?
최 : 역시 각 브랜드의 비용 지출을 결정할 수 있는 의사 결정권자를 설득하기가 가장 어려워요. 이를 설득하기 위해서는 ‘왜 이 프로젝트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답과 숫자가 준비되어 있어야 해요.
브랜드 레터 혹은 매거진을 처음 런칭하며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결국 이 콘텐츠가 놓이는 곳은 콘텐츠 시장이고, 여기에서 다른 매체와도 경쟁해서 살아남을 수 있는 매력을 만드는 것이에요. 같이 경쟁하는 곳은 옆 브랜드의 레터가 아니라 넷플릭스, 영화, 매거진, 웹툰, 책 등인 것이죠. 그런데 브랜드를 매일 마주하는 내부인은 그 객관적인 매력을 느끼기가 힘들어요. 그래서 외부인으로서 브랜드의 매력은 무엇이고, 그 매력을 어떻게 표현할 것인지 설득해야 하는데요.
이 과정에서 브랜드의 본질을 찾아, 다른 것을 걷어 내며 들어가고 또 들어가야 해요. 가구 브랜드 데스커의 미디어 디퍼(differ)를 만들기 위해 ‘책상의 본질’을 파보았어요. 대중들은 대개 ‘책상이 나랑 무슨 상관이야?’라며 치부하기 쉬운데요. 그래서 그에 대한 대답을 만들어야 했죠.
저는 이때 책상이 무엇인지에 대해 깊이 생각했어요. 책상은 비어있는 채로 고객에게 가서, 그 위를 고객이 채우는 과정이 필요하잖아요? 그래서 데스커는 비운 것을 나만의 것으로 채울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고 생각했고, 독자 스스로 자신에 대해 답할 수 있도록 내용을 구성하고 툴 키트를 직접 제작하기까지 했어요. 이렇게 본인이 하고 있는 업을 클라이언트와 구독자가 본질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얘기하고 설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2. 하지만 이렇게 설득을 잘함에도 불구하고 발행이 중단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한데요, 이러한 상황에서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려면 어떤 게 가장 중요할까요?
최 : 저는 이 질문의 전제를 다시 생각하며 ‘모든 브랜드 매거진이 영원히 있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드리고 싶은데요. 매거진은 당시 기업과 브랜드가 해결해야 하는 것을 해결하는 방법 중 하나였고, 그 문제가 해결 됐다면 종료되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생각해요. 구독자 입장에서는 아쉬울 수 있겠지만요. 그리고 이러한 콘텐츠는 기업 마케팅 범위 안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태생적인, 본질적인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무엇보다 왜 만드는지에 대한 고민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야 목표 달성 여부와 이 프로젝트를 언제까지 유지할지 판단할 수 있거든요.
Q3. 브랜드와 관련한 다양한 콘텐츠를 만드는 커리어를 쌓고 싶은 후배들에게 조언해 주신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최 : 두 가지가 있는데요. 에디터는 결국 자기 관점으로 해석된 버전을 들려주는 사람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누구에게나 오는 정보가 나를 거치면 어떻게 해석되는가가 핵심이에요.
첫 번째는 나만의 정의를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 관점 안에서 정보들을 소화해야 하기 때문이죠. 평소에는 관점을 의식하고 질문을 스스로 던진다는 것이 습관이 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힘든데요. 하지만 표현이 거칠고 맘에 들지 안 들더라도 계속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는 정보 홍수의 시대이기에 내가 찾아볼 수 있는 형태로 아카이빙 할 수 있는 나만의 시스템이 필요해요. 에디터로서 굉장히 많은 인풋을 받을 텐데, 이걸 어떻게 받아들이고 정리할지 시스템이 없으면 힘들어요. 저를 예로 들자면 저는 제가 밑줄 그은 것들을 모은 문서가 있어요. 8년 정도 모은 A4 용지 1,100장의 분량인데요. 기획에 필요한 키워드가 그 안에 다 있는 셈이죠. 그래서 저는 새로운 콘텐츠를 제작할 때 이 문서에서 관련 단어를 검색해요. ‘우정’에 대한 키워드를 검색했을 때 자기계발서/시/인문서 등 각 매체를 통한 표현이 다 달라요. 저는 이 키워드를 새롭게 연결하는 것이 창작의 근원인 것이죠. 결국 지금은 아카이브의 시대이고, 시간이 지날 수록 이러한 쌓임의 힘은 더해진다고 믿습니다.
04 폴인 도헌정 팀장
Q1. 폴인은 아티클, 세미나, 비디오 등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를 만들고 있는데요. 어떠한 기준으로 콘텐츠를 분류하고 제작하고 있으신가요?
도 : 폴인은 직장인을 대상으로 하는 콘텐츠 서비스 중에서 가장 다양한 콘텐츠를 만든다고 할 수 있어요. 우선적으로는 링커 (폴인과 함께한 연사분들을 칭하는 명칭) 분들의 성격과 성향에 따라 콘텐츠 형태를 고민하고 제작해요. 언제 어디서든 인사이트를 확인할 수 있는 아티클을 시작으로, 온오프라인으로 쌍방향 소통이 가능한 세미나를 시작했죠. 실제로 폴인은 모르지만 연사 강의는 듣기 위해 가입하셨다가 신규 구독자가 되신 분도 있습니다.
그리고 영상의 시대에 발맞추기 위해 비디오를 추가로 하고 있는데요. 그중에서 일을 통해 자신만의 길을 만든 사람들을 인터뷰한 ‘워큐멘터리’라는 콘텐츠가 반응이 좋았어요. 영상의 장점인 보다 생동감을 살려, 만나기 어려운 인지도 높은 분들을 실제로 만나는 느낌을 줄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Q2. 브랜드 레터나 콘텐츠의 오픈율과 열독율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 궁금합니다.
도 : 우선 치열한 기획 회의가 필요합니다. 에디터가 아이템을 가져오면 폴인에 맞는 콘텐츠인지 먼저 판단하죠. 예를 들어 가수 윤종신 씨가 나올 때는 음악 이야기도 좋지만, ‘일에 진심인 사람들을 위한 곳’인 폴인답게 해석하기 위해 음악보다는 그의 커리어로 콘텐츠를 접근합니다. 어떤 분이 와도 커리어 성장을 위한 노력, 태도 등의 관점으로 접근하는 폴인스러운 기획이 핵심입니다.
섭외도 중요한 부분 중 하나인데요. 저희 PD님들이 아침저녁 문안 인사를 드리는 것이 섭외 비결 중 하나에요. (웃음)
Q3. 그렇다면 기획 회의에서 나오는 다양한 주제 중 팀장님과 팀원들, 그리고 팀원들끼리 의견이 엇갈리는 경우에는 어떻게 정하시나요?
도 : 정말 많은 방법을 시도해 보고 있습니다. (웃음) 다수결로 정할 때도 있었고요, 대개는 이야기를 통해 풀어요. 한 번은 제가 설득이 되지 않아 인터뷰를 진행하지 않았는데, 그분이 다른 채널에서 잘됐을 때 반성한 적도 있어요. 몰라뵈었구나 하고요. 콘텐츠는 뚜껑을 열기 전까지 흥할지 망할지 알 수가 없어요. 연차가 높다고 해서 답을 알 수 없는 거죠. 그래서 구성원들의 많은 기획과 폴인다운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4. 브랜드와 관련한 다양한 콘텐츠를 만드는 커리어를 쌓고 싶은 후배들에게 조언해 주신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도 : 저 역시 텍스트를 잘하는 사람이 이외의 것을 잘한다고 생각합니다. 영상을 만들더라도 텍스트를 중심으로 이야기 구조와 편집력이 달라지기 때문이죠. 다소 뻔할 수 있지만, 텍스트를 많이 보시라고 말씀 드리고 싶어요.
저희는 브랜드 레터를 만들 때 가장 중요시하는 건 밀도에요. 한 글자라도 쓸데없는, 불필요한 글자가 들어가지 않게 하는 것이죠. 나의 생각을 장황하게 설명하는 텍스트 밭이 되지 않도록 많이 쳐내는 편인데요. 그래서 폴인 레터는 코너별로 글자 수 제한이 있어요. 이렇게 쳐내는 연습 또한 편집력을 끌어 올리시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05 현장 Q&A
Q1.폴인 레터를 통해 유료로 전환되는 사례가 실제로 있나요? 그리고 구독만큼 쉬운 것이 구독 취소인데요. 구독자가 취소하지 않도록 하고 계신 노력도 궁금합니다.
도 : 저희는 매주 폴인 레터에서 피드백을 받고 있어요. 폴인 레터를 구독하다가 유료로 전환됐다는 피드백이 종종 들어 오고 있어, 우리 폴인 레터가 무료 구독에서 유료 구독으로 전환되는 지점에서 잘 작용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결국 콘텐츠에 대한 만족도가 있어야 결제로 전환하기 때문에, 이를 위한 콘텐츠 큐레이션을 어떻게 해야 할지 많이 고민해요. 최근엔 조금 더 트렌디해지고자 하는 내외부의 니즈에 맞추어 리브랜딩을 하기도 했는데요. 리브랜딩을 통해 콘텐츠 퀄리티도 중요하지만, 그를 감싸고 있는 디자인과 마케팅이 중요하다는 걸 깨닫게 되었어요.
그리고 해지율은 데이터로 보고 있어요. 유료 결제로 끌어당기는 것은 어렵지만, 일단 콘텐츠로 만족시키면 해지율은 방어가 되는 편이에요. 최근에는 해지하신 구독자분들을 대상으로 전화로 설문 조사까지 할 정도로 왜 해지하시는지 궁금증을 풀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요. 주신 답변을 바탕으로, 실현 가능한 것부터 하나씩 서비스에 반영하고 있습니다.
Q2. 신입 에디터로서 업을 오래 지속하고 싶은데, 어떤 방향으로 성장해야 할지 궁금합니다.
최 :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에디터들이 있어요. 일반 사람들은 모르지만 업계 사람들이 아는 에디터, 글은 잘 못 쓰지만 프로젝트를 기획하는 걸 잘하는 에디터 등 중요한 건 결국 자기 자신이 어떤 에디터인지 스스로 묻는 것이에요. 어떤 일을 꾸준히, 오랫동안 한다는 건 결국 나에게 자연스러워야 가능하니까요. 중간중간 흔들릴 수는 있지만, 내가 이 일을 정말 하고 싶은 것이 맞는지 자신에게 물어보는 건 사실 모든 직업인이 맞닥뜨리는 본질적인 질문이죠. 결국 내가 나로서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일이 뭔지 스스로 고민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3. 초기 폴인은 페이퍼 제작과 오프라인 콘텐츠를 진행하다가 지금은 세미나와 같은 콘텐츠를 통해 쌍방향으로 소통하는 장을 마련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이렇게 콘텐츠를 없애기도 새로이 만드는 것을 어떤 목적과 기준으로 전개하시는지 궁금합니다.
도 : 놓쳤을 때 아쉬움이 남는 콘텐츠에 대한 기획을 하려고 합니다. 사실 한 달에 두 번씩 하는 세미나는 계속할수록 챌린저블해요. 세미나를 통해 많은 연사분을 모시다 보니, 아직 모시지 못한 분들의 섭외와 콘텐츠 기획에 힘이 드는데요. 세미나를 통해 폴인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구독자를 유치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요. 그리고 폴인을 빅브랜드로 키우기 위해서는 세미나와 같은 규모 있는 행사로 보다 더 많은 대중을 만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죠. 이 과정에서 저희가 모든 콘텐츠를 잘할 수는 없기 때문에 결국 많은 분이 폴인을 경험할 수 있는 방향으로 선택과 집중을 하며 콘텐츠를 운영 관리하고 있습니다.
Q4. 아모레퍼시픽은 팝업과 같은 오프라인 행사를 통해 더 많은 고객과 소통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앞으로 콘텐츠와 오프라인의 시너지는 어떻게 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정 : 아모레퍼시픽이 생각하는 지금의 시대정신은 ‘나다운 아름다움’이라고 생각해요. 그렇기 때문에 저희가 ‘아름다움’을 정의해서 전달해 드리면, 그것은 모순인 것이죠. 그래서 고객의 언어로 직접 자신의 아름다움에 대한 정의를 내리기 위해, ‘뉴뷰티 캠페인’을 통해 길거리에서 1천 명 이상의 고객분을 만나 인터뷰를 했어요. 그리고 인터뷰 내용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아모레 성수에서 해당 콘텐츠로 전시했어요. 실제로 인터뷰하신 분들이 방문하셔서 이야기도 나누고 많은 분이 찾아주셨는데요. 그때 일방적으로 단순히 영감을 드리기만 하는 게 아니라, 고객분들과 주고받으며 이 시대의 영감을 공유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모레스토리는 ‘시대에 영감을 줄 수 있는 새로운 아름다움을 만드는 공간으로써 앞으로도 고객분들의 목소리를 들으며 오프라인에서 지속해서 소통할 예정입니다.
<이번 2024년 브랜드 레터 위크를 돌아보며, 함께 읽으면 좋을 콘텐츠>
👉🏻 2024년 브랜드 레터 위크의 모든 것
👉🏻 브랜드 세션 총 정리
my B letter의 본문과 큐레이션을 포함, 비마이비의 모든 콘텐츠의 저작권은 비마이비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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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홍수의 시대 속에서 브랜드의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성과를 낸 연사 세 분을 만났습니다. 2024년 브랜드 레터 위크는 크게 ‘브랜드’와 ‘미디어’로 구분해 볼 수 있었는데요. ‘브랜드’ 영역에서는 아모레퍼시픽 커뮤니케이션 팀의 정아연 부장, ‘미디어’ 영역에서는 폴인 도헌정 팀장이, 그리고 수많은 자체 매거진을 디렉팅하고 브랜드의 스토리를 매거진과 스토리로 승화해 낸 최혜진 에디터를 <2024년 브랜드 레터 위크>의 마지막 순서인 패널 talk에 모셨습니다.
이 세 분과 함께 브랜드 레터는 왜 만들어지고 소비되는지, 브랜드 레터가 브랜드에게 어떤 의미를 줄 수 있고 어떻게 작동할 수 있는지, 나아가 어떻게 잘 만들 수 있는지 등 ‘브랜드 레터’에 대한 모든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오늘의 세션은 연사 세 분께 공통 질문과 개인 질문, 마지막으로는 전체적인 Q&A 순으로 진행되었습니다.
* 정 : 아모레퍼시픽 정아연 부장 / 최 : 최혜진 에디터 / 도 : 폴인 도헌정 팀장
아모레퍼시픽 커뮤니케이션 팀 정아연 부장 소개 :
광고 회사에서 고객과 소통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을 내 브랜드 앞에 멈추게 하고,
브랜드가 전하려는 메시지를 보고 공감하게 만들고,
마음과 지갑을 열게 하는 것이었어요.
2016년 아모레퍼시픽에 합류해서
‘아름다움’을 전하는 아모레퍼시픽 기업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로 성장하고 있어요.
브랜드의 미션에 맞는 대한 가치와 메시지를
중점적으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최혜진 에디터 소개 :
중앙m&b(현 HLL) 잡지 에디터로 커리어를 시작해 에디토리얼 디렉터로서 다수의 브랜드 미디어를 창간했습니다.
직방 《디렉토리》 / 데스커 《differ》 / 소울에너지 《1.5도씨》 / LG전자 《Porch》 / 엘박스 《Lawwave》,
대표 저서로는 『에디토리얼 씽킹』 등이 있습니다.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에디토리얼 씽킹’을 핵심 엔진으로
필요에 맞춰 입력 재료만 바꾼다는 감각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폴인 도헌정 팀장 소개 :
은행 기업금융 파트에서 콘텐츠 업계로 전업했습니다.
출판사 마케터로 일하며 팔리는 콘텐츠 만드는 법을 배웠어요.
2020년 폴인팀에 에디터로 합류했습니다.
살아있는 인사이트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전할 것인가
그 최적의 형태에 관심이 많습니다.
01 브랜드 레터의 why를 묻다
Q1. 요즘 어떤 브랜드 레터/매거진을 구독하시나요? 구독을 결정하는 나만의 기준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도 : 저는 콘텐츠를 만들 때 우리가 사용하는 플랫폼과 같은 플랫폼에서 꼭 인풋을 얻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러한 이유에서 레터도 잘 안 봐요. (웃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찬용 에디터의 글은 관심 있게 구독해서 보고 있어요. 그의 글은 브랜드의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힘이 있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시장 파악을 위해 조선일보 위클리비즈의 큐레이션을 참고하고 있습니다.
최 : 저는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이다 보니 오히려 너무 많은 인풋을 넣는 것에 대한 경계심이 있어요. 30개 정도의 레터를 구독하고 있지만 정독하지는 않고 카피를 주목해서 읽어요. 어떤 이슈가 있는지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표현하는지 배울 수 있거든요. 그럼에도 제가 관심 있게 읽는 글의 특징을 추려보니 ‘제가 아는 사람’이 쓰는 글은 재밌게 읽히더라고요. 메일함이라는 공간은 무척 사적인 공간이라고 생각해서, 마음이 이미 연결되는 사람의 글이 자주 읽히는 것 같아요.
정 : 저는 레터가 업무라는 생각이 들어 많이 구독하지는 않는데요. 하지만 어떤 새로운 콘텐츠가 사랑받는지 파악하기 위해 관심은 꾸준히 갖고 있습니다. 오랜 시간 꾸준히 구독하고 있는 레터는 구독하고 있는 건 매거진 B인데요. 개인적으로 종이와 활자를 선호하기도 하고, 한 브랜드에 대해 깊이 있게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Q2. 요즘은 텍스트보다 영상을, 구독보다는 서칭과 알고리즘으로 많이 소비하는 시대인데요. 사람들은 왜 아직도 텍스트 기반의 브랜드 레터를 구독할까요?
최 : 우선 글이 주는 힘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글을 씀으로써 뭐가 하고 싶은지 명확하게 깨달을 수 있기 때문에, 비주얼 작업을 해야 하는 디자인 직무도 작업을 하기 전에 자기 스스로 언어화가 되지 않으면 어떤 방식으로도 표현하기 어려워요. 사진과 그림, 영상도 최초의 생각 정리는 글로 하기 때문에 결국 모든 영역에서는 자신의 생각을 글로 옮기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Q3. 그렇다면 기업/브랜드는 왜 브랜드 레터/매거진을 만들고 주기적으로 발행 할까요?
도 : 레터를 제작하는 브랜드 입장에서 두 가지 이유가 있는데요. 첫 번째는 제작의 접근성이에요. 브랜드가 일주일에 한 번씩 소식을 전할 때 비용과 시간적인 측면에서 현실적으로 영상은 쉽지 않죠. 또 텍스트는 ‘메일’이라는 포맷과 ‘연상’이나 ‘가독’ 측면에서도 딱 알맞은 방식이기도 하죠. 두 번째는 정보의 흡수성이에요. 뉴스레터를 구독하시는 분들은 콘텐츠 고관여자, 즉 헤비유저에요. 텍스트는 한 번에 스크리닝하는 게 가능해서 가장 빠르게 많은 정보를 흡수하기 좋다는 점이 있죠.
정 : 저희 역시 만들면서도 많은 고민이 있는데요. 앞서 말씀 주신 것처럼 ‘수요’가 바탕이 되기 때문이에요. 첫 번째는 글을 통해 ‘브랜드를 잘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인데요. 영상은 소비자가 영상에 자기 자신을 투영시키기가 어렵거든요. 글은 읽는 과정에서 필사도, 속도 조절도, 자신의 관점대로 해석할 수 있다는 특징이 현재의 시대 정신과 맞닿아 있다고 생각해요.
두 번째로는 구독자의 ‘불안’이라고 생각해요. ‘트렌드에 뒤처지지 않을까’, ‘모르면 안 되지 않을까’라는 불안한 마음에서 알고자 하는 니즈를 충족하기 위해 브랜드 레터를 발행하는 거죠.
마지막으로 세 번째는 쉬고 싶어서라고 생각해요. 리추얼과 다도 등 하면 좋지만 사는 데에 필수적이지 않은 부분을 ‘쉬어야겠다’라는 이유로 돈과 시간을 소비하며 실행하잖아요. 그런 역설의 간극에서 ‘텍스트만의 여백’을 느끼고 싶어서 소비한다고 생각합니다.
Q4. 구독자는 판매량/발행량은 많을수록 좋은 것인가요? 몇 명, 몇 부가 적정선이라고 생각하세요?
도 : 저희는 두 개의 타깃이 있어요. ‘유료와 무료 구독 둘 다’ 하는 그룹과 ‘무료 구독은 하지만 유료 구독은 안 하는’ 그룹, 이렇게요. 처음 브랜드 레터를 세팅하며 어떻게 두 그룹 모두를 만족시킬지에 대한 고민이 많았고, 그래서 폴인레터라는 브랜드 레터를 제작했어요.
유료 구독 서비스는 구독하기 전까지는 콘텐츠의 가치, 결, 내용, 퀄리티를 체험해 보실 수가 없는데요. 유료 구독자를 이끌어와야 지속가능한 비즈니스가 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허들이 낮은 레터는 유료 콘텐츠의 매력을 미리 경험하실 수 있도록 만드는 역할을 하고 있죠.
또한 아무리 유료 구독을 하시더라도 매일 폴인 서비스에 접속해서 읽는 행동은 쉽지 않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레터는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콘텐츠를 확인하시라는 알림 역할을 합니다. 또한 무료 구독자분들에게는 폴인 콘텐츠 중 하나의 원문을 소개해 드림으로써 폴인 콘텐츠를 경험하시도록 하고 있어요. 무료 구독자가 늘어날수록 자연스럽게 유료 구독으로 전환될 수 있기 때문에, 따로 목표의 상한선은 없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늘리는 걸 목표로 하고 있어요.
Q5. 지속가능한 브랜드 레터/매거진이 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요? 기획, 비즈니스 모델, 인력 등 실질적인 운영과 관련한 노하우를 알려주신다면요?
정 : 가장 중요한 건 브랜드 존재 의미를 명확하게 한 후, 콘텐츠를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것이 확실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러한 기준점 없이 ‘요즘 이게 잘 나간대’ 라거나 ‘다른 데서 이런 것도 하는데?’라고 시작하면 팔로워가 될 수밖에 없더라고요.
아모레퍼시픽은 ‘아름다운 것으로 세상을 더 아름답게’를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저희가 만드는 브랜드 레터는 ‘시대에 영감을 주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런 목표가 기저에 있어야 하고, 레터를 지속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성과 역시 중요하죠. 콘텐츠는 일단 읽혀야 의미가 있기 때문에, 콘텐츠를 어떻게 매력적으로 작성하고 클릭을 유도하게 할 것인지는 그다음 순서인 것 같아요.
최 : 생업으로 20여 년 동안 콘텐츠를 제작하면서 ‘콘텐츠는 시간을 필요로 한다’는 걸 크게 느꼈어요. 한 번에 빵 터지는 건 매우 드물고, 지속가능성은 시간을 축적할 수 있는 인내심이라고 생각해요. 앞서 말씀해 주셨듯이 ‘단순 유행’이 시작점이라면 팀에서도 기다릴 수 있는 인내심이 많이 없어지더라고요. 그렇기 때문에 시간이 필요하다는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하고, 이 지점이 콘텐츠의 지속성에 큰 차이를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Q6. 3, 5년 후 브랜드 레터와 매거진에 대한 관심이 높을까요? 텍스트 콘텐츠의 미래가 궁금합니다.
최 : 물성을 갖고 있는 출판물은 계속되리라 생각해요. 오히려 앞으로 많아질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모든 것이 디지털화 되어가는 세상이기에 손에 잡히는 물리적 감각이 소중해졌어요.
브랜딩은 브랜드 철학과 생각, 관점을 소비자에게 생생하게 전달하는 활동인데, 텍스트 콘텐츠는 그 조건을 충족하기 때문에 사라지지 않으리라 생각해요. 결론은, 오히려 종이에 대한 미래는 밝다는 것입니다. ‘디지털 환경은 우리의 피로감이 지금보다 더 높아졌을 때도 여전히 작동할까?’라는 생각이 들어요.
02 아모레퍼시픽 정아연 부장
Q1. 아모레스토리, 향장, 유행화장 등 다양한 콘텐츠를 발행하는 목적은 무엇인가요?
정 : 1958년부터 발행하고 있는 뷰티 매거진 향장은 단순히 역사와 사실을 기록이 아닌, 각 시대의 정신을 담아온 콘텐츠에요. 그 시대가 정의하는 아름다움을 담고,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해 왔죠. 이러한 맥락과 동일하게 아모레스토리는 스토리 플랫폼으로서, 이 시대의 ‘새로운 아름다움을 만나는 공간’이에요. 매거진과 북, 디지털 플랫폼 등을 통해 아모레퍼시픽이 다양한 콘텐츠 발행을 지속하는 이유는 기업이 가고자 하는 방향이 명확하고, 그 철학을 콘텐츠를 통해 가장 잘 풀 수 있기 때문이에요.
Q2. 이러한 다양한 콘텐츠가 독자 관점에서는 매력적이고 재미있을 것 같아요. 실질적으로 아름다움에 대해서 생각해 보고 여러 뷰티 팁을 얻는 데에도요. 그러나 내부에서는 결국 매출과 역할에 대한 염려가 있지 않나요? 어떻게 내부를 설득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정 : 말씀하신 대로 콘텐츠를 발행한다는 건 정말 많은 비용과 리소스가 드는 일이에요. 다만 기업 브랜딩은 한순간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내부 인원들이 모두 공감하고 있기 때문에, 굉장한 인내심과 의지를 갖고 콘텐츠를 만들고 있습니다. 콘텐츠를 통해 재미와 정보만 드리고 그치는 것이 아닌, 백데이터 등을 보며 콘텐츠를 통한 성과를 가시화하기 위한 노력도 하고 있고, 숫자를 보여드리며 설득하고 있습니다.
Q3. 이렇게 다양한 콘텐츠들은 궁극적으로 아모레퍼시픽 브랜딩에 어떤 도움을 줄까요?
정 : 설화수와 이니스프리 등 아모레퍼시픽의 다양한 브랜드는 굉장히 오랜 시간의 개발 끝에 브랜드와 제품이 세상에 나와요. 마케팅과 캠페인 등 대중에게 직접적으로 알리기 위한 활동도 열심히 하고 있지만, ‘브랜드’ 자체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높일 수 있는 역할은 진정성이 한 자 한 자 담긴 텍스트 콘텐츠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어떤 헤리티지를 가지고 성장하는가’를 보여주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Q4. 브랜드와 관련한 다양한 콘텐츠를 만드는 커리어를 쌓고 싶은 후배들에게 조언해 주신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정 : 실무자 관점으로 말씀드리면, 콘텐츠 기획 이후의 피드백을 챙겨보셨으면 좋겠어요. 구독자 수와 같은 기본적인 데이터도 있겠지만 이외에도 끝까지 읽는지, 70% 정도 읽다가 이탈했다면 왜 그랬는지, 모바일 유저와 웹 유저 비율은 어떻게 되는지 등 구독자의 패턴을 고려하며 고민하면 좋을 것 같아요.
아무리 잘 쓴 브랜드 레터도 3분이면 다 읽고, 평균적으로는 1분 정도 소요되더라고요. 이럴 경우에는 앞단에 하고 싶은 얘기를 빨리하는 것이 하고 싶은 말을 효과적으로 전달 하기에는 유리할 수 있겠죠. 이렇게 운영하며 하나씩 개선해 나가는 것도 중요한 요소인 것 같습니다.
03 최혜진 에디터
Q1. 기업 혹은 브랜드의 가치를 잘 보여줄 수 있는 매거진을 많이 만들어 오셨는데요. 협업할 때 가장 어려운 부분은 무엇인가요?
최 : 역시 각 브랜드의 비용 지출을 결정할 수 있는 의사 결정권자를 설득하기가 가장 어려워요. 이를 설득하기 위해서는 ‘왜 이 프로젝트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답과 숫자가 준비되어 있어야 해요.
브랜드 레터 혹은 매거진을 처음 런칭하며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결국 이 콘텐츠가 놓이는 곳은 콘텐츠 시장이고, 여기에서 다른 매체와도 경쟁해서 살아남을 수 있는 매력을 만드는 것이에요. 같이 경쟁하는 곳은 옆 브랜드의 레터가 아니라 넷플릭스, 영화, 매거진, 웹툰, 책 등인 것이죠. 그런데 브랜드를 매일 마주하는 내부인은 그 객관적인 매력을 느끼기가 힘들어요. 그래서 외부인으로서 브랜드의 매력은 무엇이고, 그 매력을 어떻게 표현할 것인지 설득해야 하는데요.
이 과정에서 브랜드의 본질을 찾아, 다른 것을 걷어 내며 들어가고 또 들어가야 해요. 가구 브랜드 데스커의 미디어 디퍼(differ)를 만들기 위해 ‘책상의 본질’을 파보았어요. 대중들은 대개 ‘책상이 나랑 무슨 상관이야?’라며 치부하기 쉬운데요. 그래서 그에 대한 대답을 만들어야 했죠.
저는 이때 책상이 무엇인지에 대해 깊이 생각했어요. 책상은 비어있는 채로 고객에게 가서, 그 위를 고객이 채우는 과정이 필요하잖아요? 그래서 데스커는 비운 것을 나만의 것으로 채울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고 생각했고, 독자 스스로 자신에 대해 답할 수 있도록 내용을 구성하고 툴 키트를 직접 제작하기까지 했어요. 이렇게 본인이 하고 있는 업을 클라이언트와 구독자가 본질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얘기하고 설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2. 하지만 이렇게 설득을 잘함에도 불구하고 발행이 중단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한데요, 이러한 상황에서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려면 어떤 게 가장 중요할까요?
최 : 저는 이 질문의 전제를 다시 생각하며 ‘모든 브랜드 매거진이 영원히 있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드리고 싶은데요. 매거진은 당시 기업과 브랜드가 해결해야 하는 것을 해결하는 방법 중 하나였고, 그 문제가 해결 됐다면 종료되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생각해요. 구독자 입장에서는 아쉬울 수 있겠지만요. 그리고 이러한 콘텐츠는 기업 마케팅 범위 안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태생적인, 본질적인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무엇보다 왜 만드는지에 대한 고민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야 목표 달성 여부와 이 프로젝트를 언제까지 유지할지 판단할 수 있거든요.
Q3. 브랜드와 관련한 다양한 콘텐츠를 만드는 커리어를 쌓고 싶은 후배들에게 조언해 주신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최 : 두 가지가 있는데요. 에디터는 결국 자기 관점으로 해석된 버전을 들려주는 사람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누구에게나 오는 정보가 나를 거치면 어떻게 해석되는가가 핵심이에요.
첫 번째는 나만의 정의를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 관점 안에서 정보들을 소화해야 하기 때문이죠. 평소에는 관점을 의식하고 질문을 스스로 던진다는 것이 습관이 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힘든데요. 하지만 표현이 거칠고 맘에 들지 안 들더라도 계속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는 정보 홍수의 시대이기에 내가 찾아볼 수 있는 형태로 아카이빙 할 수 있는 나만의 시스템이 필요해요. 에디터로서 굉장히 많은 인풋을 받을 텐데, 이걸 어떻게 받아들이고 정리할지 시스템이 없으면 힘들어요. 저를 예로 들자면 저는 제가 밑줄 그은 것들을 모은 문서가 있어요. 8년 정도 모은 A4 용지 1,100장의 분량인데요. 기획에 필요한 키워드가 그 안에 다 있는 셈이죠. 그래서 저는 새로운 콘텐츠를 제작할 때 이 문서에서 관련 단어를 검색해요. ‘우정’에 대한 키워드를 검색했을 때 자기계발서/시/인문서 등 각 매체를 통한 표현이 다 달라요. 저는 이 키워드를 새롭게 연결하는 것이 창작의 근원인 것이죠. 결국 지금은 아카이브의 시대이고, 시간이 지날 수록 이러한 쌓임의 힘은 더해진다고 믿습니다.
04 폴인 도헌정 팀장
Q1. 폴인은 아티클, 세미나, 비디오 등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를 만들고 있는데요. 어떠한 기준으로 콘텐츠를 분류하고 제작하고 있으신가요?
도 : 폴인은 직장인을 대상으로 하는 콘텐츠 서비스 중에서 가장 다양한 콘텐츠를 만든다고 할 수 있어요. 우선적으로는 링커 (폴인과 함께한 연사분들을 칭하는 명칭) 분들의 성격과 성향에 따라 콘텐츠 형태를 고민하고 제작해요. 언제 어디서든 인사이트를 확인할 수 있는 아티클을 시작으로, 온오프라인으로 쌍방향 소통이 가능한 세미나를 시작했죠. 실제로 폴인은 모르지만 연사 강의는 듣기 위해 가입하셨다가 신규 구독자가 되신 분도 있습니다.
그리고 영상의 시대에 발맞추기 위해 비디오를 추가로 하고 있는데요. 그중에서 일을 통해 자신만의 길을 만든 사람들을 인터뷰한 ‘워큐멘터리’라는 콘텐츠가 반응이 좋았어요. 영상의 장점인 보다 생동감을 살려, 만나기 어려운 인지도 높은 분들을 실제로 만나는 느낌을 줄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Q2. 브랜드 레터나 콘텐츠의 오픈율과 열독율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 궁금합니다.
도 : 우선 치열한 기획 회의가 필요합니다. 에디터가 아이템을 가져오면 폴인에 맞는 콘텐츠인지 먼저 판단하죠. 예를 들어 가수 윤종신 씨가 나올 때는 음악 이야기도 좋지만, ‘일에 진심인 사람들을 위한 곳’인 폴인답게 해석하기 위해 음악보다는 그의 커리어로 콘텐츠를 접근합니다. 어떤 분이 와도 커리어 성장을 위한 노력, 태도 등의 관점으로 접근하는 폴인스러운 기획이 핵심입니다.
섭외도 중요한 부분 중 하나인데요. 저희 PD님들이 아침저녁 문안 인사를 드리는 것이 섭외 비결 중 하나에요. (웃음)
Q3. 그렇다면 기획 회의에서 나오는 다양한 주제 중 팀장님과 팀원들, 그리고 팀원들끼리 의견이 엇갈리는 경우에는 어떻게 정하시나요?
도 : 정말 많은 방법을 시도해 보고 있습니다. (웃음) 다수결로 정할 때도 있었고요, 대개는 이야기를 통해 풀어요. 한 번은 제가 설득이 되지 않아 인터뷰를 진행하지 않았는데, 그분이 다른 채널에서 잘됐을 때 반성한 적도 있어요. 몰라뵈었구나 하고요. 콘텐츠는 뚜껑을 열기 전까지 흥할지 망할지 알 수가 없어요. 연차가 높다고 해서 답을 알 수 없는 거죠. 그래서 구성원들의 많은 기획과 폴인다운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4. 브랜드와 관련한 다양한 콘텐츠를 만드는 커리어를 쌓고 싶은 후배들에게 조언해 주신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도 : 저 역시 텍스트를 잘하는 사람이 이외의 것을 잘한다고 생각합니다. 영상을 만들더라도 텍스트를 중심으로 이야기 구조와 편집력이 달라지기 때문이죠. 다소 뻔할 수 있지만, 텍스트를 많이 보시라고 말씀 드리고 싶어요.
저희는 브랜드 레터를 만들 때 가장 중요시하는 건 밀도에요. 한 글자라도 쓸데없는, 불필요한 글자가 들어가지 않게 하는 것이죠. 나의 생각을 장황하게 설명하는 텍스트 밭이 되지 않도록 많이 쳐내는 편인데요. 그래서 폴인 레터는 코너별로 글자 수 제한이 있어요. 이렇게 쳐내는 연습 또한 편집력을 끌어 올리시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05 현장 Q&A
Q1.폴인 레터를 통해 유료로 전환되는 사례가 실제로 있나요? 그리고 구독만큼 쉬운 것이 구독 취소인데요. 구독자가 취소하지 않도록 하고 계신 노력도 궁금합니다.
도 : 저희는 매주 폴인 레터에서 피드백을 받고 있어요. 폴인 레터를 구독하다가 유료로 전환됐다는 피드백이 종종 들어 오고 있어, 우리 폴인 레터가 무료 구독에서 유료 구독으로 전환되는 지점에서 잘 작용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결국 콘텐츠에 대한 만족도가 있어야 결제로 전환하기 때문에, 이를 위한 콘텐츠 큐레이션을 어떻게 해야 할지 많이 고민해요. 최근엔 조금 더 트렌디해지고자 하는 내외부의 니즈에 맞추어 리브랜딩을 하기도 했는데요. 리브랜딩을 통해 콘텐츠 퀄리티도 중요하지만, 그를 감싸고 있는 디자인과 마케팅이 중요하다는 걸 깨닫게 되었어요.
그리고 해지율은 데이터로 보고 있어요. 유료 결제로 끌어당기는 것은 어렵지만, 일단 콘텐츠로 만족시키면 해지율은 방어가 되는 편이에요. 최근에는 해지하신 구독자분들을 대상으로 전화로 설문 조사까지 할 정도로 왜 해지하시는지 궁금증을 풀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요. 주신 답변을 바탕으로, 실현 가능한 것부터 하나씩 서비스에 반영하고 있습니다.
Q2. 신입 에디터로서 업을 오래 지속하고 싶은데, 어떤 방향으로 성장해야 할지 궁금합니다.
최 :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에디터들이 있어요. 일반 사람들은 모르지만 업계 사람들이 아는 에디터, 글은 잘 못 쓰지만 프로젝트를 기획하는 걸 잘하는 에디터 등 중요한 건 결국 자기 자신이 어떤 에디터인지 스스로 묻는 것이에요. 어떤 일을 꾸준히, 오랫동안 한다는 건 결국 나에게 자연스러워야 가능하니까요. 중간중간 흔들릴 수는 있지만, 내가 이 일을 정말 하고 싶은 것이 맞는지 자신에게 물어보는 건 사실 모든 직업인이 맞닥뜨리는 본질적인 질문이죠. 결국 내가 나로서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일이 뭔지 스스로 고민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3. 초기 폴인은 페이퍼 제작과 오프라인 콘텐츠를 진행하다가 지금은 세미나와 같은 콘텐츠를 통해 쌍방향으로 소통하는 장을 마련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이렇게 콘텐츠를 없애기도 새로이 만드는 것을 어떤 목적과 기준으로 전개하시는지 궁금합니다.
도 : 놓쳤을 때 아쉬움이 남는 콘텐츠에 대한 기획을 하려고 합니다. 사실 한 달에 두 번씩 하는 세미나는 계속할수록 챌린저블해요. 세미나를 통해 많은 연사분을 모시다 보니, 아직 모시지 못한 분들의 섭외와 콘텐츠 기획에 힘이 드는데요. 세미나를 통해 폴인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구독자를 유치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요. 그리고 폴인을 빅브랜드로 키우기 위해서는 세미나와 같은 규모 있는 행사로 보다 더 많은 대중을 만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죠. 이 과정에서 저희가 모든 콘텐츠를 잘할 수는 없기 때문에 결국 많은 분이 폴인을 경험할 수 있는 방향으로 선택과 집중을 하며 콘텐츠를 운영 관리하고 있습니다.
Q4. 아모레퍼시픽은 팝업과 같은 오프라인 행사를 통해 더 많은 고객과 소통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앞으로 콘텐츠와 오프라인의 시너지는 어떻게 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정 : 아모레퍼시픽이 생각하는 지금의 시대정신은 ‘나다운 아름다움’이라고 생각해요. 그렇기 때문에 저희가 ‘아름다움’을 정의해서 전달해 드리면, 그것은 모순인 것이죠. 그래서 고객의 언어로 직접 자신의 아름다움에 대한 정의를 내리기 위해, ‘뉴뷰티 캠페인’을 통해 길거리에서 1천 명 이상의 고객분을 만나 인터뷰를 했어요. 그리고 인터뷰 내용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아모레 성수에서 해당 콘텐츠로 전시했어요. 실제로 인터뷰하신 분들이 방문하셔서 이야기도 나누고 많은 분이 찾아주셨는데요. 그때 일방적으로 단순히 영감을 드리기만 하는 게 아니라, 고객분들과 주고받으며 이 시대의 영감을 공유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모레스토리는 ‘시대에 영감을 줄 수 있는 새로운 아름다움을 만드는 공간으로써 앞으로도 고객분들의 목소리를 들으며 오프라인에서 지속해서 소통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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