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8년간 1,000여 개의 브랜드의 스토리를 발굴해 온 국내 최대 브랜드 커뮤니티, 비마이비.
비마이비는 하나의 브랜드를 깊이 다루거나, 하나의 주제를 넓게 다루며 브랜드를 큐레이션하고, 사람을 만나고, 매월 이달의브랜드를 선정합니다.
이번 주의 마이비레터에서는 일상 속의 가장 사소한 물건이 어떻게 하나의 브랜드로 자리 잡을 수 있었는지, 그 이야기를 다룹니다. 탄탄한 기능을 기반으로 즐거움을 소비할 수 있도록 만든 스크럽 대디의 이야기를 함께 알아 보아요.

신제품을 사기 위해 새벽부터 오픈런을 하고, 줄을 서서 브랜드의 팝업스토어를 구경하는 것을 우리는 더 이상 ‘유별나다’라고 표현하지 않습니다. 의류부터 가구, 텀블러까지, 내가 사용하는 브랜드가 나를 표현하는 개성이 되는 시대에 살고 있으니까요.
여기 한 브랜드 역시 팬덤이라 부를 만한 두터운 팬층을 보유하고 있어요! 올해 열린 팝업스토어에는 일주일 간 5만 명이 방문했고, 틱톡 채널의 팔로워는 400만이 넘습니다. 놀라운 점은 이 브랜드가 파는 제품이 수세미라는 거예요. 바로 ‘스크럽 대디’입니다.
수세미가 뭐길래? 누군가는 이렇게 물을 수도 있어요. 수세미는 설거지를 도와주는 보조적이고 값싼 제품으로만 인식되어 왔으니까요. 스크럽 대디는 이 질문에 정면으로 반박했습니다. 작은 수세미 하나로 설거지를 해치워야 하는 가사노동에서 일상 속 즐거운 경험으로 바꾸었죠. 차량 청소용 스펀지에서 시작해 75개국에 수출하기까지, 브랜딩의 힘을 보여준 스크럽 대디의 여정을 지금부터 소개해 볼게요.

01 쓸모가 있다면 필요를 찾아라
스크럽 대디의 창업자 애런 크라우스는 발명가이자 사업가입니다. 대학 졸업 후 세차 사업을 시작한 애런은 반복되는 일을 어떻게 더 쉽게 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고 해요. 차에 광택을 내기 위한 버핑패드가 차에 흠집을 내자 원판 전체를 덮는 새 버핑패드를 개발해 큰 매출을 올리기도 했죠. 이처럼 그는 불편함을 느끼면 적극적으로 해결 방법을 찾고 연구해 새로운 발명품을 만들었습니다. 스크럽 대디의 수세미 역시 이때 만들어졌어요.

자신이 발명한 버핑 패드를 사용하는 애런 / 자료 출처 애런 크라우스
매일 기계를 만져 기름으로 엉망이 된 손을 지우기 힘들었던 그는 특수 가공된 스펀지를 만들기로 결심합니다. 기름때를 지우기 쉽도록 한 거친 표면에, 편히 쥘 수 있도록 두 개의 구멍을 뚫고 ‘스크럽 대디’라고 이름 지었어요. 하지만 애런의 예상과 달리 굳이 손 씻는 수세미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작업자들은 스크럽 대디에 관심이 없었습니다.
몇 년 뒤, 잊고 있던 스크럽 대디를 꺼내 가구를 닦던 애런은 설거지할 때 사용하면 좋겠다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렸어요. 그러고는 곧장 여러 식기를 닦아보며 제품을 업그레이드했습니다. 수세미가 손에서 미끄러지자 이를 방지하기 위해 웃는 모양의 칼집을 냈고, 지금의 수세미 모양을 만들었어요. 뛰어난 성능을 가지고 있었으나 팔리지 못했던 제품을 필요로 하는 시장을 마침내 찾아낸 거예요. 쓸모에 확신을 갖고 새로운 문제 해결 상황을 찾은 애런의 발명가적 태도가 돋보이는 순간이었습니다.
02 팬덤을 가진 수세미
수세미에 팬덤이 있다는 것, 그 자체로 상당히 흥미로워요. 대표적으로 3M의 스카치 브라이트 혹은 기존 브랜드에서 선보인 수세미가 아닌 이상, 수세미는 특정 브랜드 제품이 아닌 그저 값싸고 잘 닦이면 끝인 청소 도구에 불과했으니까요. 스크럽 대디가 성공할 수 있었던 건 수세미가 청소용 소모품에 불과하다는 청소 용품의 편견에서 벗어나, 기능이라는 핵심 요소를 정직하게 따름과 동시에 기존의 수세미에는 없었던 감성이라는 새로운 가치를 부여했기 때문입니다.

구멍을 통해 손쉽게 숟가락을 닦는 모습 / 자료 출처 스크럽 대디
물의 온도에 따라 굳기가 변하는 ‘플렉스 텍스처(FlexTexture)’ 기술은 스크럽 대디의 핵심이에요. 이 덕분에 차가운 물에서는 눌어붙은 소스를 쉽게 긁어내고, 따뜻한 물에서는 부드럽게 그릇을 닦을 수 있습니다. 눈과 입 모양의 구멍은 식기를 단단히 잡을 수 있도록 도와줘요. 청소용품의 본질인 강력하고 편리한 세정력은 스크럽 대디가 시장에서 팔리는 밑거름이 되었죠.

수염 달린 스크럽 엉클 / 자료 출처 스크럽 대디 틱톡
스크럽 대디의 재구매율은 70%가 넘어요. 스크럽 대디 이용자들은 제품을 사용하는 동시에 브랜드의 팬으로서 자발적으로 콘텐츠를 제작하기도 합니다. 스크럽 대디는 브랜드 초기부터 SNS를 통해 소비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해왔어요. 브랜드가 되기 위해서는 단순한 기능을 넘어선 이야기와 소통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거예요. 이를테면 스크럽엉클(ScrubUncle)을 찾는 고객 댓글과 함께 턱수염을 그린 수세미를 보여주는 식이죠. 현재 스크럽 대디의 공식 틱톡 계정의 팔로워는 무려 450만이 넘습니다.

스크럽 대디 진품을 찾고자 하는 소비자들 / 자료 출처 유튜브 캡처
감성적인 디자인과 성능에 빠진 고객들 역시 자발적으로 바이럴 영상을 제작하기 시작했어요. 유튜브에 올라온 ‘스크럽 대디 가품과 진품 구별법’ 숏폼 영상은 480만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소비자들은 제품을 즐겁게 사용하고 영상을 제작하며 자연스럽게 브랜드에 애착을 갖게 되었죠.
03 취향을 표현하는 아이템이 되다
Smile While You Scrub! 스크럽 대디의 브랜드 철학이자, ‘스마일 수세미’로서 세계적인 브랜드가 될 수 있었던 이유에요.
스크럽 대디의 성공은 가치소비를 중시하는 MZ세대의 성향과도 맞물려 있어요. 웃는 얼굴 모양과 알록달록한 색은 스크럽 대디의 상징인데요. 이러한 감성적인 디자인은 MZ세대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았어요.

알록달록한 색상의 스크럽 대디 제품들 / 자료 출처 스크럽 대디
무작정 저렴한 제품을 구매하기보다, 이왕이면 귀엽고 보기 좋은 제품을 선호하는 MZ세대의 경험 중심 소비가 청소용품 시장에까지 이어진 건데요. 주방도 나 자신의 소중한 공간이기 때문에, 수세미도 취향을 표현하는 인테리어의 일부가 된 거죠.
덕분에 스크럽 대디는 4050 주부층이 주 타깃이었던 기존 청소용품 시장에서 벗어나 MZ세대에서의 입소문을 타며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모든 제품은 실용성은 물론 감성적인 즐거움을 함께 고려해 개발되며, 기능 중심의 청소용품 카테고리에 ‘개성과 유쾌함’이라는 새로운 관점을 불어넣었어요. 설거지를 해치워야 하는 집안일에서 즐거운 경험으로 바꾼 거예요.
04 글로벌 브랜드로의 도약, 세심한 현지화
글로벌 시장으로 눈을 돌린 스크럽 대디가 새롭게 주목한 시장은 바로 한국입니다. 올해 초 한국 전용 디자인 제품 ‘복주머니 새해 에디션’을 출시했으며 서울과 부산에서 열린 팝업스토어에는 각각 5만 명 이상과 3만 명 이상, 도합 8만 명이 넘는 방문객이 찾았어요.

팝업스토어를 즐기는 방문객들 / 자료 출처 스크럽 대디 인스타그램
나만의 커스텀 제품을 좋아하는 니즈를 반영해 지비츠와 키링 등 그간 선보인 적 없는 굿즈를 제작하고, 형형색색의 수세미를 진열해 고르는 재미를 선사했습니다. 새로운 제품을 직접 경험하길 즐기고 SNS를 통해 빠르게 전파하는 한국 MZ 세대의 참여 문화를, 스크럽 대디의 감성적인 특징과 결합한 거예요.


말풍선 모양의 마! & 롯데 자이언츠와 협업한 글러브 모양의 스크럽 대디 / 자료 출처 스크럽 대디 인스타그램
특히 부산 팝업스토어에서의 동백꽃과 오징어, 부산 사투리 ‘마!’ 모양의 한정판 제품이 화제를 모았는데요. 부산의 대표 브랜드인 ‘삼진어묵’, ‘롯데 자이언츠’와 협업한 제품들은 추가 발주를 진행할 정도로 큰 인기였습니다.
스크럽 대디의 핵심 전략은 ‘세심한 현지화’ 였어요. 수도권을 넘어 지역 도시에 직접 진출하는, 글로벌 브랜드로서는 다소 이례적인 행보였기에 문화적 특성과 소비자들의 취향을 더욱 깊이 파고들었습니다. 아시아 시장의 첫 걸음이 성공적으로 자리잡을 수 있었던 이유죠.
05 일상의 가장 작은 곳에서 미래를 만들다
청소 용품이 브랜딩의 돌풍이자 다음 산업의 주자가 될 수 있을까요? 스크럽 대디는 그 답을 가장 유쾌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팬대믹 이후, 위생은 기본값이 되고 주방과 욕실의 제품도 이제는 더욱 편리해지는 동시에 전문적이어지고, 디자인과 감성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의 쿼시(Quash)가 하나의 예이죠. 글로벌 홈케어 시장은 연평균 4~5%씩 확대 중이고, MZ세대는 집안일을 ‘나를 위한 리추얼’ 중 하나로 보고 있습니다. 마치 조명을 사고 의자를 사서 꾸며왔던 것처럼요. 청소 용품과 설거지 용품 역시 필수재에서 ‘취향재’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블루랜드가 친환경 리필 세제를 더 핑크스터프는 보이는 청소를 콘텐츠로 만들었다면 스크럽 대디는 스마일이라는 감정으로 산업을 재해석했습니다. 웃는 얼굴을 가진 수세미 하나로 ‘청소 도구’를 ‘즐거운 경험’으로 전환시킨 것이죠. 기술을 기반으로 태도와 인식의 전환을 이루어 냈습니다.
스크럽 대디의 다음은 어디일까요? 세차 용품에서 시작해, 설거지용 수세미로 그리고 다양한 용처에서 사용할 수 있는 수세미로. 어쩌면 이후에는 브러시나 세제, 수납 등으로 확장하며 청소 산업 전반의 경험을 즐거움으로 만드는 일을 할지도 모른다는 조심스러운 생각을 해봅니다. 여기에 친환경 소재나 지속가능한 공정을 더하면 유쾌함에 책임감을 더한 새로운 표준을 만들 수도 있겠죠. 일상의 가장 작은 루틴에서 브랜드의 가능성을 공고히 한 스크럽 대디. 스크럽 대디는 설거지를 대하는 태도에서 더 나아가, 앞으로는 ‘일상을 소비하는 방식’을 새롭게 정의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의 레터가 요약되어 있는 my no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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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보면 좋을, 작은 것을 큰 경험으로 만드는 브랜드
여기에도 브랜드가?
👉🏻 #175 어디에 내놓아도 자랑스러운 소재 역시, 브랜드입니다.
👉🏻 #149 경험은 어디에나 있었다. 과학에도 브랜드에도
📕비마이비 그리고 생활변화관측소와 미리 보는 2026년도 트렌드📕

끝없이 ‘우리’를 이야기하던 시대에서
‘나’를 주어로 이야기하는 시대가 된 지난 10년.
그 변화의 흐름을 빅데이터 기반으로 분석하고 트렌드를 기록해 온 생활변화관측소의 <트렌드 노트> 시리즈가 올해로 1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AI 기술이 일상 속으로 깊이 들어오며, 우리가 접하는 정보의 양은 폭발적으로 늘어난 지금.
브랜드는 무엇을 보고,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요?
브랜드가 주목해야 할 트렌드, 브랜드가 활용해야 할 트렌드를 함께 이야기하는 자리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 일시 : 10/30 목, 19:30 ~ 21:10
📍 장소 : 비마이비 도산 스페이스(강남구 언주로 727 트리스빌딩 2층)
📍 연사 : 박현영(저자, 생활변화관측소 소장)
📍 참가비 : 19,000원
참가해주신 모든 분들께 20,000원 상당의 도서 <2026 트렌드 노트> 1권을 선물로 드립니다
👉 신청하러 가기
💡고민과 꾸준함의 상징, 새벽 2시 50분💡

새벽 2시 50분까지 마감을 앞두고 고민에 빠져 있을 9인의 콘텐츠 기획자들.
마이비레터가 250호를 맞이하여 그동안 꾸준히 달려온 2,129일을 축하하고 기념하고자, 하나의 콘텐츠를 완성하기 위해 끈질기게 고민한 순간을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그 아이디어를 실제 콘텐츠로 만드는 일련의 과정 그리고 그 뒤에 숨겨진 수많은 실패와 고민을 묻고 답합니다.
영향력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9인은 과연 어떤 고민과 마음으로 오늘도 묵묵히 콘텐츠를 기획하고 만들고 있을까요?
위 배너를 클릭하여 마이비레터 250호에서 그 이야기를 만나 보세요!
<콘텐츠 전문가 9명>
컨셉진 | 김경희 편집장
북스톤 | 김은경 대표
코스모폴리탄 | 김주연 편집장
아침 | 남도연 에디터
폴인 | 도헌정 팀장
일러스트레이터 | 설동주 작가
시티호퍼스 | 이동진 대표
매거진 C | 전은경 디렉터
에피케 | 홍유진 대표
* 이름의 ㄱㄴㄷ순
my B letter의 본문과 큐레이션을 포함, 비마이비의 모든 콘텐츠의 저작권은 비마이비에게 있습니다.
<비마이비의 모든 콘텐츠 자산의 무단 사용 및 사전에 합의되지 않은 콘텐츠의 활용을 금지합니다>

지난 8년간 1,000여 개의 브랜드의 스토리를 발굴해 온 국내 최대 브랜드 커뮤니티, 비마이비. 비마이비는 하나의 브랜드를 깊이 다루거나, 하나의 주제를 넓게 다루며 브랜드를 큐레이션하고, 사람을 만나고, 매월 이달의브랜드를 선정합니다.
이번 주의 마이비레터에서는 일상 속의 가장 사소한 물건이 어떻게 하나의 브랜드로 자리 잡을 수 있었는지, 그 이야기를 다룹니다. 탄탄한 기능을 기반으로 즐거움을 소비할 수 있도록 만든 스크럽 대디의 이야기를 함께 알아 보아요.
신제품을 사기 위해 새벽부터 오픈런을 하고, 줄을 서서 브랜드의 팝업스토어를 구경하는 것을 우리는 더 이상 ‘유별나다’라고 표현하지 않습니다. 의류부터 가구, 텀블러까지, 내가 사용하는 브랜드가 나를 표현하는 개성이 되는 시대에 살고 있으니까요.
여기 한 브랜드 역시 팬덤이라 부를 만한 두터운 팬층을 보유하고 있어요! 올해 열린 팝업스토어에는 일주일 간 5만 명이 방문했고, 틱톡 채널의 팔로워는 400만이 넘습니다. 놀라운 점은 이 브랜드가 파는 제품이 수세미라는 거예요. 바로 ‘스크럽 대디’입니다.
수세미가 뭐길래? 누군가는 이렇게 물을 수도 있어요. 수세미는 설거지를 도와주는 보조적이고 값싼 제품으로만 인식되어 왔으니까요. 스크럽 대디는 이 질문에 정면으로 반박했습니다. 작은 수세미 하나로 설거지를 해치워야 하는 가사노동에서 일상 속 즐거운 경험으로 바꾸었죠. 차량 청소용 스펀지에서 시작해 75개국에 수출하기까지, 브랜딩의 힘을 보여준 스크럽 대디의 여정을 지금부터 소개해 볼게요.
01 쓸모가 있다면 필요를 찾아라
스크럽 대디의 창업자 애런 크라우스는 발명가이자 사업가입니다. 대학 졸업 후 세차 사업을 시작한 애런은 반복되는 일을 어떻게 더 쉽게 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고 해요. 차에 광택을 내기 위한 버핑패드가 차에 흠집을 내자 원판 전체를 덮는 새 버핑패드를 개발해 큰 매출을 올리기도 했죠. 이처럼 그는 불편함을 느끼면 적극적으로 해결 방법을 찾고 연구해 새로운 발명품을 만들었습니다. 스크럽 대디의 수세미 역시 이때 만들어졌어요.
자신이 발명한 버핑 패드를 사용하는 애런 / 자료 출처 애런 크라우스
매일 기계를 만져 기름으로 엉망이 된 손을 지우기 힘들었던 그는 특수 가공된 스펀지를 만들기로 결심합니다. 기름때를 지우기 쉽도록 한 거친 표면에, 편히 쥘 수 있도록 두 개의 구멍을 뚫고 ‘스크럽 대디’라고 이름 지었어요. 하지만 애런의 예상과 달리 굳이 손 씻는 수세미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작업자들은 스크럽 대디에 관심이 없었습니다.
몇 년 뒤, 잊고 있던 스크럽 대디를 꺼내 가구를 닦던 애런은 설거지할 때 사용하면 좋겠다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렸어요. 그러고는 곧장 여러 식기를 닦아보며 제품을 업그레이드했습니다. 수세미가 손에서 미끄러지자 이를 방지하기 위해 웃는 모양의 칼집을 냈고, 지금의 수세미 모양을 만들었어요. 뛰어난 성능을 가지고 있었으나 팔리지 못했던 제품을 필요로 하는 시장을 마침내 찾아낸 거예요. 쓸모에 확신을 갖고 새로운 문제 해결 상황을 찾은 애런의 발명가적 태도가 돋보이는 순간이었습니다.
02 팬덤을 가진 수세미
수세미에 팬덤이 있다는 것, 그 자체로 상당히 흥미로워요. 대표적으로 3M의 스카치 브라이트 혹은 기존 브랜드에서 선보인 수세미가 아닌 이상, 수세미는 특정 브랜드 제품이 아닌 그저 값싸고 잘 닦이면 끝인 청소 도구에 불과했으니까요. 스크럽 대디가 성공할 수 있었던 건 수세미가 청소용 소모품에 불과하다는 청소 용품의 편견에서 벗어나, 기능이라는 핵심 요소를 정직하게 따름과 동시에 기존의 수세미에는 없었던 감성이라는 새로운 가치를 부여했기 때문입니다.
구멍을 통해 손쉽게 숟가락을 닦는 모습 / 자료 출처 스크럽 대디
물의 온도에 따라 굳기가 변하는 ‘플렉스 텍스처(FlexTexture)’ 기술은 스크럽 대디의 핵심이에요. 이 덕분에 차가운 물에서는 눌어붙은 소스를 쉽게 긁어내고, 따뜻한 물에서는 부드럽게 그릇을 닦을 수 있습니다. 눈과 입 모양의 구멍은 식기를 단단히 잡을 수 있도록 도와줘요. 청소용품의 본질인 강력하고 편리한 세정력은 스크럽 대디가 시장에서 팔리는 밑거름이 되었죠.
수염 달린 스크럽 엉클 / 자료 출처 스크럽 대디 틱톡
스크럽 대디의 재구매율은 70%가 넘어요. 스크럽 대디 이용자들은 제품을 사용하는 동시에 브랜드의 팬으로서 자발적으로 콘텐츠를 제작하기도 합니다. 스크럽 대디는 브랜드 초기부터 SNS를 통해 소비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해왔어요. 브랜드가 되기 위해서는 단순한 기능을 넘어선 이야기와 소통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거예요. 이를테면 스크럽엉클(ScrubUncle)을 찾는 고객 댓글과 함께 턱수염을 그린 수세미를 보여주는 식이죠. 현재 스크럽 대디의 공식 틱톡 계정의 팔로워는 무려 450만이 넘습니다.
스크럽 대디 진품을 찾고자 하는 소비자들 / 자료 출처 유튜브 캡처
감성적인 디자인과 성능에 빠진 고객들 역시 자발적으로 바이럴 영상을 제작하기 시작했어요. 유튜브에 올라온 ‘스크럽 대디 가품과 진품 구별법’ 숏폼 영상은 480만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소비자들은 제품을 즐겁게 사용하고 영상을 제작하며 자연스럽게 브랜드에 애착을 갖게 되었죠.
03 취향을 표현하는 아이템이 되다
Smile While You Scrub! 스크럽 대디의 브랜드 철학이자, ‘스마일 수세미’로서 세계적인 브랜드가 될 수 있었던 이유에요.
스크럽 대디의 성공은 가치소비를 중시하는 MZ세대의 성향과도 맞물려 있어요. 웃는 얼굴 모양과 알록달록한 색은 스크럽 대디의 상징인데요. 이러한 감성적인 디자인은 MZ세대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았어요.
알록달록한 색상의 스크럽 대디 제품들 / 자료 출처 스크럽 대디
무작정 저렴한 제품을 구매하기보다, 이왕이면 귀엽고 보기 좋은 제품을 선호하는 MZ세대의 경험 중심 소비가 청소용품 시장에까지 이어진 건데요. 주방도 나 자신의 소중한 공간이기 때문에, 수세미도 취향을 표현하는 인테리어의 일부가 된 거죠.
덕분에 스크럽 대디는 4050 주부층이 주 타깃이었던 기존 청소용품 시장에서 벗어나 MZ세대에서의 입소문을 타며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모든 제품은 실용성은 물론 감성적인 즐거움을 함께 고려해 개발되며, 기능 중심의 청소용품 카테고리에 ‘개성과 유쾌함’이라는 새로운 관점을 불어넣었어요. 설거지를 해치워야 하는 집안일에서 즐거운 경험으로 바꾼 거예요.
04 글로벌 브랜드로의 도약, 세심한 현지화
글로벌 시장으로 눈을 돌린 스크럽 대디가 새롭게 주목한 시장은 바로 한국입니다. 올해 초 한국 전용 디자인 제품 ‘복주머니 새해 에디션’을 출시했으며 서울과 부산에서 열린 팝업스토어에는 각각 5만 명 이상과 3만 명 이상, 도합 8만 명이 넘는 방문객이 찾았어요.
팝업스토어를 즐기는 방문객들 / 자료 출처 스크럽 대디 인스타그램
나만의 커스텀 제품을 좋아하는 니즈를 반영해 지비츠와 키링 등 그간 선보인 적 없는 굿즈를 제작하고, 형형색색의 수세미를 진열해 고르는 재미를 선사했습니다. 새로운 제품을 직접 경험하길 즐기고 SNS를 통해 빠르게 전파하는 한국 MZ 세대의 참여 문화를, 스크럽 대디의 감성적인 특징과 결합한 거예요.
말풍선 모양의 마! & 롯데 자이언츠와 협업한 글러브 모양의 스크럽 대디 / 자료 출처 스크럽 대디 인스타그램
특히 부산 팝업스토어에서의 동백꽃과 오징어, 부산 사투리 ‘마!’ 모양의 한정판 제품이 화제를 모았는데요. 부산의 대표 브랜드인 ‘삼진어묵’, ‘롯데 자이언츠’와 협업한 제품들은 추가 발주를 진행할 정도로 큰 인기였습니다.
스크럽 대디의 핵심 전략은 ‘세심한 현지화’ 였어요. 수도권을 넘어 지역 도시에 직접 진출하는, 글로벌 브랜드로서는 다소 이례적인 행보였기에 문화적 특성과 소비자들의 취향을 더욱 깊이 파고들었습니다. 아시아 시장의 첫 걸음이 성공적으로 자리잡을 수 있었던 이유죠.
05 일상의 가장 작은 곳에서 미래를 만들다
청소 용품이 브랜딩의 돌풍이자 다음 산업의 주자가 될 수 있을까요? 스크럽 대디는 그 답을 가장 유쾌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팬대믹 이후, 위생은 기본값이 되고 주방과 욕실의 제품도 이제는 더욱 편리해지는 동시에 전문적이어지고, 디자인과 감성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의 쿼시(Quash)가 하나의 예이죠. 글로벌 홈케어 시장은 연평균 4~5%씩 확대 중이고, MZ세대는 집안일을 ‘나를 위한 리추얼’ 중 하나로 보고 있습니다. 마치 조명을 사고 의자를 사서 꾸며왔던 것처럼요. 청소 용품과 설거지 용품 역시 필수재에서 ‘취향재’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블루랜드가 친환경 리필 세제를 더 핑크스터프는 보이는 청소를 콘텐츠로 만들었다면 스크럽 대디는 스마일이라는 감정으로 산업을 재해석했습니다. 웃는 얼굴을 가진 수세미 하나로 ‘청소 도구’를 ‘즐거운 경험’으로 전환시킨 것이죠. 기술을 기반으로 태도와 인식의 전환을 이루어 냈습니다.
스크럽 대디의 다음은 어디일까요? 세차 용품에서 시작해, 설거지용 수세미로 그리고 다양한 용처에서 사용할 수 있는 수세미로. 어쩌면 이후에는 브러시나 세제, 수납 등으로 확장하며 청소 산업 전반의 경험을 즐거움으로 만드는 일을 할지도 모른다는 조심스러운 생각을 해봅니다. 여기에 친환경 소재나 지속가능한 공정을 더하면 유쾌함에 책임감을 더한 새로운 표준을 만들 수도 있겠죠. 일상의 가장 작은 루틴에서 브랜드의 가능성을 공고히 한 스크럽 대디. 스크럽 대디는 설거지를 대하는 태도에서 더 나아가, 앞으로는 ‘일상을 소비하는 방식’을 새롭게 정의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의 레터가 요약되어 있는 my note💡
아래 my note를 클릭해 큰 이미지로 확인하고 마음껏 저장하세요!
💡함께 보면 좋을, 작은 것을 큰 경험으로 만드는 브랜드
여기에도 브랜드가?
👉🏻 #175 어디에 내놓아도 자랑스러운 소재 역시, 브랜드입니다.
👉🏻 #149 경험은 어디에나 있었다. 과학에도 브랜드에도
📕비마이비 그리고 생활변화관측소와 미리 보는 2026년도 트렌드📕
끝없이 ‘우리’를 이야기하던 시대에서
‘나’를 주어로 이야기하는 시대가 된 지난 10년.
그 변화의 흐름을 빅데이터 기반으로 분석하고 트렌드를 기록해 온 생활변화관측소의 <트렌드 노트> 시리즈가 올해로 1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AI 기술이 일상 속으로 깊이 들어오며, 우리가 접하는 정보의 양은 폭발적으로 늘어난 지금.
브랜드는 무엇을 보고,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요?
브랜드가 주목해야 할 트렌드, 브랜드가 활용해야 할 트렌드를 함께 이야기하는 자리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 일시 : 10/30 목, 19:30 ~ 21:10
📍 장소 : 비마이비 도산 스페이스(강남구 언주로 727 트리스빌딩 2층)
📍 연사 : 박현영(저자, 생활변화관측소 소장)
📍 참가비 : 19,000원
참가해주신 모든 분들께 20,000원 상당의 도서 <2026 트렌드 노트> 1권을 선물로 드립니다
👉 신청하러 가기
💡고민과 꾸준함의 상징, 새벽 2시 50분💡
새벽 2시 50분까지 마감을 앞두고 고민에 빠져 있을 9인의 콘텐츠 기획자들.
마이비레터가 250호를 맞이하여 그동안 꾸준히 달려온 2,129일을 축하하고 기념하고자, 하나의 콘텐츠를 완성하기 위해 끈질기게 고민한 순간을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그 아이디어를 실제 콘텐츠로 만드는 일련의 과정 그리고 그 뒤에 숨겨진 수많은 실패와 고민을 묻고 답합니다.
영향력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9인은 과연 어떤 고민과 마음으로 오늘도 묵묵히 콘텐츠를 기획하고 만들고 있을까요?
위 배너를 클릭하여 마이비레터 250호에서 그 이야기를 만나 보세요!
<콘텐츠 전문가 9명>
컨셉진 | 김경희 편집장
북스톤 | 김은경 대표
코스모폴리탄 | 김주연 편집장
아침 | 남도연 에디터
폴인 | 도헌정 팀장
일러스트레이터 | 설동주 작가
시티호퍼스 | 이동진 대표
매거진 C | 전은경 디렉터
에피케 | 홍유진 대표
* 이름의 ㄱㄴㄷ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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