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더워터멜론 송창렬 공동대표 & 오형균 ECD | 칸 라이언즈가 말하는 크리에이티브의 본질
세계 3대 광고제이자 광고인들의 축제, 칸 라이언즈 크리에이티브 국제 페스티벌(The Cannes Lions International Festival of Creativity, 이하 칸 라이언즈). 지중해를 따라 펼쳐진 프랑스 남부의 해안 도시 칸에서는 전세계의 내로라는 브랜드와 에이전시, 그리고 그들의 결과물인 크리에이티브 넘치는 광고 작품이 한자리에 모이는데요. 70주년이었던 올해의 칸 라이언즈는 특히 모인 모든 이들이 어디에서든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네트워킹이 돋보였어요. 축제 같기도, 치열하기도 했던 현장에서 얻을 수 있는 인사이트를 모아 비마이비에서 <칸 라이언즈 위크 Cannes Lions Week>를 진행 중입니다! 오늘의 인터뷰가 끝난 후 여러분이 직접 질문하고, 그 질문을 답해드릴 예정이니, 제일 아래에 있는 링크를 통해 질문을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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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마이비에서 칸 라이언즈 위크를 진행하는 이유는 비마이비가 속한 더워터멜론의 그룹 중 캠페인 그룹이 칸 라이언즈에 직접 다녀와 생생한 목소리를 함께 전달해 드릴 수 있기 때문이에요!
오늘의 인터뷰는 칸의 열기가 아직 가시지 않은 더워터멜론의 송창렬 공동대표와 오형균 ECD를 모시고 뜨거웠던 칸의 인사이트 넘치는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담았습니다. 올해 오형균 ECD는 올해 칸 라이언즈 Brand & Experience 부분의 심사위원으로 참여했기에, 나눌 수 있는 관점이 특히 남달랐는데요. (이외 아시아 최초 티타늄 라이언 포함, 총 13회의 국내에서 가장 많은 칸 라이언즈 수상 기록. 그 밖 클리오 어워드 그랑프리를 포함, 국내외 광고제에서 149회 국내 최다 수상 기록). 어디에서도 듣기 어려운 칸 라이언즈에서 수상하는 작품의 기준, 수상을 넘어 좋은 광고란 어떤 광고인지, 광고인은 어떤 태도를 갖춰야 할지 모두 담았으니, 귀를 쫑긋해 주세요.🦁
This is your moment. Make history / [자료 출처 Cannes]
송 : 송창렬 대표/ 오 : 오형균 ECD
Q1. 대표님, ECD님 안녕하세요. 마이비레터 구독자를 위해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더워터멜론 캠페인 그룹도 함께 소개 부탁드려요.
송 :저는 다양한 외국계 광고 회사를 거쳐 현재는 더워터멜론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캠페인 그룹은 더워터멜론에서 광고를 담당하는 사업부입니다. 더워터멜론의 장점은 컨설팅 부문과 캠페인 부문이 만들어 내는 시너지에요. 컨설팅으로 만들어진 Logic을 바탕으로 캠페인에서 Magic을 만들어 브랜드와 비즈니스에 Visible Impact를 만드는 것이 저희의 목표입니다. 결국 브랜드 캠페인 그룹은 전략을 뛰어넘는 광고를 만들어야 해요. 그걸 우린 ‘Creativity beyond Strategy’라고 표현합니다. 전략적인 크리에이티브가 아닌 전략을 뛰어넘는 크리에이티브인 것이죠.
오 : 저는 삼성생명 생명의 다리 캠페인, 유니클로 히트텍 윈도우 캠페인, 삼성화재 Firevase 캠페인 등을 총괄 제작하였습니다. 기존의 광고대행사에서는 할 캠페인의 목적과 크기가 정해져 있는 '브리프'에서부터 일이 시작합니다. 하지만 더워터멜론은 컨설팅과 캠페인 이 함께 있는 회사입니다. 컨설팅은 '문제를 발견하는 것'이고 캠페인을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고 정의한다면, 브리프에 갇히지 않고, 해당 브랜드가 당면한 진정한 문제를 발견하여, 크리에이티브를 통한 솔루션을 주는데 최적화된 회사라고 생각합니다. 그를 통해 능동적인 캠페인을 만들 수 있는 집단이 더워터멜론의 캠페인 그룹의 강점입니다.
Q2. 칸 라이언즈는 ‘페스티벌’인 만큼 볼 것도 즐길 것도 많으셨을텐데요. 대표님에게 현장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세션, 브랜드 혹은 연사가 궁금합니다.
송 : 저는 화이자(pfizer) 세션이 기억에 남았어요. 화이자는 코로나 19를 겪으면서 보다 친숙해진 제약회사잖아요. 제약회사는 우리의 생명과 관련되어 있는 산업이기도 하고 기술과 과학의 고도화된 집약체이다 보니 내용도 어렵고 접할 기회도 흔치 않죠. 특히 파머시(pharmacy) 카테고리를 눈여겨보고 있는데, 이들이 다른 산업 대비 크리에이티브가 주목받지는 못하는 것 같았어요. 제한적인 채널과 규제 등으로 많은 제약이 있지만 나름 그 안에서 크리에이티브를 펼치려는 노력이 흥미롭더라고요.
" 결국 주어진 상황에서 브랜드의 목적과 소비자의 니즈를 절묘하게 엮는 것이 중요하구나 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
장소의 제약 없이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세션이 열린 것도 매력적이었어요. 루미에르 극장이나 드뷔시 극장 등에서 열리는 몇 백 명이 모이는 큰 세션은 돌아와서 녹화된 영상을 따로 볼 수 있어요. 복도에서나 지중해가 보이는 테라스에서 열리는 세션도 있었고요, 지하 한구석에서 열리는 인사이트 스테이지도 인상적이었어요. 각 수상 부문마다 세 명의 심사위원이 연사로 나와서 이 출품작이 어떤 기준과 이유로 어떤 상을 받았는지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캠페인을 만드는 사람으로서나 출품하는 회사의 입장으로서나 꽤나 도움이 되더라고요. 이런 세션들은 주로 라이브로만 진행되어서 놓치지 않으려고 열심히 움직였는데, 동시에 두세 개의 세션이 진행되다 보니 모든 것을 다 들을 수는 없고요. 그래서 칸을 가기 전에 어떤 세션을 듣고 싶은지 미리 계획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Q3. 이번 칸 광고제에 하나은행의 머니드림 캠페인으로 본선까지 진출하셨는데요 머니드림 캠페인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폐지폐를 재활용한 베개 아이디어가 참 신선했다는 평가를 받았다는데 좋은 아이디어를 칸 광고제에서 본선 진출까지 이끌어 낼 수 있었던 크리에이티브의 비결은 무엇인가요?
오 :저희가 올해 칸 라이언즈에 출품한 하나은행의 머니드림 캠페인은 '돈기운'이라는 개념에서 출발했습니다. 그 돈기운이라는 개념은 신뢰가 생명인 은행에서 말하기엔 비이성적인 운이라는 점이 문제였어요. 스스로도, 소비자에게도 돈기운을 납득시키려면 '실체화'가 필요했고, 그렇기에 돈이었던 것인 '폐지폐'를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폐지폐로 속을 채운 베개를 만들었고, 결국 사람들이 머니드림 베개를 가지고 싶어 할수록, 폐지폐의 재활용률이 늘어나는 은행의 마케팅과 환경보호라는 명분을 함께 연결시킨 캠페인이었습니다. 이 캠페인을 통해 하나은행의 디지털 앱인 '하나원큐'의 다운로드, 신규 가입, MAU 등 괄목할 만한 마케팅 성과를 만들었고, 더욱이 국내 소비자들까지 좋아해 주신 고마운 캠페인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값진 베개 / [자료 출처 하나은행 유튜브]
Q4. ECD님은 올해의 칸 라이언즈의 예선 심사위원 자격으로 참석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ECD님께서 생각하는 캠페인을 통한 좋은 솔루션이란 무엇인가요?
오 : 이전의 영 라이언즈 심사 이후에 본선 심사는 올해가 처음이었는데요. 다양한 크리에이티브를 몇몇의 카테고리 안에서 한꺼번에 보고 생각하며 비교해 볼 수 있어 재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그 많은 캠페인들의 우열을 가려야 했기에 심사의 기준이 필요했고, 그 기준을 말씀드릴게요.
동서양을 막론하고 사람이 살고 있는 사회는 다양한 문제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문제를 어떤 브랜드가 적절하게 해결했을 때, 사람들은 공감하고 응원하게 되죠. 그 솔루션이란 것은, 좀 더 효율적일 수도, 좀 더 기상천외할 수도, 좀 더 유머러스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의 문제를 크리에이티브를 통해서 어떻게 해결했는가'가 그 본질입니다.
Q5. 칸 광고제는 매년 트렌드를 발표하며 광고 산업의 동향과 방향성을 제시하는데요. 대표님과 ECD님이 바라본 광고 산업의 미래, 방향성은 어떠한가요?
송 : 올해의 큰 트렌드의 키워드는 AI 인공지능, DE&I 다양성과 포용성, Sustainability 지속가능성이었어요. 작년에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했던 메타버스와 코로나는 아예 언급되지 않았고요. 마스크 쓴 사람도 거의 없더라고요. AI 기술은 기술 그 자체보다는 크리에이티브한 아이디어를 펼치는 데에 AI의 역할에 대한 논의가 더 많았어요. 기술을 위한 기술이 아닌, 창의성의 포텐셜을 터뜨리기 위한 기술로써 말이죠. ‘Human with AI will replace human without AI’라는 말이 아직도 기억이 나요. 결국 AI를 잘 다루는 사람이 AI를 잘 다루지 못하는 사람을 대체한다는 얘기였죠. 마치 포토샵을 잘 활용하는 사람이 포토샵을 잘 사용하지 못하는 사람을 대체하는 것처럼요.
그리고 다양성의 가치에 대한 노력이 이곳저곳에서 보였어요. 보다 많은 다양성을 바라보는 기준도 다양해졌고요. 사실 문화적 다양성은 우리를 당황시킬 수 있는 많은 변수를 포함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우리나라 사람이 팔레스타인 문화를 배경으로 만든 크리에이티브를 이해할 수 있겠어요? 그렇기에 해당 캠페인이 어떤 문화적 맥락에서 만들어졌는지 그 배경을 설명하도록 되어있어요. 그렇기에 다양한 문화, 그리고 그 문화적 인사이트에서 시작된 아이디어를 보는 재미도 있었고요.
Sustainability도 추상적인 좋은 말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크리에이티브가 우리가 딛고 있는 이 지구의 지속가능성이라는 더 큰 차원에서 문제를 바라보고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졌어요. 특히 SDGs(Sustainability Development Goals)라는 카테고리에서 의미 있는 작품들이 많이 보였죠.
이러한 올해의 키워드들이 갑자기 등장한 것은 아니고요. 다만 2021년 칸 라이언즈가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피드백이 있었고, 그래서 올해는 더욱 다양성 측면에서 노력을 한 것 같아요. 여성 심사위원의 비율을 늘리고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DE&I 지표의 제출을 권장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죠. 칸 라이언즈에서 이러한 트렌드가 던져졌으니, 앞으로 이를 기준으로 다양하게 해석하고 적용하려는 노력이 생겨날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오 : 칸 라이언즈가 처음 생겼을 때에는 극장 광고밖에 없었답니다. 60년 전 이야기이니, 저도 전해 들은 이야기예요. (웃음) 그다음 TV가 보급화되고, 옥외 광고와 신문 등 지금 우리가 ATL이라고 불리는 전통적인 매체의 카테고리가 생겼습니다. 그러다가 디지털 부문이 추가되고, Brand Experience, 글라스 등 카테고리를 점점 넓혔죠. 앞으로는 AI를 활용한 크리에이티브 부문이 생길 수도 있고요, 칸 라이언즈는 시대의 발전을 '크리에이티브'라는 하나의 theme 아래에 포괄하려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고 보여요.
과거에는 광고가 일종의 엔터테인먼트의 역할을 했습니다. 90년대에는 대한민국광고대상도 공중파에서 시상식을 중계할 정도였어요. 현재처럼 개그 유행어를 광고가 활용하는 것이 아닌 개그맨이 광고를 패러디 했고, 학생들도 교실 뒤에서 “리복~”이라는 카피를 외치며 의자를 넘어 뜨리고 놀았습니다. 태국과 브라질의 경우 온라인 이벤트에도 수많은 사람이 참여하고, 물총 쏘는 프로모션을 해도 2,3만 명이 모여요. 그들에게는 광고가 갖고 놀거리이기 때문이죠.
광고의 위상의 변화는 그 사회에서 광고가 몇 안 되는 엔터테인먼트의 역할인가, 아니면 광고 외에도 보고 즐길 거리가 많은 사회로 넘어간 단계이기 때문인가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의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칸 라이언즈 역시 그런 사회적 인식과 다변화된 매체환경에 발맞춰서 계속해서 확장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느낍니다.
광고로 하나되어 세상을 움직이는 칸 라이언즈 / [자료 출처 Cannes Lions]
Q6. 칸 광고제에 다녀오신 전후로 생각이 바뀌신 것도, 기존 생각이 공고해진 것들도 있을 것 같습니다. 다녀오신 후 달라진 점과 확고해진 점이 있다면 어떤 것일까요?
송 :저는 이번에 칸 라이언즈를 처음 다녀왔는데요. 뮤지컬을 녹화한 것과 직접 보는 것에서 느끼는 감동이 다르듯, 왜 칸 라이언즈에 열광하는지 몸소 느끼고 왔습니다. 전세계 브랜드, 광고, PR 업계의 쟁쟁한 사람들이 모여 펼치는 5일간의 압축된 Creativity의 향연이잖아요? 의미 있는 화두를 제시하는 세미나도 의미 있었지만, 전세계 내로라는 쟁쟁한 브랜드, 광고 회사, 플랫폼 회사 등이 한 장소에 모여있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경험이었습니다.
오 :사람들에 의하면 칸 라이언즈는 '광고계의 올림픽'이라고 하는데요. 이번에 그 비유를 다시 한번 느끼고 왔습니다. 칸 라이언즈 현장에는 크게는 세 개의 축이 있어요. 세미나 및 세션 등 강연을 중심으로 경험을 나누는 시간 / 관계를 쌓고 비즈니스가 생기는 사교의 장 / 시상식인데요. 칸 라이언즈는 누가 받는지 미리 다 알고 시상만 하는 어워즈가 아니라, 전날 아침이 되어야만 수상작이 정해집니다. 이러한 긴장감과 에이전시와 클라이언트가 만나 비즈니스를 확대하고 기회를 만들어가는 일련의 과정이 쫄깃한 스포츠와 닮지 않았나요? 정적인 시상과 전시를 넘어 살아 있는 올림픽 같은 활기와 긴장이 있는 것이죠.
큰 씨에터부터 지중해가 보이는 테라스, 복도 등 다양한 장소에서 인사이트가 넘쳐났어요 / [사진 더워터멜론 및 Cannes Lions]
Q7. 대표님과 ECD님은 광고인으로서 어떤 목표를 갖고 계신가요? 칸 광고제에서 수상하는 것을 넘어 광고인으로서 실현하고 싶은 가치가 있다면요?
오 : 특히 올해에는 다른 심사위원과 대화를 나누며, 광고는 이 세상에 나오기 위한 명분(purpose)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특히 최근의 칸 라이언즈에서는 그 명분이 우리 사회 깊이 포진된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광고에 주목하고 있죠. 그렇게 시작된 광고는 사람의 '인식'을 바꾸거나 '행동'을 개선할 수 있어야 해요.
송 : 우리는 단 한 번도 상을 목표로 광고를 만든 적이 없습니다. 고객사의 ‘브랜드와 비즈니스의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크리에이티브한 솔루션을 만드는 것이 목표이지요. 그리고 이 광고가 브랜드와 비즈니스의 성장에 초점을 맞추다 보면 결국 인정받게 되더라고요. 칸에서 제가 가장 인상 깊었던 구절이 있는데, 바로 ‘Creativity powered by technology that connects with a sense of purpose delivers impact.’하면 인정받는다는 것입니다. 영문으로 비문인 것 같은 느낌이. (웃음) 다시 말하면 브랜드는 명분(Purpose)에 충실하고, 기술을 잘 활용한 크리에이티브가 임팩트를 만들어내면 상을 받는다는 이야기예요.
오 : 우리가 '크리에이티브'라는 말은 똑같이 하면서도, 개념의 명확화를 하지 않고 사용합니다. 흔히 크리에이티브란 표현을 반짝이는 영감이 될 수도 있고, 세상에 없던 신기한 발상이라는 개념으로 사용하고, 받아들입니다.
하지만 크리에이티브란, 당면한 문제를 얼마나 효과적이며 예상하지 못한 '신의 한 수'로 해결할 수 있는지의 개념입니다. '문제'와 '고정관념' 사이에 '해결책'이 존재한다면, 크리에이티브는 ‘그 사이의 거리’라고 생각합니다. 그 둘의 거리가 너무 가까우면 신선함과 의외성이 사라지고, 너무 멀어지면 문제와 동떨어지는 해결책이 되는 것이죠.
Q8. 앞으로도 많은 광고인들이 칸 광고제에 참석할 예정인데요.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서 참가하는 만큼 칸 라이언즈를 알차게 누리고 올 수 있는 노하우나 팁을 전수해 주신다면요?
송 : 제가 다음에 칸 라이언즈에 다시 참가하게 된다면 조금 더 즐기고 싶어요. ‘축제’이잖아요.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이유와 목적, 관점을 갖고 참가하기 때문에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저는 이 축제를 즐기시기를 제안 드립니다. 현장에서의 생생한 세션을 통해 얻을 수 있는 learning point도 있지만 이는 추후에 여러 형태를 통해 접할 수 있는데, 거기에서 만날 수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잖아요. 예전 같았으면 더 사람들과 인사했을 텐데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충분히 못했네요. (웃음) 오랜만에 예전 회사에서의 동료들 보기도 하는 반가운 순간도 있었지만, 이번에는 충분히 많이 즐기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움이 조금은 남습니다.
오 : 저는 이번에 '땀이 나면 쉬어간다’라는 것을 배워왔습니다. 며칠 동안 칸에 머물며, 집에 못간다는 사실이 저를 내려놓게 만들더라고요. (웃음) 그러면서 오히려 많은 생각이 스쳐갔습니다. 제가 여태까지 살면서 혼자 카페에서 커피를 마셔본 적이 없더라고요. 팀이나 클라이언트와 미팅하면서만 카페에 가봤지, 2023년 6월 21일에 인생 첫 '혼커'를 한 거죠. 테라스에 앉아서 인생에 대한 약간의 반성도 하고, 내가 하는 일에 대한 생각도 해보고요. 동시에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칸 라이언즈가 누군가에게는 축제일 수도, 총성 없는 전쟁일 수도, 영광스러울 수도, 성경 속의 심판의 날일 수도, 쇼핑 온듯한 기분일 수도, 처음 커피를 혼자 마셔본 장소일 수도 있다고 말이죠. 각각의 입장에서 어떤 부분을 어디에서 끼어들 것인가는 모두 다르지만, 칸은 분명 축제기에, 깜빡이 켜지 않고 끼어들어도 괜찮습니다.
" 들이대셔요. "
모두가 칸 라이언즈를 ‘활용'하는 방법은 다르기에 내가 어떻게 이를 활용할 것인지 미리 생각해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그리고 칸에 가시면 납작 복숭아를 드세요. 꼭이요. (웃음)
오 ECD가 강력 추천하는 칸에서 꼭 해야할 리스트, 납작 복숭아 / [자료 출처 f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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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대 광고제이자 광고인들의 축제, 칸 라이언즈 크리에이티브 국제 페스티벌(The Cannes Lions International Festival of Creativity, 이하 칸 라이언즈). 지중해를 따라 펼쳐진 프랑스 남부의 해안 도시 칸에서는 전세계의 내로라는 브랜드와 에이전시, 그리고 그들의 결과물인 크리에이티브 넘치는 광고 작품이 한자리에 모이는데요. 70주년이었던 올해의 칸 라이언즈는 특히 모인 모든 이들이 어디에서든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네트워킹이 돋보였어요. 축제 같기도, 치열하기도 했던 현장에서 얻을 수 있는 인사이트를 모아 비마이비에서 <칸 라이언즈 위크 Cannes Lions Week>를 진행 중입니다! 오늘의 인터뷰가 끝난 후 여러분이 직접 질문하고, 그 질문을 답해드릴 예정이니, 제일 아래에 있는 링크를 통해 질문을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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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인터뷰는 칸의 열기가 아직 가시지 않은 더워터멜론의 송창렬 공동대표와 오형균 ECD를 모시고 뜨거웠던 칸의 인사이트 넘치는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담았습니다. 올해 오형균 ECD는 올해 칸 라이언즈 Brand & Experience 부분의 심사위원으로 참여했기에, 나눌 수 있는 관점이 특히 남달랐는데요. (이외 아시아 최초 티타늄 라이언 포함, 총 13회의 국내에서 가장 많은 칸 라이언즈 수상 기록. 그 밖 클리오 어워드 그랑프리를 포함, 국내외 광고제에서 149회 국내 최다 수상 기록). 어디에서도 듣기 어려운 칸 라이언즈에서 수상하는 작품의 기준, 수상을 넘어 좋은 광고란 어떤 광고인지, 광고인은 어떤 태도를 갖춰야 할지 모두 담았으니, 귀를 쫑긋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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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 송창렬 대표 / 오 : 오형균 ECD
Q1. 대표님, ECD님 안녕하세요. 마이비레터 구독자를 위해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더워터멜론 캠페인 그룹도 함께 소개 부탁드려요.
송 : 저는 다양한 외국계 광고 회사를 거쳐 현재는 더워터멜론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캠페인 그룹은 더워터멜론에서 광고를 담당하는 사업부입니다. 더워터멜론의 장점은 컨설팅 부문과 캠페인 부문이 만들어 내는 시너지에요. 컨설팅으로 만들어진 Logic을 바탕으로 캠페인에서 Magic을 만들어 브랜드와 비즈니스에 Visible Impact를 만드는 것이 저희의 목표입니다. 결국 브랜드 캠페인 그룹은 전략을 뛰어넘는 광고를 만들어야 해요. 그걸 우린 ‘Creativity beyond Strategy’라고 표현합니다. 전략적인 크리에이티브가 아닌 전략을 뛰어넘는 크리에이티브인 것이죠.
오 : 저는 삼성생명 생명의 다리 캠페인, 유니클로 히트텍 윈도우 캠페인, 삼성화재 Firevase 캠페인 등을 총괄 제작하였습니다. 기존의 광고대행사에서는 할 캠페인의 목적과 크기가 정해져 있는 '브리프'에서부터 일이 시작합니다. 하지만 더워터멜론은 컨설팅과 캠페인 이 함께 있는 회사입니다. 컨설팅은 '문제를 발견하는 것'이고 캠페인을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고 정의한다면, 브리프에 갇히지 않고, 해당 브랜드가 당면한 진정한 문제를 발견하여, 크리에이티브를 통한 솔루션을 주는데 최적화된 회사라고 생각합니다. 그를 통해 능동적인 캠페인을 만들 수 있는 집단이 더워터멜론의 캠페인 그룹의 강점입니다.
Q2. 칸 라이언즈는 ‘페스티벌’인 만큼 볼 것도 즐길 것도 많으셨을텐데요. 대표님에게 현장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세션, 브랜드 혹은 연사가 궁금합니다.
송 : 저는 화이자(pfizer) 세션이 기억에 남았어요. 화이자는 코로나 19를 겪으면서 보다 친숙해진 제약회사잖아요. 제약회사는 우리의 생명과 관련되어 있는 산업이기도 하고 기술과 과학의 고도화된 집약체이다 보니 내용도 어렵고 접할 기회도 흔치 않죠. 특히 파머시(pharmacy) 카테고리를 눈여겨보고 있는데, 이들이 다른 산업 대비 크리에이티브가 주목받지는 못하는 것 같았어요. 제한적인 채널과 규제 등으로 많은 제약이 있지만 나름 그 안에서 크리에이티브를 펼치려는 노력이 흥미롭더라고요.
"
결국 주어진 상황에서 브랜드의 목적과 소비자의 니즈를 절묘하게 엮는 것이 중요하구나
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
장소의 제약 없이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세션이 열린 것도 매력적이었어요. 루미에르 극장이나 드뷔시 극장 등에서 열리는 몇 백 명이 모이는 큰 세션은 돌아와서 녹화된 영상을 따로 볼 수 있어요. 복도에서나 지중해가 보이는 테라스에서 열리는 세션도 있었고요, 지하 한구석에서 열리는 인사이트 스테이지도 인상적이었어요. 각 수상 부문마다 세 명의 심사위원이 연사로 나와서 이 출품작이 어떤 기준과 이유로 어떤 상을 받았는지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캠페인을 만드는 사람으로서나 출품하는 회사의 입장으로서나 꽤나 도움이 되더라고요. 이런 세션들은 주로 라이브로만 진행되어서 놓치지 않으려고 열심히 움직였는데, 동시에 두세 개의 세션이 진행되다 보니 모든 것을 다 들을 수는 없고요. 그래서 칸을 가기 전에 어떤 세션을 듣고 싶은지 미리 계획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Q3. 이번 칸 광고제에 하나은행의 머니드림 캠페인으로 본선까지 진출하셨는데요 머니드림 캠페인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폐지폐를 재활용한 베개 아이디어가 참 신선했다는 평가를 받았다는데 좋은 아이디어를 칸 광고제에서 본선 진출까지 이끌어 낼 수 있었던 크리에이티브의 비결은 무엇인가요?
오 : 저희가 올해 칸 라이언즈에 출품한 하나은행의 머니드림 캠페인은 '돈기운'이라는 개념에서 출발했습니다. 그 돈기운이라는 개념은 신뢰가 생명인 은행에서 말하기엔 비이성적인 운이라는 점이 문제였어요. 스스로도, 소비자에게도 돈기운을 납득시키려면 '실체화'가 필요했고, 그렇기에 돈이었던 것인 '폐지폐'를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폐지폐로 속을 채운 베개를 만들었고, 결국 사람들이 머니드림 베개를 가지고 싶어 할수록, 폐지폐의 재활용률이 늘어나는 은행의 마케팅과 환경보호라는 명분을 함께 연결시킨 캠페인이었습니다. 이 캠페인을 통해 하나은행의 디지털 앱인 '하나원큐'의 다운로드, 신규 가입, MAU 등 괄목할 만한 마케팅 성과를 만들었고, 더욱이 국내 소비자들까지 좋아해 주신 고마운 캠페인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값진 베개 / [자료 출처 하나은행 유튜브]
Q4. ECD님은 올해의 칸 라이언즈의 예선 심사위원 자격으로 참석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ECD님께서 생각하는 캠페인을 통한 좋은 솔루션이란 무엇인가요?
오 : 이전의 영 라이언즈 심사 이후에 본선 심사는 올해가 처음이었는데요. 다양한 크리에이티브를 몇몇의 카테고리 안에서 한꺼번에 보고 생각하며 비교해 볼 수 있어 재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그 많은 캠페인들의 우열을 가려야 했기에 심사의 기준이 필요했고, 그 기준을 말씀드릴게요.
동서양을 막론하고 사람이 살고 있는 사회는 다양한 문제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문제를 어떤 브랜드가 적절하게 해결했을 때, 사람들은 공감하고 응원하게 되죠. 그 솔루션이란 것은, 좀 더 효율적일 수도, 좀 더 기상천외할 수도, 좀 더 유머러스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의 문제를 크리에이티브를 통해서 어떻게 해결했는가'가 그 본질입니다.
Q5. 칸 광고제는 매년 트렌드를 발표하며 광고 산업의 동향과 방향성을 제시하는데요. 대표님과 ECD님이 바라본 광고 산업의 미래, 방향성은 어떠한가요?
송 : 올해의 큰 트렌드의 키워드는 AI 인공지능, DE&I 다양성과 포용성, Sustainability 지속가능성이었어요. 작년에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했던 메타버스와 코로나는 아예 언급되지 않았고요. 마스크 쓴 사람도 거의 없더라고요. AI 기술은 기술 그 자체보다는 크리에이티브한 아이디어를 펼치는 데에 AI의 역할에 대한 논의가 더 많았어요. 기술을 위한 기술이 아닌, 창의성의 포텐셜을 터뜨리기 위한 기술로써 말이죠. ‘Human with AI will replace human without AI’라는 말이 아직도 기억이 나요. 결국 AI를 잘 다루는 사람이 AI를 잘 다루지 못하는 사람을 대체한다는 얘기였죠. 마치 포토샵을 잘 활용하는 사람이 포토샵을 잘 사용하지 못하는 사람을 대체하는 것처럼요.
그리고 다양성의 가치에 대한 노력이 이곳저곳에서 보였어요. 보다 많은 다양성을 바라보는 기준도 다양해졌고요. 사실 문화적 다양성은 우리를 당황시킬 수 있는 많은 변수를 포함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우리나라 사람이 팔레스타인 문화를 배경으로 만든 크리에이티브를 이해할 수 있겠어요? 그렇기에 해당 캠페인이 어떤 문화적 맥락에서 만들어졌는지 그 배경을 설명하도록 되어있어요. 그렇기에 다양한 문화, 그리고 그 문화적 인사이트에서 시작된 아이디어를 보는 재미도 있었고요.
Sustainability도 추상적인 좋은 말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크리에이티브가 우리가 딛고 있는 이 지구의 지속가능성이라는 더 큰 차원에서 문제를 바라보고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졌어요. 특히 SDGs(Sustainability Development Goals)라는 카테고리에서 의미 있는 작품들이 많이 보였죠.
이러한 올해의 키워드들이 갑자기 등장한 것은 아니고요. 다만 2021년 칸 라이언즈가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피드백이 있었고, 그래서 올해는 더욱 다양성 측면에서 노력을 한 것 같아요. 여성 심사위원의 비율을 늘리고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DE&I 지표의 제출을 권장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죠. 칸 라이언즈에서 이러한 트렌드가 던져졌으니, 앞으로 이를 기준으로 다양하게 해석하고 적용하려는 노력이 생겨날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오 : 칸 라이언즈가 처음 생겼을 때에는 극장 광고밖에 없었답니다. 60년 전 이야기이니, 저도 전해 들은 이야기예요. (웃음) 그다음 TV가 보급화되고, 옥외 광고와 신문 등 지금 우리가 ATL이라고 불리는 전통적인 매체의 카테고리가 생겼습니다. 그러다가 디지털 부문이 추가되고, Brand Experience, 글라스 등 카테고리를 점점 넓혔죠. 앞으로는 AI를 활용한 크리에이티브 부문이 생길 수도 있고요, 칸 라이언즈는 시대의 발전을 '크리에이티브'라는 하나의 theme 아래에 포괄하려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고 보여요.
과거에는 광고가 일종의 엔터테인먼트의 역할을 했습니다. 90년대에는 대한민국광고대상도 공중파에서 시상식을 중계할 정도였어요. 현재처럼 개그 유행어를 광고가 활용하는 것이 아닌 개그맨이 광고를 패러디 했고, 학생들도 교실 뒤에서 “리복~”이라는 카피를 외치며 의자를 넘어 뜨리고 놀았습니다. 태국과 브라질의 경우 온라인 이벤트에도 수많은 사람이 참여하고, 물총 쏘는 프로모션을 해도 2,3만 명이 모여요. 그들에게는 광고가 갖고 놀거리이기 때문이죠.
광고의 위상의 변화는 그 사회에서 광고가 몇 안 되는 엔터테인먼트의 역할인가, 아니면 광고 외에도 보고 즐길 거리가 많은 사회로 넘어간 단계이기 때문인가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의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칸 라이언즈 역시 그런 사회적 인식과 다변화된 매체환경에 발맞춰서 계속해서 확장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느낍니다.
광고로 하나되어 세상을 움직이는 칸 라이언즈 / [자료 출처 Cannes Lions]
Q6. 칸 광고제에 다녀오신 전후로 생각이 바뀌신 것도, 기존 생각이 공고해진 것들도 있을 것 같습니다. 다녀오신 후 달라진 점과 확고해진 점이 있다면 어떤 것일까요?
송 : 저는 이번에 칸 라이언즈를 처음 다녀왔는데요. 뮤지컬을 녹화한 것과 직접 보는 것에서 느끼는 감동이 다르듯, 왜 칸 라이언즈에 열광하는지 몸소 느끼고 왔습니다. 전세계 브랜드, 광고, PR 업계의 쟁쟁한 사람들이 모여 펼치는 5일간의 압축된 Creativity의 향연이잖아요? 의미 있는 화두를 제시하는 세미나도 의미 있었지만, 전세계 내로라는 쟁쟁한 브랜드, 광고 회사, 플랫폼 회사 등이 한 장소에 모여있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경험이었습니다.
오 : 사람들에 의하면 칸 라이언즈는 '광고계의 올림픽'이라고 하는데요. 이번에 그 비유를 다시 한번 느끼고 왔습니다. 칸 라이언즈 현장에는 크게는 세 개의 축이 있어요. 세미나 및 세션 등 강연을 중심으로 경험을 나누는 시간 / 관계를 쌓고 비즈니스가 생기는 사교의 장 / 시상식인데요. 칸 라이언즈는 누가 받는지 미리 다 알고 시상만 하는 어워즈가 아니라, 전날 아침이 되어야만 수상작이 정해집니다. 이러한 긴장감과 에이전시와 클라이언트가 만나 비즈니스를 확대하고 기회를 만들어가는 일련의 과정이 쫄깃한 스포츠와 닮지 않았나요? 정적인 시상과 전시를 넘어 살아 있는 올림픽 같은 활기와 긴장이 있는 것이죠.
큰 씨에터부터 지중해가 보이는 테라스, 복도 등 다양한 장소에서 인사이트가 넘쳐났어요 / [사진 더워터멜론 및 Cannes Lions]
Q7. 대표님과 ECD님은 광고인으로서 어떤 목표를 갖고 계신가요? 칸 광고제에서 수상하는 것을 넘어 광고인으로서 실현하고 싶은 가치가 있다면요?
오 : 특히 올해에는 다른 심사위원과 대화를 나누며, 광고는 이 세상에 나오기 위한 명분(purpose)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특히 최근의 칸 라이언즈에서는 그 명분이 우리 사회 깊이 포진된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광고에 주목하고 있죠. 그렇게 시작된 광고는 사람의 '인식'을 바꾸거나 '행동'을 개선할 수 있어야 해요.
송 : 우리는 단 한 번도 상을 목표로 광고를 만든 적이 없습니다. 고객사의 ‘브랜드와 비즈니스의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크리에이티브한 솔루션을 만드는 것이 목표이지요. 그리고 이 광고가 브랜드와 비즈니스의 성장에 초점을 맞추다 보면 결국 인정받게 되더라고요. 칸에서 제가 가장 인상 깊었던 구절이 있는데, 바로 ‘Creativity powered by technology that connects with a sense of purpose delivers impact.’하면 인정받는다는 것입니다. 영문으로 비문인 것 같은 느낌이. (웃음) 다시 말하면 브랜드는 명분(Purpose)에 충실하고, 기술을 잘 활용한 크리에이티브가 임팩트를 만들어내면 상을 받는다는 이야기예요.
오 : 우리가 '크리에이티브'라는 말은 똑같이 하면서도, 개념의 명확화를 하지 않고 사용합니다. 흔히 크리에이티브란 표현을 반짝이는 영감이 될 수도 있고, 세상에 없던 신기한 발상이라는 개념으로 사용하고, 받아들입니다.
하지만 크리에이티브란, 당면한 문제를 얼마나 효과적이며 예상하지 못한 '신의 한 수'로 해결할 수 있는지의 개념입니다. '문제'와 '고정관념' 사이에 '해결책'이 존재한다면, 크리에이티브는 ‘그 사이의 거리’라고 생각합니다. 그 둘의 거리가 너무 가까우면 신선함과 의외성이 사라지고, 너무 멀어지면 문제와 동떨어지는 해결책이 되는 것이죠.
Q8. 앞으로도 많은 광고인들이 칸 광고제에 참석할 예정인데요.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서 참가하는 만큼 칸 라이언즈를 알차게 누리고 올 수 있는 노하우나 팁을 전수해 주신다면요?
송 : 제가 다음에 칸 라이언즈에 다시 참가하게 된다면 조금 더 즐기고 싶어요. ‘축제’이잖아요.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이유와 목적, 관점을 갖고 참가하기 때문에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저는 이 축제를 즐기시기를 제안 드립니다. 현장에서의 생생한 세션을 통해 얻을 수 있는 learning point도 있지만 이는 추후에 여러 형태를 통해 접할 수 있는데, 거기에서 만날 수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잖아요. 예전 같았으면 더 사람들과 인사했을 텐데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충분히 못했네요. (웃음) 오랜만에 예전 회사에서의 동료들 보기도 하는 반가운 순간도 있었지만, 이번에는 충분히 많이 즐기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움이 조금은 남습니다.
오 : 저는 이번에 '땀이 나면 쉬어간다’라는 것을 배워왔습니다. 며칠 동안 칸에 머물며, 집에 못간다는 사실이 저를 내려놓게 만들더라고요. (웃음) 그러면서 오히려 많은 생각이 스쳐갔습니다. 제가 여태까지 살면서 혼자 카페에서 커피를 마셔본 적이 없더라고요. 팀이나 클라이언트와 미팅하면서만 카페에 가봤지, 2023년 6월 21일에 인생 첫 '혼커'를 한 거죠. 테라스에 앉아서 인생에 대한 약간의 반성도 하고, 내가 하는 일에 대한 생각도 해보고요. 동시에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칸 라이언즈가 누군가에게는 축제일 수도, 총성 없는 전쟁일 수도, 영광스러울 수도, 성경 속의 심판의 날일 수도, 쇼핑 온듯한 기분일 수도, 처음 커피를 혼자 마셔본 장소일 수도 있다고 말이죠. 각각의 입장에서 어떤 부분을 어디에서 끼어들 것인가는 모두 다르지만, 칸은 분명 축제기에, 깜빡이 켜지 않고 끼어들어도 괜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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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이대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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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칸 라이언즈를 ‘활용'하는 방법은 다르기에 내가 어떻게 이를 활용할 것인지 미리 생각해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그리고 칸에 가시면 납작 복숭아를 드세요. 꼭이요. (웃음)
오 ECD가 강력 추천하는 칸에서 꼭 해야할 리스트, 납작 복숭아 / [자료 출처 f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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