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
오늘의 레터를 시작하기 앞서, 구독자 여러분들에게 남은 8월의 마이비레터는 <인터뷰>와 <8월의브랜드>로만 찾아올 예정임을 알려드립니다 : )
브랜드로 큰 이슈를 만들어 누구나 궁금했지만 쉽게 만날 수 없었던 대기업의 브랜드 지휘자를 만나는 '인터뷰'와 우리가 한 달 동안 일상에서 즐겼던 브랜드를 돌아보는 '8월의브랜드'는 더욱 잘 준비해서 찾아 갈게요! 💪🏻
매주 여러분과 만난지 벌써 170호, 그러니까 170주,,, 3년 가까운 시간동안 여러분과 브랜드로 수다를 떨었네요!😊😊 마이비레터도 구독자 여러분에게 더욱 유익하고 재미있게, 그리고 잘 읽힐 수 있게 더 나아지는 시간을 가지려고 해요.
보다 구독자 여러분과 함께 마이비레터를 만들고 싶은데요.🧐
그동안 마이비레터를 읽으며 (좋았든 아쉬웠든) 하고 싶었던 말이나 ‘이런 거 한 번 해봤으면 좋겠는데’라는 생각이 들었다면 아래 링크를 클릭해, 자유롭게 한 마디씩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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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비레터가 발행되지 않는 동안, 비마이비가 무엇을 하는지 궁금하다면 인스타그램으로 놀러 오세요!
그럼 오늘의 170호, 이제 시작합니다🫡
‘차별화’의 또 다른 말은 무엇일까요? 바로 ‘관점’입니다. 우리만의 관점이 담긴 콘텐츠는 우리 브랜드를 더욱 다른 브랜드와 구분이 되고 풍성하게 만들어주는데요. 그래서 그중 ‘책’을 콘텐츠로서 큐레이션하고, 그 책으로 공간을 꾸민 책방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매력적인 방법이 됩니다. 이미 사랑을 받고 있는 브랜드는 기존의 관점을 책에 투영하여, 더욱 차별화된 콘텐츠를 보여줄 수 있죠. 브랜드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모여 책이 되고, 책이 모여 브랜드의 책방이 되어 고객을 맞을 준비를 하는 것인데요. 책을 매개로 사람들이 우리 브랜드의 공간으로 ‘제 발로’ 찾아오게 하기 위해서는 어떤 ‘다름’이 있어야 할까요?
이솝이 만든 책방이라니? 책은 한 편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만큼, 이 책들은 모여서 또 하나의 거대하고 강력한 메시지를 만듭니다. 거기에 뾰족한 큐레이션이 얹히는 순간, ‘저들은 어떤 이야기를 할지, 저들은 어떤 철학을 갖고 있었는지’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죠. 이솝은 향과 감성으로 많은 사람들을 무장해제 시키고, 지속 가능한 ‘건강한’ 스킨케어의 가치와 힘을 전달하고자 하는 브랜드입니다. 인간 개인의 피부 그 이상으로, 모두가 건강하고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위해 이솝은 문학과 책을 선택했습니다. 제품이 놓여있어야 할 선반에 여성작가 14인의 도서 (한남동 매장에는 비문학 작가 7명 / 가로수길 매장에는 문학 작가 7명)가 이솝만의 감성을 담아 빼곡히 꽂아 두었죠.
신사 가로수길 매장에서의 이솝 우먼스 라이브러리 / [자료 출처 이솝]
한남동에는 7명의 작가가 자신의 경험을 녹여 쓴 도서가 전시되었어요. 그 주제는 패션부터 도예 등 미술을 넘어 예술과 문화를 아울렀죠. 가로수길에서는 지금 우리 사회를 대변하는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시대 장르물이기도 한 김초엽 작가의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과 손보미 작가의 <우연의 신> 등 일곱 작가의 도서가 전시되었어요. 이전부터 이솝이 책방을 통해 던지던 여러 사회적 메시지에 또 다른 컬렉션을 추가했습니다.
이번 책방과는 별개로 영국 런던에서는 성소수자 자긍심의 달(Pride Month 2023)를 기념해 이솝 퀴어 라이브러리(The Aesop Queer Library)를 비영리적으로 진행하였고, 이를 미국(뉴욕, LA)과 캐나다(토론토) 등 북미의 여러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하며 그 영향력을 더욱 키웠습니다. 북미에서는 여러 입장에 있는 사람들의 표현의 자유를 확보하고자 ‘검열’에 대한 문제 제기도 했습니다. 책을 매개로 한 이솝의 활동을 통해, 이솝이 말하는 ‘건강함’을 대중에게 정확하게 짚었어요. 이를 통해서 이솝의 메시지에 공감하는 사람들은 더 깊은 팬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죠.
💿이솝 우먼스 라이브러리 플레이리스트 들어보기
영국 런던 소호 매장에서 진행된 퀴어 라이브러리 / [자료 출처 이솝]
애술린Assouline은 1994년 파리에서 시작한 ‘럭셔리’를 말하는 아트북 출판 브랜드인데요. 애술린은 프로스퍼 & 마틴Prosper & Martine 애술린에 의해 도서의 럭셔리 문화를 선도하기 위해 태어났습니다. 조향사와 향초를 만들고, 고야드와 책 트렁크를, 샤넬과는 퀼팅 책 커버를 만들며, 우리의 서재를 채울 수 있는 모든 럭셔리를 조명합니다. 이들은 ‘책’이 역사와 혁신을 담는 동시에 지식과 감성의 산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책을 무엇보다 아끼는 동시에 그만큼 ‘아름다움’도 좇는데요. 아름다운 책, 한정판 선물 세트, 서재에 놓이는 독특한 악세서리와 가구까지 세련된 맞춤형 서재를 위해 이들의 열정을 끊임없이 확장합니다.
이들에게 디지털 세상은 빠르게 흘러가지만 그만큼 남는 것이 없는 반면, 책은 과거와 현재를 기록한 아름다운 물성 그 자체이죠. 이들의 안목과 예술적 감각을 물려받은 아들 알렉산더Alexandre가 팀에 합류하며, 진정한 럭셔리의 개념을 발전시키고 전 세계적으로 명망 있는 브랜드, 예술가, 사진가, 작가, 디자이너와 협업하며 그 경계를 계속해서 넓히고 있습니다.
책의 아름다움 뿐 아니라 향초와 스탠드 등 서재를 아름답게 만드는데에 진심인 애술린 / [자료 출처 애술린 홈페이지]
스스로를 커피 테이블 책(coffee table book)이라고 부르는 것을 통해, 오브제 그 자체로의 기능도 상당 부분 염두에 두며 만드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이들은 책을 분야별(디자인과 건축, 예술, 패션, 여행, 사진 등)로 나누기도, The Ultimate Collection 아래에서는 ‘요트, 샴페인, 포뮬러 one, 시가, 베르사유, 피카소’처럼 다양한 주제를 다루기도 해요. 한 권에 1,000유로가 넘는 가격의 <베르사유>의 경우 패키지가 21kg에 육박하고, The Ultimate Collection에는 쇼룸에서 사용하는 흰 장갑까지 동봉해 주는 것을 보면 이들이 책의 단단함과 물성을 얼마나 중시하는지 아시겠죠?
접하기도 어려운 이 브랜드를 우리나라에서 경험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 서울 도산공원과 대전 도룡동의 플래그십 스토어를 방문하는 것이에요. 애술린이 구현하고자 하는 진열 방식과 컬렉션, 굿즈와 엄선된 음악까지 들으며 브랜드가 책과 콘텐츠로 채운 공간을 경험해 보는 것이죠.
크래프트에 진심인 애술린의 이야기 / [자료 출처 애술린 홈페이지]
서재 컨설팅까지 하고 있는 애린. 애술린의 플래그십스토어와 비슷한 무드를 갖고 있습니다. / [자료 출처 애술린 홈페이지]
애술린의 다양한 영역을 볼 수 있는 The Ultimate Collection / [자료 출처 애린 홈페이지 캡쳐]
햇살이 잘 들어오는 정면의 통창과 15단 이상의 높은 책장. 그리고 그 책장을 가득 채우고 있는, 마치 파묻힐 것만 같은 수많은 책. 지금은 망원(합정점)과 여의도, 송도 등에서 지나가다 만날 수 있는 카페꼼마는 출판사 <문학동네>가 독자와 직접 만나기 위한 공간입니다. 합정점은 유현준 건축가가 ‘페이지를 넘기는 책’을 모티브로 설계한 건물이고, 경의선 숲길을 따라 큐레이션 가득한 연남점도 건물 자체로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어요.
일부 출판사는 사옥 공간을 활용해 책을 만나는 경험을 제공하기도 하지만, 카페꼼마는 별도의 공간을 통해 복합문화공간으로 거듭나며 ‘책을 읽는 경험’을 극대화하기 위해 설계된 공간입니다. 그렇기에 독립서점 혹은 개인이 운영하는 북카페와 비교하여도 당연히 그 규모도 훨씬 크고 설계가 촘촘하게 되어있죠. 물론 그들만의 큐레이션과 취향이 장점이기에 어떤 것이 맞고 틀린다는 없지만요. 노벨문학상 작가를 비롯한 여러 작가와의 강연과 문화 행사, 기자 간담회 뿐 아니라 정치인들의 대선 출마 기자회견 장소가 되는 등, 문화가 생성되는 공간 그리고 세상의 이슈가 만들어지는 공간입니다.
유현준 건축가가 설계한 합정점. 층별 활용도를 높여, R&D 센터처럼 메뉴의 연구도 이루어지는 공간이에요. / [자료 출처 카페꼼마]
여러분에게 쉼이란 어떤 의미인가요? 카페꼼마는 쉼을 정의하기보다는 무언가들의 사이로, 그 틈의 해석을 열어두었습니다. 그리고 우리들이 그 틈을 위해 잠깐 멈춘 그 시간의 경험을 위해,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은 균형 있는 경험을 설계해나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카페꼼마에서 만나는 커피와 빵은 단순히 ‘책만 많은 북카페’가 아닌, 여러 목적과 기대 수준을 가진 고객들을 만족시키기 위한 하나의 균형추인 것입니다. 카페꼼마에는 책을 혼자 읽으러 온 사람, 여럿이서 공부를 하기 위해 온 사람, 친구와 잠시 수다를 떨기 위한 사람, 기다릴 곳을 찾아 잠시 들른 사람 등 다양한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 모이는 집결지인데요. 꼭 책이 아니더라도 각자만의 카페꼼마로 즐기다가 나갈 수 있도록, 그리고 그것이 ‘쉼’이 될 수 있도록 틈을 열어두었습니다.
각자의 목적에 맞춰 선택할 수 있는 공간 구성. 여의도점과 합정점 / [자료 출처 카페꼼마 인스타그램]
나무가 종이가 되고, 글이 쓰인 종이가 모여 책이 되고, 그 책이 지혜가 되는 선순환. 그 보이지 않는 흐름이 모여있는 곳이 바로 파주 출판도시에 위치한 지혜의숲입니다. 파주출판도서는 우리나라 출판 업계가 모여있는 대단지로, 특히 각 사옥의 대담한 건축물이 특징이기도 한데요. 공동성의 추구를 목표로 건물과 건물 사이의 확정되지 않은 공간에 ‘비움’을 실천했죠. 그중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지혜의숲. 지혜의숲은 보다 보존의 공간에 더 가까운데요. 단연코 이 지혜의숲은 공간에 머무르는 시간만큼은 책에 몰입할 수 있는 시간을 쥐여줍니다.
책으로 숲을 이루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지혜의숲 / [자료 출처 지혜의숲]
지혜의숲은 세 가지 공간으로 나뉩니다. 제1공간은 학자와 지식인, 연구소에서 기증한 도서를, 제2공간은 출판사 기증 도서를, 제3공간은 보다 경험할 수 있는 라이브러리 스테이Library Stay 지지향의 로비로 역시 기증 도서를 읽을 수 있어요. 이렇듯 기증자에 따른 분류, 그리고 공간 내에서의 분류를 읽어보는 것도 지혜의숲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인데요. 제1공간은 기증자의 연구 분야에 따라 문학과 역사, 철학, 자연 과학과 예술 등 다양한 분야와 시대를 아우르는 도서를 만날 수 있습니다. 제2공간에서는 장르나 분야별 분류가 아닌 출판사에 따른 분류로, 출판사별 특징과 역사를 통해 우리나라 출판 역사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어요.
그리고 지지향은 ‘종이의 고향’이라는 뜻으로, 서가와 고서의 향기가 함께하는 공간입니다. 템플스테이도 아니고 도서관 스테이라니. 생각만해도 마음이 차분해지고, 평소에 쓰지도 않던 안경을 하나 챙겨야 할 것 같아요. 지지향의 객실은 TV 없는 객실로 책만 읽고 생각하다가 지쳐 잠들 수 있는, 미디어에 노출되어 평소에는 얻을 수 없는 시간을 제공해 주어요. 시내보다는 근교에 위치한 만큼 지혜의숲 안에서도 책을 볼 시간이 더 필요하다 혹은 잠시 묵상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하면, 이 지지향은 이름에 걸맞게 우리에게 고요한 집중의 시간과 공간이 되어줍니다.
24시간 열람이 가능한 공간과 책이 있는 방, 지지향 / [자료 출처 지지향 홈페이지]
맥락을 달리해, 전혀 서점이 있을 것 같지 않은 곳에서 의외의 경험을 제공하는 인덱스숍도 있습니다. 마치 영화 촬영 세트장 같은 분위기에 푸드 트럭이 모이고 여러 패션 브랜드가 상주한 파란색 컨테이너 박스, 커먼그라운드 3층에 위치한 인덱스숍. 분류에 따라 알록달록 꽂아 구분해둔 인덱스처럼, 인덱스숍 내부의 정리 기준은 ‘인덱스숍’스러움을 만듭니다. 우선 인덱스숍은 알파벳 하나하나에 집중합니다. 인덱스숍 만의 폰트를 개발하고, 이를 플레잉 하면서 브랜딩을 더해나가요. 하얀색 배경에 인덱스숍의 빨간색으로 a부터 z까지만 쭉 늘여놔도 그 자체로 예쁜 포스터가 되고요, 에코백이나 굿즈에는 알파벳 몇 개만 있어도 다른 디자인이 더 필요 없죠. 내부의 카페는 인덱스숍과 어울리게 깔끔한 필터 커피와 음료를 제공하며 인덱스스러움을 더합니다.
알파벳이 디자인이 되는 기적 / [자료 출처 인덱스숍 인스타그램]
그리고 ‘design/presswork/creative/philosophy/explore/literature’ 등의 인덱스숍만의 분야 구분뿐 아니라, 매대에서는 알파벳에 인덱스숍만의 의미를 부여하며 분류를 해요. ‘b : book & publishing / e : eat / m : magazine / w : woman’처럼요. 또한 커피 주문 시에 각 알파벳이 적힌 카드와 그 알파벳에 대한 나름의 풀이가 적힌 번호표를 주며, '다른 번호표에는 어떤 알파벳과 문구가 적혀있을까?'하는 궁금증을 자아내죠. 예쁜 굿즈와 포스터, 차분한 인테리어와 좋은 채광 등 모든 요소가 모여, 오늘도 괜히 인덱스숍을 기웃거릴 이유를 만듭니다.
인덱스숍만의 색인에 따라 분류되고 진열된 책들. 주문 대기표에도 인덱스숍스러움을 / [자료 출처 인덱스숍 인스타그램]
맨 처음 이솝의 사례처럼 브랜드의 방향성과 철학을 담아, 책을 고른다면 그리고 공간을 꾸민다면 어떤 모습일까요? 비마이비가 속한 더워터멜론에서는 지금 브랜드와 함께 '브랜드 책방'이라는 재미있는 상상을 펼치고 있습니다. 여행 브랜드가 책방을 만든다면? 가구 브랜드가 책방을 만든다면? F&B 브랜드가 책방을 만든다면 어떤 모습일까요? 앞으로 만들어질 브랜드 책방을 기대해 주세요!
💡오늘의 레터가 요약되어 있는 my note💡
아래 my note는 클릭해 큰 이미지로 확인하고 마음껏 저장하세요!
👀 함께 읽으면 좋을 지난 마이비레터
👉🏻#154 예술적 영감이 깃든 공간, 현대 모터스튜디오
👉🏻#147 함께 나아갈 방향을 인쇄하는 브랜드북
👉🏻#138 브랜드의 미래를 묻거든 로컬 브랜드를
이번 호는 본 링크의 자료를 참고하여 작성하였습니다
my B letter의 본문과 큐레이션을 포함, 비마이비의 모든 콘텐츠의 저작권은 비마이비에게 있습니다.
<비마이비의 모든 콘텐츠 자산의 무단 사용 및 사전에 합의되지 않은 콘텐츠의 활용을 금지합니다>
<공지>
오늘의 레터를 시작하기 앞서, 구독자 여러분들에게 남은 8월의 마이비레터는 <인터뷰>와 <8월의브랜드>로만 찾아올 예정임을 알려드립니다 : )
브랜드로 큰 이슈를 만들어 누구나 궁금했지만 쉽게 만날 수 없었던 대기업의 브랜드 지휘자를 만나는 '인터뷰'와 우리가 한 달 동안 일상에서 즐겼던 브랜드를 돌아보는 '8월의브랜드'는 더욱 잘 준비해서 찾아 갈게요! 💪🏻
매주 여러분과 만난지 벌써 170호, 그러니까 170주,,, 3년 가까운 시간동안 여러분과 브랜드로 수다를 떨었네요!😊😊 마이비레터도 구독자 여러분에게 더욱 유익하고 재미있게, 그리고 잘 읽힐 수 있게 더 나아지는 시간을 가지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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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오늘의 170호, 이제 시작합니다🫡
‘차별화’의 또 다른 말은 무엇일까요? 바로 ‘관점’입니다. 우리만의 관점이 담긴 콘텐츠는 우리 브랜드를 더욱 다른 브랜드와 구분이 되고 풍성하게 만들어주는데요. 그래서 그중 ‘책’을 콘텐츠로서 큐레이션하고, 그 책으로 공간을 꾸민 책방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매력적인 방법이 됩니다. 이미 사랑을 받고 있는 브랜드는 기존의 관점을 책에 투영하여, 더욱 차별화된 콘텐츠를 보여줄 수 있죠. 브랜드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모여 책이 되고, 책이 모여 브랜드의 책방이 되어 고객을 맞을 준비를 하는 것인데요. 책을 매개로 사람들이 우리 브랜드의 공간으로 ‘제 발로’ 찾아오게 하기 위해서는 어떤 ‘다름’이 있어야 할까요?
이솝이 만든 책방이라니? 책은 한 편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만큼, 이 책들은 모여서 또 하나의 거대하고 강력한 메시지를 만듭니다. 거기에 뾰족한 큐레이션이 얹히는 순간, ‘저들은 어떤 이야기를 할지, 저들은 어떤 철학을 갖고 있었는지’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죠. 이솝은 향과 감성으로 많은 사람들을 무장해제 시키고, 지속 가능한 ‘건강한’ 스킨케어의 가치와 힘을 전달하고자 하는 브랜드입니다. 인간 개인의 피부 그 이상으로, 모두가 건강하고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위해 이솝은 문학과 책을 선택했습니다. 제품이 놓여있어야 할 선반에 여성작가 14인의 도서 (한남동 매장에는 비문학 작가 7명 / 가로수길 매장에는 문학 작가 7명)가 이솝만의 감성을 담아 빼곡히 꽂아 두었죠.
신사 가로수길 매장에서의 이솝 우먼스 라이브러리 / [자료 출처 이솝]
한남동에는 7명의 작가가 자신의 경험을 녹여 쓴 도서가 전시되었어요. 그 주제는 패션부터 도예 등 미술을 넘어 예술과 문화를 아울렀죠. 가로수길에서는 지금 우리 사회를 대변하는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시대 장르물이기도 한 김초엽 작가의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과 손보미 작가의 <우연의 신> 등 일곱 작가의 도서가 전시되었어요. 이전부터 이솝이 책방을 통해 던지던 여러 사회적 메시지에 또 다른 컬렉션을 추가했습니다.
이번 책방과는 별개로 영국 런던에서는 성소수자 자긍심의 달(Pride Month 2023)를 기념해 이솝 퀴어 라이브러리(The Aesop Queer Library)를 비영리적으로 진행하였고, 이를 미국(뉴욕, LA)과 캐나다(토론토) 등 북미의 여러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하며 그 영향력을 더욱 키웠습니다. 북미에서는 여러 입장에 있는 사람들의 표현의 자유를 확보하고자 ‘검열’에 대한 문제 제기도 했습니다. 책을 매개로 한 이솝의 활동을 통해, 이솝이 말하는 ‘건강함’을 대중에게 정확하게 짚었어요. 이를 통해서 이솝의 메시지에 공감하는 사람들은 더 깊은 팬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죠.
💿이솝 우먼스 라이브러리 플레이리스트 들어보기
영국 런던 소호 매장에서 진행된 퀴어 라이브러리 / [자료 출처 이솝]
애술린Assouline은 1994년 파리에서 시작한 ‘럭셔리’를 말하는 아트북 출판 브랜드인데요. 애술린은 프로스퍼 & 마틴Prosper & Martine 애술린에 의해 도서의 럭셔리 문화를 선도하기 위해 태어났습니다. 조향사와 향초를 만들고, 고야드와 책 트렁크를, 샤넬과는 퀼팅 책 커버를 만들며, 우리의 서재를 채울 수 있는 모든 럭셔리를 조명합니다. 이들은 ‘책’이 역사와 혁신을 담는 동시에 지식과 감성의 산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책을 무엇보다 아끼는 동시에 그만큼 ‘아름다움’도 좇는데요. 아름다운 책, 한정판 선물 세트, 서재에 놓이는 독특한 악세서리와 가구까지 세련된 맞춤형 서재를 위해 이들의 열정을 끊임없이 확장합니다.
이들에게 디지털 세상은 빠르게 흘러가지만 그만큼 남는 것이 없는 반면, 책은 과거와 현재를 기록한 아름다운 물성 그 자체이죠. 이들의 안목과 예술적 감각을 물려받은 아들 알렉산더Alexandre가 팀에 합류하며, 진정한 럭셔리의 개념을 발전시키고 전 세계적으로 명망 있는 브랜드, 예술가, 사진가, 작가, 디자이너와 협업하며 그 경계를 계속해서 넓히고 있습니다.
책의 아름다움 뿐 아니라 향초와 스탠드 등 서재를 아름답게 만드는데에 진심인 애술린 / [자료 출처 애술린 홈페이지]
스스로를 커피 테이블 책(coffee table book)이라고 부르는 것을 통해, 오브제 그 자체로의 기능도 상당 부분 염두에 두며 만드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이들은 책을 분야별(디자인과 건축, 예술, 패션, 여행, 사진 등)로 나누기도, The Ultimate Collection 아래에서는 ‘요트, 샴페인, 포뮬러 one, 시가, 베르사유, 피카소’처럼 다양한 주제를 다루기도 해요. 한 권에 1,000유로가 넘는 가격의 <베르사유>의 경우 패키지가 21kg에 육박하고, The Ultimate Collection에는 쇼룸에서 사용하는 흰 장갑까지 동봉해 주는 것을 보면 이들이 책의 단단함과 물성을 얼마나 중시하는지 아시겠죠?
접하기도 어려운 이 브랜드를 우리나라에서 경험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 서울 도산공원과 대전 도룡동의 플래그십 스토어를 방문하는 것이에요. 애술린이 구현하고자 하는 진열 방식과 컬렉션, 굿즈와 엄선된 음악까지 들으며 브랜드가 책과 콘텐츠로 채운 공간을 경험해 보는 것이죠.
크래프트에 진심인 애술린의 이야기 / [자료 출처 애술린 홈페이지]
서재 컨설팅까지 하고 있는 애린. 애술린의 플래그십스토어와 비슷한 무드를 갖고 있습니다. / [자료 출처 애술린 홈페이지]
애술린의 다양한 영역을 볼 수 있는 The Ultimate Collection / [자료 출처 애린 홈페이지 캡쳐]
햇살이 잘 들어오는 정면의 통창과 15단 이상의 높은 책장. 그리고 그 책장을 가득 채우고 있는, 마치 파묻힐 것만 같은 수많은 책. 지금은 망원(합정점)과 여의도, 송도 등에서 지나가다 만날 수 있는 카페꼼마는 출판사 <문학동네>가 독자와 직접 만나기 위한 공간입니다. 합정점은 유현준 건축가가 ‘페이지를 넘기는 책’을 모티브로 설계한 건물이고, 경의선 숲길을 따라 큐레이션 가득한 연남점도 건물 자체로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어요.
일부 출판사는 사옥 공간을 활용해 책을 만나는 경험을 제공하기도 하지만, 카페꼼마는 별도의 공간을 통해 복합문화공간으로 거듭나며 ‘책을 읽는 경험’을 극대화하기 위해 설계된 공간입니다. 그렇기에 독립서점 혹은 개인이 운영하는 북카페와 비교하여도 당연히 그 규모도 훨씬 크고 설계가 촘촘하게 되어있죠. 물론 그들만의 큐레이션과 취향이 장점이기에 어떤 것이 맞고 틀린다는 없지만요. 노벨문학상 작가를 비롯한 여러 작가와의 강연과 문화 행사, 기자 간담회 뿐 아니라 정치인들의 대선 출마 기자회견 장소가 되는 등, 문화가 생성되는 공간 그리고 세상의 이슈가 만들어지는 공간입니다.
유현준 건축가가 설계한 합정점. 층별 활용도를 높여, R&D 센터처럼 메뉴의 연구도 이루어지는 공간이에요. / [자료 출처 카페꼼마]
여러분에게 쉼이란 어떤 의미인가요? 카페꼼마는 쉼을 정의하기보다는 무언가들의 사이로, 그 틈의 해석을 열어두었습니다. 그리고 우리들이 그 틈을 위해 잠깐 멈춘 그 시간의 경험을 위해,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은 균형 있는 경험을 설계해나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카페꼼마에서 만나는 커피와 빵은 단순히 ‘책만 많은 북카페’가 아닌, 여러 목적과 기대 수준을 가진 고객들을 만족시키기 위한 하나의 균형추인 것입니다. 카페꼼마에는 책을 혼자 읽으러 온 사람, 여럿이서 공부를 하기 위해 온 사람, 친구와 잠시 수다를 떨기 위한 사람, 기다릴 곳을 찾아 잠시 들른 사람 등 다양한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 모이는 집결지인데요. 꼭 책이 아니더라도 각자만의 카페꼼마로 즐기다가 나갈 수 있도록, 그리고 그것이 ‘쉼’이 될 수 있도록 틈을 열어두었습니다.
각자의 목적에 맞춰 선택할 수 있는 공간 구성. 여의도점과 합정점 / [자료 출처 카페꼼마 인스타그램]
나무가 종이가 되고, 글이 쓰인 종이가 모여 책이 되고, 그 책이 지혜가 되는 선순환. 그 보이지 않는 흐름이 모여있는 곳이 바로 파주 출판도시에 위치한 지혜의숲입니다. 파주출판도서는 우리나라 출판 업계가 모여있는 대단지로, 특히 각 사옥의 대담한 건축물이 특징이기도 한데요. 공동성의 추구를 목표로 건물과 건물 사이의 확정되지 않은 공간에 ‘비움’을 실천했죠. 그중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지혜의숲. 지혜의숲은 보다 보존의 공간에 더 가까운데요. 단연코 이 지혜의숲은 공간에 머무르는 시간만큼은 책에 몰입할 수 있는 시간을 쥐여줍니다.
책으로 숲을 이루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지혜의숲 / [자료 출처 지혜의숲]
지혜의숲은 세 가지 공간으로 나뉩니다. 제1공간은 학자와 지식인, 연구소에서 기증한 도서를, 제2공간은 출판사 기증 도서를, 제3공간은 보다 경험할 수 있는 라이브러리 스테이Library Stay 지지향의 로비로 역시 기증 도서를 읽을 수 있어요. 이렇듯 기증자에 따른 분류, 그리고 공간 내에서의 분류를 읽어보는 것도 지혜의숲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인데요. 제1공간은 기증자의 연구 분야에 따라 문학과 역사, 철학, 자연 과학과 예술 등 다양한 분야와 시대를 아우르는 도서를 만날 수 있습니다. 제2공간에서는 장르나 분야별 분류가 아닌 출판사에 따른 분류로, 출판사별 특징과 역사를 통해 우리나라 출판 역사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어요.
그리고 지지향은 ‘종이의 고향’이라는 뜻으로, 서가와 고서의 향기가 함께하는 공간입니다. 템플스테이도 아니고 도서관 스테이라니. 생각만해도 마음이 차분해지고, 평소에 쓰지도 않던 안경을 하나 챙겨야 할 것 같아요. 지지향의 객실은 TV 없는 객실로 책만 읽고 생각하다가 지쳐 잠들 수 있는, 미디어에 노출되어 평소에는 얻을 수 없는 시간을 제공해 주어요. 시내보다는 근교에 위치한 만큼 지혜의숲 안에서도 책을 볼 시간이 더 필요하다 혹은 잠시 묵상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하면, 이 지지향은 이름에 걸맞게 우리에게 고요한 집중의 시간과 공간이 되어줍니다.
24시간 열람이 가능한 공간과 책이 있는 방, 지지향 / [자료 출처 지지향 홈페이지]
맥락을 달리해, 전혀 서점이 있을 것 같지 않은 곳에서 의외의 경험을 제공하는 인덱스숍도 있습니다. 마치 영화 촬영 세트장 같은 분위기에 푸드 트럭이 모이고 여러 패션 브랜드가 상주한 파란색 컨테이너 박스, 커먼그라운드 3층에 위치한 인덱스숍. 분류에 따라 알록달록 꽂아 구분해둔 인덱스처럼, 인덱스숍 내부의 정리 기준은 ‘인덱스숍’스러움을 만듭니다. 우선 인덱스숍은 알파벳 하나하나에 집중합니다. 인덱스숍 만의 폰트를 개발하고, 이를 플레잉 하면서 브랜딩을 더해나가요. 하얀색 배경에 인덱스숍의 빨간색으로 a부터 z까지만 쭉 늘여놔도 그 자체로 예쁜 포스터가 되고요, 에코백이나 굿즈에는 알파벳 몇 개만 있어도 다른 디자인이 더 필요 없죠. 내부의 카페는 인덱스숍과 어울리게 깔끔한 필터 커피와 음료를 제공하며 인덱스스러움을 더합니다.
알파벳이 디자인이 되는 기적 / [자료 출처 인덱스숍 인스타그램]
그리고 ‘design/presswork/creative/philosophy/explore/literature’ 등의 인덱스숍만의 분야 구분뿐 아니라, 매대에서는 알파벳에 인덱스숍만의 의미를 부여하며 분류를 해요. ‘b : book & publishing / e : eat / m : magazine / w : woman’처럼요. 또한 커피 주문 시에 각 알파벳이 적힌 카드와 그 알파벳에 대한 나름의 풀이가 적힌 번호표를 주며, '다른 번호표에는 어떤 알파벳과 문구가 적혀있을까?'하는 궁금증을 자아내죠. 예쁜 굿즈와 포스터, 차분한 인테리어와 좋은 채광 등 모든 요소가 모여, 오늘도 괜히 인덱스숍을 기웃거릴 이유를 만듭니다.
인덱스숍만의 색인에 따라 분류되고 진열된 책들. 주문 대기표에도 인덱스숍스러움을 / [자료 출처 인덱스숍 인스타그램]
맨 처음 이솝의 사례처럼 브랜드의 방향성과 철학을 담아, 책을 고른다면 그리고 공간을 꾸민다면 어떤 모습일까요? 비마이비가 속한 더워터멜론에서는 지금 브랜드와 함께 '브랜드 책방'이라는 재미있는 상상을 펼치고 있습니다. 여행 브랜드가 책방을 만든다면? 가구 브랜드가 책방을 만든다면? F&B 브랜드가 책방을 만든다면 어떤 모습일까요? 앞으로 만들어질 브랜드 책방을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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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호는 본 링크의 자료를 참고하여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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