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and Curation]#174 문구와 서점에도 브랜드가 필요하다. 도쿄 브랜드 트립

마이비 여러분, 안녕하세요! 길었던 추석 연휴, 가족들과 풍성하게 보내셨나요? 언제나 그렇듯 우리의 연휴는 쏜살같이 지나갔고, 다시 수요일, 마이비레터의 시간이 돌아왔는데요. 10월의 첫째 주 마이비레터는 비마이비가 직접 다녀온 도쿄 브랜드 트립에 대해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이름하여 “문구와 서점, 읽고 쓰는 브랜드를 위한 도쿄 브랜드 트립!”

그런데, 갑자기 왜 읽고 쓰는 브랜드? 왜 도쿄? 라는 생각이 드실텐데요.

돌이켜보면 마이비레터와 비마이비는 알게 모르게 '읽고 쓰는' 브랜드를 많이 다루었어요. 마이비레터를 통해 여러 편에 걸쳐 문구 브랜드를 다양한 각도록 다루었고, (아직 안 읽어 보신 마이비가 계시다면, 오늘의 레터 하단에 참조 레터를 확인해 주세요!) 2022년 10월에는 비마이비 전용 공간인 데어바타테에서 도심 속 문구 아지트-문보장 팝업스토어를 진행하기도 했죠. 교보문고의 오래된 브랜드였던 문보장을 발견해 새롭게 만들었고, 새로워진 문보장을 주인공으로 다양한 고객들에게 읽고 쓰는 브랜드에 대한 남다른 경험을 제공했는데요. 당시 반응은 정말 뜨거웠습니다! 


성수 데어바타테에서 처음 선보인 읽고 쓰는 것에 진심인 브랜드쟁이를 위한 아지트, 문보장 / [사진 비마이비]


데어바타테에서 시작된 문보장 팝업스토어는 현재 교보문고 광화문점에 1호 정식 매장으로 오픈했고, 곧 다른 지점에서 문보장 2호점도 오픈될 예정입니다! (커밍 쑨..)



문방사우와 함께하는 문보장 / [사진 비마이비]


이 모든 과정을 함께한 국내 유일 브랜드 경험 플랫폼 비마이비는 읽고 쓰는 브랜드를 더욱 깊고 넓게 알고 싶어졌죠. 츠타야나 이토야와 같이 매력적인 읽고 쓰는 브랜드가 즐비한 나라 일본, 그중에서도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도쿄로 떠났습니다. 도쿄는 마스킹 테이프 하나로 100년을 살아남은 브랜드를 만날 수 있고, 종이라는 카테고리 하나만으로 긴자 한복판에 있는 건물 한 층을 채울 수 있는, 작은 것을 결코 작게 다루지 않는 곳이니까요.

이렇게 해서 다녀온 도쿄 브랜드 트립. 비마이비가 직접 경험한 내용을 토대로, 비마이비만의 관점을 담아 소개해 드릴 읽고 쓰는 브랜드를 위한 도쿄 브랜드 트립 출장기.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브랜드에게 ‘다움’이 중요하다는 말은 이제 하나의 법칙처럼 느껴질 정도입니다. 브랜드의 ‘다움’이 사람들에게 닿기 위해서는 공감을 얻을 만한 <스토리>가 필요하죠. 일본 도쿄에서 만난 문구 브랜드에는 쌓여 있는 수많은 문구 제품만큼이나 오랜 기간 사람들의 곁을 지키며 켜켜이 쌓아 온 매력적인 스토리가 있었습니다. 그중에서도 이번 트립에서 발견한 가장 인상 깊었던 스토리를 가진 두 곳을 소개해 드리려고 해요.

그 첫 번째 브랜드는 1917년을 시작으로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겟코소(月光莊, GEKKOSO)입니다. 겟코소는 높은 빌딩이 줄지어 서 있는 빌딩 숲 사이, 내로라하는 명품 패션 브랜드가 있는 긴자에 위치해 있는데요. 겟코소의 트레이드 마크인 ‘호른’ 모양의 심은 마치 소리를 내며 우리를 환영해 주는 듯했습니다. 실제로, 겟코소의 ‘호른’에는 “친구들아 모여라!”의 의미가 담겨 있다고 하더라고요. 옛날 유럽의 귀족들은 사냥을 즐겨 했는데, 깊은 숲속에서 동료를 부르기 위해 아주 큰 호른을 사용했다고 합니다.



문구만으로 사람들을 모으는 겟코소 / [사진 비마이비]


호른 소리에 이끌려 따라 들어간 겟코소의 매장은 이토야와 같은 대형 문구 쇼핑몰과는 다르게 아지트에 들어선 듯 아늑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이토록 좁은 겟코소의 공간에 빼곡히 들어찬 다양한 크기의 스케치북과 각기 다른 굵기의 붓, 형형색색의 물감은 그야말로 그리는 것에 진심인 사람들이라면 오랫동안 머물고 싶게 만드는 공간이었습니다. 또한 겟코소는 일본의 미술 용품점 중 유일하게 긴 시간 동안 오리지널 제품을 취급하며 ‘호른’ 로고를 붙였다고 하는데요. 이렇게 긴 시간 동안 묵묵히 자기다움을 지켜온 브랜드가 있기에, 일본이 문구 브랜드에 있어 자신감이 있는 것이 아닐까요? 月光荘, House of Moonlight를 뜻하는 겟코소가 앞으로도 더 많은 스토리를 머금으며 “색감과 음감이 인생의 가장 큰 보물”이라는 메시지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기를 바라 봅니다.


오랫동안 머물게 만드는 겟코소의 공간 속 스토리 / [사진 비마이비]


두 번째로 소개해 드릴 매력적인 스토리를 지닌 도쿄의 브랜드는 로스트앤파운드입니다. 시부야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스크램블 교차로를 지나 요요기공원 쪽으로 걷다 보면 한적한 동네 한가운데에서 로스트앤파운드를 만날 수 있는데요. 이곳은 2021년도에 만들어진 HOME AND LIVING 편집숍으로, 분실물 보관소라는 직역처럼 ‘시대의 빠른 변화의 흐름 속에 잊혔던 물건들의 가치를 새롭게 발견할 수 있는 곳’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었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 펼쳐지는 모종삽부터 쓰레기통, 빗자루, 나무 수저, 홈웨어 등 무수한 리빙 관련 제품들을 보며 이 많은 제품들을 대체 누가 셀렉하고 진열하는지 자연스럽게 궁금증이 피어오르던 멋진 공간이었습니다. 매장의 안쪽을 구경하다 보면 하얀 도자기로 가득 찬 공간을 마주하게 되는데요. 접시 하나, 그릇 하나하나가 아주 귀하게 느껴지며 마치 보물 창고에 들어와 있는 듯한 기분을 절로 느낄 수 있었어요. 이곳이 일본의 유명 식기 브랜드 닛코(Nikko)에서 운영하는 편집숍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수많은 생활용품 사이에 도자기만을 진열해 둔 이 공간의 의미가 더 크게 와닿기도 했습니다.


잊고 있던 가치를 다시 찾는 로스트앤파운드 / [사진 비마이비]


늦은 오후였음에도 불구하고 꽤 오랜 시간 공간에 머물며 스토어 매니저와도 이야기를 나눴었는데요. 돌아보면 그러한 관심을 가질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브랜드의 숨겨진 이야기가 궁금해서였던 게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오늘도 다양한 브랜드의 새로운 팝업 스토어가 계속해서 열리고 있는데요. 이를 두고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겠지만, 근본적으로는 공간 자체에 대한 소비자들의 소비가 커지고 있다고 볼 수 있어요. 이러한 맥락에서 도쿄의 다양한 읽고 쓰는 브랜드 공간을 살펴보았습니다.

가장 먼저 브랜드 츠타야를 마스다 무네야키라는 사람의 관점 혹은 컨시어지라는 관점이 아니라 공간의 관점에서, 특히 VMD 관점에서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츠타야 다이칸야마 서가 / [사진 비마이비]


츠타야의 도서 진열 방식은 그동안 잘 보지 못했던 진열 방식이었습니다. 보통은 책의 옆면이 보이도록, 옆으로 차곡차곡 세워져 있는 것이 일반적인데요.


서점에서의 보편적인 도서 진열 방식 / [사진 비마이비]


츠타야 북 스토어의 진열은 어떤 면에서 보면 비효율적입니다. 더 많은 책을 꽂아 고객의 선택지를 넓혀주어, 매출로 연결될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음에도 몇 권의 책을 정면으로 진열해 고객에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츠타야의 이러한 진열 방식은 분명 고객의 눈길을 끌게 만들었고, 이는 해당 상품을 직접 경험하게까지 하는 장치가 되었는데요. 

비효율적으로 보이는 진열 방식이 오히려 매출이라는 직접적이고 효과적인 결과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게 만든 것이죠. 생각해 보면 문구와 서점, 읽고 쓰는 것들은 우리의 일상과 대단히 가까이에 있어요. 너무 쉽게 경험할 수 있다 보니 오히려 이러한 의외성, 즉 비효율이 해당 카테고리를 조금은 다르게, 그래서 더 매력적으로 느끼게끔 만드는 요소로 다가왔습니다.


츠타야 서가, 츠타야 시모키타자와, 일반 서가에서도 정면으로 놓여진 도서들 / [사진 비마이비]


츠타야 다이칸야마 / [사진 비마이비]


또 하나의 공간은 와이어드(WIRED TOKYO 1999 / 1999라는 숫자는 와이어드가 시작한 해를 뜻해요)입니다. 입구에서부터 반기는 다양한 음식과 음료, 더 나아가 술까지 판매하며, 정적이고 종이 냄새만 날 것 같은 기존의 북 카페 혹은 서점의 이미지와는 너무나도 다른 공간을 제안했습니다.


와이어드 카페 / [사진 비마이비]


음식과 대화가 함께하는 책 / [사진 비마이비] 


보통의 북 카페와는 다른 와이어드를 살펴보면서 이런 생각도 하게 되었어요. “생각보다 책과 어울리는 것이 많은데?” 책하면 떠오르는 약간은 딱딱하고 고리타분해 보이는 이미지가 술과 음식, 그리고 (에어비앤비를 비롯한) 다른 브랜드와의 콜라보레이션 등과 어우러지며 전혀 다른 분위기의 새로움을 만들어 내고 있었습니다. 누군가는 책을 가장 값싼 인테리어라고 하지만, 와이어드는 책이 공간을 채우는 매력적인 콜라보레이션 도구라는 것을 몸소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일본에 있는 많은 브랜드를 보며 '사람'이라는 키워드가 많이 떠올랐습니다. 효율성, 인건비의 상승 등의 이유로 브랜드 매장에서는 사람을 이전처럼 보기가 쉽지 않아졌는데요. 폭풍처럼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이러한 변화가 브랜드에게는 당연한 수순임을 알면서도, 고객의 입장에서는 여전히 기계보다는 사람의 손길이 닿은 곳에 눈길이 가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번 도쿄 브랜드 트립에서 사람을 이야기하고, 사람과 이야기하는 많은 순간들이 특히 인상적이었어요.

비마이비는 사람도 브랜드가 될 수 있음을 여러 레터를 통해 조명해왔는데요. 도쿄의 브랜드 중 매력적인 한 사람이 브랜드가 될 수 있다는 사례로 도쿄 와세다대학에 있는 무라카미 하루키 도서관을 소개드려요.

최근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간인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이 국내에서도 대단히 화제가 되고 있죠. 무라카미 하루키 도서관은 세계적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삶과 작품 세계를 담은 문학관입니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그의 모교인 와세다 대학에 자신의 원고와 소장 도서 등을 포함한 2만여 점의 수집 자료를 기증했는데요. 이곳은 그를 연구하는 사람과 국제 문화 교류 등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만든 공간입니다. 


와세다 대학교 국제 문학관에 있는 무라카미 하루키 도서관 / [사진 비마이비]


일본의 유명 건축가 구마 겐고가 설계를 담당했고, 유니클로의 야나이 다다시 회장이 이 공간에 큰돈을 투자해 화제가 되기도 했어요. 실제 공간을 경험해 보면 한 사람의 인생과 작품만으로 이렇게 멋진 공간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람과 동시에 재즈, 카페, 피아노, 달리기, 소설 등 무라카미 하루키 개인의 그 넓은 세계에도 다시 한번 놀라게 됩니다. 돌아보니, 한 사람이 브랜드가 되어 다양한 이들이 사랑하는 브랜드가 된 무라카미 하루키를 공간 내 여러 곳에서 만날 수 있음이 감사했던 공간이었습니다.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사람들과의 소통과 휴먼터치를 중요시 여기는 브랜드 카키모리는 쓰는 즐거움을 많은 문구 애호가들에게 전하고 싶다는 신념을 가지고 운영하고 있는 문구점입니다. 3대째 문구점을 운영하며, 문구를 파는 것을 넘어 지역과 상생하는 브랜드이기도 한데요.

카키모리에서 사람을 경험한 지점은 이곳에서 판매하는 커스터마이징 노트를 구매했을 때였습니다. 카키모리에서는 노트를 구성하는 내지와 표지, 스프링 등을 직접 골라 구매하면 오픈된 공간에서 카키모리 직원이 직접 노트를 만들어 주는데요. 나를 위한 노트를 정성껏 만들어주는 모습을 보면서 특별한 느낌을 받을 수 있죠.


노트를 만들 수 있는 옵션과 제공하는 도보 지도 / [사진 비마이비]


어찌 보면 이러한 과정은 키오스크의 편리함과 비교했을 때 번거롭고 시간도 걸리는 일이에요. 그러나 노트를 구성하는 것들에 대해 하나하나 서로 묻고 확인하는 과정, 완성된 노트 수령을 위해 카키모리 직원이 직접 쓴 메모를 받는 과정을 거치면서 시간이 좀 더 걸리더라도, 사람이 전해주는 진정성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보다 온전한 경험을 위해 도쿄에 가신다면 카키모리의 매력을 꼭 한번 직접 경험해 보시길 추천해 드려요.)


실제 받았던 카키모리 직원이 쓴 메모지. 직접 만들기 때문에 시간이 소요되고, 완성된 노트를 다시 찾으러 올 수 있는 시간을 알려줍니다. / [사진 비마이비] 


어쩌면 읽고 쓰는 행위라는 것이 인간이 가진 고유함이라면, ‘읽고 쓰는 브랜드’에게 휴먼 터치는 필수적인 요소가 아닐까요? (노트를 만드는 시간 동안 매장에서 자유롭게 가져갈 수 있는 도보 지도를 가지고 주변을 돌아보세요. 카키모리가 있는 지역은 서울의 을지로와 같은 곳이라 많은 분들이 물건을 손수 만드는 모습을 보실 수도 있답니다!)


어느 식당에 들어갔을 때, 메뉴판에 적힌 메뉴의 수가 적을 수록 이곳은 정말 맛집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특히 단 한 개의 메뉴만 적혀 있을 때는 사장님의 자신감과 내공까지 느껴지기도 하죠. 한 가지 메뉴를 내세운 맛집처럼, 어떤 브랜드를 생각할 때 자연스레 함께 떠올려지는 제품이 있다면 우리는 이것을 ‘시그니처 상품’이라고 말합니다. 우리는 이 상품을 구매하기 위해 그곳이 어디에 있든 찾아가 기꺼이 줄을 설 때도 많습니다. 

이번 도쿄 브랜드 트립에서도 바로 이 ‘시그니처 상품’으로 전 세계 사람들의 발길을 향하게 한 브랜드의 공간을 다녀왔는데요. 그중 한 곳이 미도리의 트래블러스 노트로 가득한 트래블러스 팩토리(Traveler’s Factory)입니다. 늦은 저녁, 마감시간에 즈음하여 도착해서인지 매장 앞의 작은 입간판이 너무나 반갑게 느껴졌습니다.


이야기와 여행의 스토리가 살아 있는 곳 / [사진 비마이비]


전 세계의 여행객들은 나의 여행과 취향에 맞는 노트를 만들기 위해 이곳 <트래블러스 팩토리>로 모인다고 하는데요. 실제로 우리나라에도 이 노트를 즐겨 쓰는 만 육천여 명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가 운영될 정도입니다.

나만의 취향이 존중받는 시대가 되며, 정해진 틀이 아닌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여 고객이 직접 만든 제품들이 브랜드의 시그니처 상품으로 큰 인기를 얻는 경우가 많은데요. 트래블러스 노트도 이러한 니즈와 소비 흐름을 잘 파악하고, 커스터마이징 가능한 제품에 이를 녹여 내었습니다. 나의 여행 스타일에 맞게 노트의 가죽 커버와 내지, 스티커, 참, 스탬프 등 노트의 모든 요소를 직접 선택할 수 있게 만들어 둔 것이 브랜드가 오랫동안 꾸준히 큰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비결이 아닐까요? 



뿐만 아니라 여행을 연상케 하는 굿즈들도 많았어요. / [사진 비마이비] 


이어서 소개해 드릴 브랜드는 스타벅스인데요. 이미 전 세계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브랜드이지만 이번 도쿄 브랜드 트립에서 만난 스타벅스 미야시타 파크점은 특별한 콜라보레이션으로 더 큰 주목을 받았어요. 바로 90년대 일본의 스트릿 패션의 트렌드를 선도하며 패션계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후지와라 히로시와의 협업이었는데요. 실제로 스타벅스가 아티스트 개인과 협업을 한 첫 번째 사례이기에, 그 의미가 더욱 컸습니다.



조금은 다른 느낌의 스타벅스 미야시타 파크점 / [사진 비마이비] 


후지와라 히로시는 매장 공간을 디렉팅하는 동시에 프라그먼트 디자인(FRAGMENT DESIGN)과 스타벅스의 콜라보레이션 굿즈를 함께 출시하며 사람들을 불러 모으고 있었습니다.  굿즈는 텀블러와 머그컵, 티셔츠 등 다양한 구성으로 되어 있었고요. 심지어 매장 인테리어 곳곳에서도 ‘역시 후지와라 히로시’라고 느낄 수 있었어요.


후지와라 히로시와 프라그먼트의 향을 느낄 수 있는 콜라보레이션 굿즈 / [사진 비마이비]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스타벅스는 커피와 공간뿐만 아니라 다양한 MD 굿즈 라인업을 선보이며 사람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곳 미야시타 파크점에서 만난 스타벅스는 단 하나뿐인 세계적인 아티스트와의 협업, 이것의 결과물로 나온 시그니처 상품을 통해 사고 싶은, 오고 싶은 공간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특정 브랜드를 생각했을 때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나요? 그렇다면 그 브랜드는 절반은 성공한 셈입니다. 아무리 좋은 브랜드라도 기억에 남지 않는다면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어렵죠. 컬러, 향기, 로고&심벌, 음악 등 해당 브랜드를 떠올리게 하는 요소들은 참 다양합니다. 그중에서도 비주얼적으로 캐릭터와 컬러를 잘 활용한 도쿄의 브랜드를 소개합니다. 

포터(PORTER)는 1935년 가방 장인인 요시다 기치죠가 설립한 요시다 컴퍼니의 자체 브랜드입니다. 무엇보다도 ‘물건을 운반하는 도구’라는 가방의 본질을 우선으로 하여, 숙련된 장인의 눈과 손을 거쳐 제품이 탄생합니다. 포터의 사전적 의미는 '짐꾼'인데요. 세상에서 가장 많은 가방을 들어본 '짐꾼의 노하우로 가방을 만들겠다'라는 의지를 담아 네이밍 했어요. 그래서인지 포터 가방을 실제로 사용하고 있는 비마이비 브랜드 세터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튼튼한 가방이라는 점에서는 이견이 없죠.

이와 연결해서, 포터의 초창기 로고도 브랜드의 가치관을 직관적으로 보여주듯 호텔에서 가방을 옮겨주는 짐꾼을 캐릭터화했는데요. 포터의 매장 입구에 가방을 들고 있는 짐꾼 캐릭터 statue는 하나의 상징물로서 공간을 방문하는 고객들에게 함축적으로 포터의 브랜드 스토리를 전하고 있습니다.

최근 포터는 컨버스, 백산 안경, 써모스, 스타벅스 등 다양한 브랜드와의 콜라보레이션도 진행하고 있는데요. 신발, 안경, 보온병과 같은 가방과는 전혀 다른 상품들과의 콜라보레이션이 가능한 점도 짐꾼 캐릭터로 상징할 수 있는 포터라는 브랜드만의 매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 아니었을까요?


일본에서의 포터. 우리나라 매장과는 분위기가 사뭇 달라요. / [사진 비마이비] 


이토야는 1904년 이토 가쓰타로가 도쿄 긴자에 문을 연 문방구입니다. 긴자 본점 이외 도쿄에 여러 지점을 두고 있는데요. 지상 9층으로 이루어진 건물에 층별로 다양한 주제의 문구류를 만나볼 수 있어요. (종이, 컬러만으로도 한 층씩 채워져 있답니다.)

긴자 본점의 간판 위에 있는 빨간 클립은 이토야의 상징으로 유명한데요. 빨간 클립을 활용한 이토야 시그니처 제품들은 많은 이들이 기념품으로 사가기도 합니다. 흔한 클립에 빨간색을 입히고, 기존의 작은 클립을 크게 확대했을 뿐인데, 이 빨간 클립은 이토야의 상징이 되어 많은 이들의 체크인 포인트가 되고 있습니다. 

이토야는 클립뿐 아니라 ‘빨간색’ 그 자체를 포인트로 활용하고 있어요. 고객들이 손에 쥐고 있는 쇼핑백의 손잡이부터 빨간색 볼펜, 빨간색이 도드라지는 메모지까지. 아주 작은 요소들이긴 하지만 반복되고 강조되는 빨간색으로 인해 이토야라는 브랜드는 보다 강렬하게 각인되었습니다. 이렇듯 브랜드가 제시하는 것을 통해, 읽고 쓰는 브랜드는 거창하기보다 아주 작은 것을 상징 요소로 만들 수 있다고 느꼈어요.

 


이토야만의 강렬한 레드가 돋보이는 여러 장치들 / [사진 비마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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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비레터는 매 월별 주제를 선정하고 그 주제를 프리즘 삼아, 다양한 관점으로 브랜드를 투사합니다. 10월의 주제는 element. 174호를 통해, 브랜드가 어떻게 자신만의 element, 즉 기본이 되는 요소 하나하나를 쌓아왔는지 살펴보았습니다. 여러분의 브랜드는 어떤 요소를 단단하게 갖고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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