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다양한 브랜드들이 단순히 브랜디드 콘텐츠, 매거진 만드는 것을 넘어 도서 형태로 브랜드의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새로움’이라는 BMW의 새로운 비전을 다양한 작가들의 ‘새로움’의 이야기로 소개한 『낯설거나 새로운』, 스타벅스코리아의 지난 여정과 함께 파트너와 고객의 이야기를 담은 『작은 원두의 무한한 가능성』, 바나나맛 우유의 50년 역사를 신입사원의 일기 형식으로 풀어낸 『단지, 50년의 이야기』가 그 예입니다.
다수의 브랜드들이 도서 형태로 브랜드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 자료 출처 BMW, 스타벅스 ,빙그레
브랜드들이 책이라는 실물 형태로 브랜딩을 하는 이유 중 하나는, 브랜드의 철학을 단순히 빠르게 소비되는 온라인 콘텐츠가 아니라 오래도록 남는 하나의 자산으로 전할 수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책을 읽으며 일상 속 브랜드를 자연스럽게 떠올릴 수 있게 하여 나아가 브랜드의 팬덤을 가지게 되는 것은 덤이고요.

음쓰, 웁쓰 도서 목업 이미지 / 자료 출처 미닉스
특히 곧 출간될 미닉스의 『음쓰, 웁쓰』는 책 속에 브랜드명을 직접적으로 노출하지 않지만, ‘음식물 쓰레기’라는 일상적인 소재를 통해 브랜드가 해당 키워드를 통해 공유하고 싶은 가치를 넌지시 건넵니다.
“음쓰, 웁쓰”. 냉장고 속 오래된 반찬을 마주할 때마다, 종량제 봉투를 들고 음식물 쓰레기를 비우러 가는 길에서, 우리는 숨을 크게 참으며 말하곤 하죠. 이렇듯 음식물 쓰레기는 일상에서 우리를 얼굴 찌푸리게 만드는 불쾌한 존재지만, 조금 더 들여다보면 우리 삶 속의 남기고, 비우며, 정리하는 순간들이 담겨 있는 듯도 합니다.
‘미닉스’는 음식물 처리기라는 제품을 만들고 있지만, 늘 그 이면의 남김과 버림을 둘러싼 감정들에 대해 고민을 해왔다고 하는데요. 이 책을 만들며 미닉스는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하는 것에서 나아가 ‘음식물 쓰레기는 결국 우리 모두의 생활 문제였고, 우리 모두가 스스로 질문을 던져야 하는 생활의 감각’이라고 말합니다.
우리의 일상 속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순간들 속 흘러가거나 남은 찌꺼기와 감정들을 이 책에서 만나보실 수 있을 텐데요. 출간 전, 특별히 비마이비에서 작가들의 글을 일부 미리보기 형식으로 보여드립니다. 만화가, 작가, 사진가, 마케터, 에디터의 시선으로 ‘음식물 쓰레기’라는 주제를 어떻게 재조립하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풀어냈는지 만나보세요!
이 글의 끝에, 특별한 이벤트도 있으니 기대해주세요:)

01 미깡 <지금, 분쇄 중입니다>

미깡은 만화가이자 에세이스트로, 웹툰 『술꾼도시처녀들』, 『하면 좋습니까?』, 출판만화 『거짓말들』, 에세이 『해장 음식 : 나라 잃은 백성처럼 마신 다음 날에는』 등 다수의 작품을 발표했다.
“기정이 음식물 쓰레기를 만들지 않으려고 필사적으로 구는 데는 이유가 있다. 신혼집으로 구한, 지은 지 25년 된 낡은 아파트. 각 가정의 음식물 쓰레기는 아파트 단지 내 커다란 공용 음식물 쓰레기통에 넣어야 하는데, 여러 세대가 함께 쓰다 보니 투입구 주변이 늘 지저분했다. 뚜껑을 열고 닫을 때 손에 음식물이 묻는 거야 비닐장갑을 끼면 되지만 냄새가 문제였다. 비위가 약한 기정은 마스크를 뚫고 들어오는 악취에 번번이 구역질을 하고 말았다. 식사 당번인 일주일 동안 음식물 쓰레기를 만들지 않으면 그 끔찍한 장소에 가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바닥에 떨어진 양배추 조각을 들어 한참 보다가 음식물 쓰레기통에 넣었다. 3리터짜리 통은 절반가량 차 있었다. 다음 주에 태오가 비우겠지. 폭탄 돌리기 성공이다. 기정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어찌저찌 한 주가 지났고 왕은 물러난다. 그리고 새로운 당번, 태오가 주방에 입성할 차례다.”
-미깡 엽편소설 <지금 분쇄 중입니다> 중
02 손현 <네가 변해야 모든 게 변한다>

손현은 북촌에 사는 가장으로, 별일 없으면 간단히라도 세끼를 모두 챙겨 먹는다. 먹고 버리는 일상 속 음식물 쓰레기를 따뜻한 시선으로 기록했다.
“일단 수도꼭지의 물을 튼다. 글은 마감이 쓴다는 말도 있지 않나. 그나저나 어제 그 모임에 가지 말았어야 했나. 한때 같은 조직, 프로젝트에 속해 한마음으로 달리던 동료들인데 시간이 지나 소속, 생애 주기, 관심사가 달라지면서 처음으로 재미가 없다고 느꼈다. 공통의 대화 주제를 찾으려면 노력이 필요했다. 이미 지나간 일. 부질없고 쓸데없는 생각을 주방 세제 묻힌 수세미로 벅벅 씻어 낸다. 개수대에 쌓인 접시가 조금씩 줄어든다. 스테인리스 스틸 팬 바닥에 굳어 있는 카레에 뜨거운 물을 받아 불려 놓는다. 냉장고 문을 연다. 어제 만든 카레가 담긴 통이 보인다. 잊고 있던 다른 반찬 통도 보인다. 아내가 호기롭게 수박 한 통을 사서 한입씩 먹기 편하도록 잘라 놓은 다음, 나머지를 냉장고에 보관하던 장면이 떠오른 다. 「이거 나중에 송이랑 간식으로 먹어.」 초반에 열심히 먹긴 했다. 최근 1~2주 동안 부부 둘 다 일이 바빠지면서 수박을 깜빡했다. 수박 통을 여니 시큼한 냄새가 난다. 상해 버렸네. 미안해 수박. 다른 통을 여니 반조각 남은 애호박도 상태가 좋지 않다. 미안해 애호박.”
-손현 에세이 <네가 변해야 모든 게 변한다> 중
03 임수민 <정서적 비움을 찾고 싶은 사람들에게>

임수민은 사진가이자 항해자로, 통영 신혼집에서 비움의 미학을 실험하는 SNS 창작자이다.
“살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은 〈모든 것을 버리고 떠나고 싶다〉는 다급한 충동을 느낀다. 나처럼 물건도 사람도 좋아하고 수집을 열심히 하는 사람은 그런 도피적인 생각이 계절처럼 마음에 찾아온다. 어떻게 해도 마음 속의 공허함이 채워지지 않을 때마다 말이다. 하지만 우리는 쉽게 그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지 못한다. 지금까지 들인 시간과 노력을 무시할 수 없고, 다시 처음부터 아무것도 안 가진 채로 시작하기가 두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이번에는 생각에 그치지 않고 행동으로 옮길 셈이었다. 관계들도 얽히고 얽혀 버렸고, 비좁은 25만 원 월세방은 나의 허기를 채우지 못하고 빛을 잃은 물건들이 차고 넘쳐 발 디딜 곳이 없었다. 이 방의 주인은 더이상 내가 아니었다. 물건도 관계도 놓아 버리고 싶었다. 다시 새로 시작할 수 있도록 떠나 버리고 싶었다. 그래 처음으로 미니멀리스트라는 것이 되어 보자. 언제든 훌훌 날아 가서 자유로울 수 있도록 삶을 가볍게 게워 내자. 그런 생각을 품고 있던 어느 날 우연히 태평양을 항해하는 요트에 승선할 사람을 구한다는 공고문을 보고 태어나서 처음으로 항해라는 것을 떠나 보기로 결심했다.”
-임수민 에세이 <정서적 비움을 찾고 싶은 사람들에게> 중
04 정두현 <버리는 마음>

정두현은 브랜드 마케터로, 산문집 『말 더더더듬는 사람』의 저자이다.
“글을 쓰게 되면서 배운 것 중 하나는, 기억을 글로 쓸 때 쓰는 사람이 어떤 의미를 부여하고 어떤 이야기와 엮는지에 따라 완전히 다른 의미로 기록되고 마음 속에 남을 수 있다는 거였다. 그러니 지난 기억은, 내가 버린 것일지라도 어떤 의미를 부여하고 어떻게 간직하냐에 따라 소중해질 수도 있고 무가치해질 수도 있다는 거였다. 청승 떨기를 좋아하는 나다운 생각이라고 여겨질지 모르겠지만, 음식물 쓰레기를 버릴 때면 문득 대학 시절이 떠오른다. 소중한 마음으로 정성 들여 만든 음식을, 차려 놓고 설레어 했던 그 순간을, 배가 부르고 난 뒤 불과 한 시간 만에 혐오스럽다 느끼며 봉투에 밀어 넣던 장면. 그렇게 쉽게 눈앞에서 지워 버린 것이 꼭 대학 시절의 관계들 같다. 당시 내겐 거의 세상의 전부인 인연들이었다. 새벽까지 함께 웃고 떠들고 이름을 부르며 웃었던 얼굴들. 그 시간들은 내게 너무나 큰 기쁨이었고 10대 후반부터 안고 왔던 서글픔을 치유해 준 위안이었다. 생일 날 온 술집을 가득 채운 날이나 여름밤 한강에서 불빛이 비추는 분수를 보면서 맥주를 마시던 기억이나 내가 군대를 갈 때 잘 다녀오라는 의미를 담아 만들어 준 영상, 얼어붙을 정도로 추운 겨울날 스쿠터를 타고 캠퍼스 안을 누볐던 시간 들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기억이다. 나를 살게 하는 기억들이 있는데 그중 몇 가지는 분명히 대학 시절에 있었다. 그런 걸 무심히, 무참히 버려 버린다면 나는 분명 후회할 것이다.”
-정두현 에세이 <버리는 마음> 중
05 이민경 <음식을 대하는 자세>

이민경은 20년 차 에디터이자 작가, 그리고 다양한 브랜드의 콘텐츠 디렉터로 활동 중이다. 요리를 사랑하고 탐구하는 것을 즐기며, 요리 에세이 『식탁의 장면들』을 출간했다.
“그중 하나는 〈레시피에 무엇을 더 넣을까〉가 아니라 〈한정된 재료로 어떻게 더 맛있게 할까〉다. 어느 날 나는 재료 준비를 하다가 버려지는 재료들이 아까워서 한데 모으기 시작했다. 가장 좋은 영양은 뿌리와 껍질에 있다는 어느 요리 연구가의 말도 생각난 참이었다. 파프리카와 가지 꼭지, 대파 뿌리, 양파 껍질, 부추와 미나리의 끝부분, 쓰고 남은 무, 표고버섯 밑동 등… 생각해 보면 멀쩡한 재료들이 그대로 쓰레기통으로 들어간다. 나는 그것들을 냉장고에 모았다가 커다란 냄비에 물과 함께 넣어 끓이기 시작했다. 그렇게 나의 〈채수 만들기〉가 시작되었다. 재료를 강불로 끓이다가 끓으면 약불로 줄이고 20~30분간 더 끓이면 진한 육수가 처음 맛보는 차를 마셨다. 구수해서 옥수수 차일까 만들어진다. 쭈글해진 건더기만 버리고 완전히 식힌 후 지퍼백에 담아서 냉동고에 보관해 두면, 요리할 때마다 해동해 베이스로 사용할 수 있다. 나는 그때그때 만들어 놓은 채수로 국과 찌개, 탕은 물론이고, 볶음 요리나 파스타 등 서양 요리를 할 때도 유용하게 쓴다. 감칠맛 내는 데 도움도 되고 쓰레기 양도 줄일 수 있으니 일석이조가 아닌가. 일본에서 잠시 배운 요리 클래스에서도 선생님은 재료를 아낌없이 알뜰하게 쓰는 팁을 가르쳐 줬다. (중략) 주위를 둘러보니 버릴 것 없는 채소는 생각보다 많았다. 단호박, 파, 청경채, 샐러리, 무, 우엉… 재료를 손질하며 그런 생각을 많이 했다. 〈나 또한 쓰임이 많은 사람이 되고 싶다.〉 〈쪽파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 이민경 에세이 <음식을 대하는 자세> 중
💡오늘의 레터가 요약되어 있는 my note💡
아래 my note를 클릭해 큰 이미지로 확인하고 마음껏 저장하세요!





‘음식물 쓰레기’를 주제로 각자만의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내주신 작가님들의 이야기를 아주 짧게 만나 보았는데요. 오는 9월 3일 출간되는 도서에서 위 내용의 전문을 확인하실 수 있답니다! 많은 기대 부탁드려요.
미닉스에 대한 더 깊은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들은 이전 마이비레터 콘텐츠도 함께 읽어보세요!
👉<#236 가전 너머의 가능성을 넓히다, 미닉스>읽어보기
아참, 서문에서 말씀 드렸던 이벤트에 대해서도 알려드리니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인스타그램 기대평 댓글 EVENT]

다가오는 9월 3일, 『음쓰, 웁쓰』가 출간됩니다.
인스타그램 본문 댓글로 기대평을 남겨주시는 분들 중 추첨을 통해 총 6분께 선물을 드려요!
👉이벤트 참여하러 가기
🎁경품🎁
- 미닉스 더 플렌더 PRO 1명
- 『음쓰, 웁쓰』 도서 5명
📍이벤트 기간 : 8/25(월)~9/2(화)
📍 당첨자 발표 : 9/3(수)
📍 경품 발송 예정일 : 9/8(월)~9/9(화)
my B letter의 본문과 큐레이션을 포함, 비마이비의 모든 콘텐츠의 저작권은 비마이비에게 있습니다.
<비마이비의 모든 콘텐츠 자산의 무단 사용 및 사전에 합의되지 않은 콘텐츠의 활용을 금지합니다>
요즘 다양한 브랜드들이 단순히 브랜디드 콘텐츠, 매거진 만드는 것을 넘어 도서 형태로 브랜드의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새로움’이라는 BMW의 새로운 비전을 다양한 작가들의 ‘새로움’의 이야기로 소개한 『낯설거나 새로운』, 스타벅스코리아의 지난 여정과 함께 파트너와 고객의 이야기를 담은 『작은 원두의 무한한 가능성』, 바나나맛 우유의 50년 역사를 신입사원의 일기 형식으로 풀어낸 『단지, 50년의 이야기』가 그 예입니다.
브랜드들이 책이라는 실물 형태로 브랜딩을 하는 이유 중 하나는, 브랜드의 철학을 단순히 빠르게 소비되는 온라인 콘텐츠가 아니라 오래도록 남는 하나의 자산으로 전할 수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책을 읽으며 일상 속 브랜드를 자연스럽게 떠올릴 수 있게 하여 나아가 브랜드의 팬덤을 가지게 되는 것은 덤이고요.
음쓰, 웁쓰 도서 목업 이미지 / 자료 출처 미닉스
특히 곧 출간될 미닉스의 『음쓰, 웁쓰』는 책 속에 브랜드명을 직접적으로 노출하지 않지만, ‘음식물 쓰레기’라는 일상적인 소재를 통해 브랜드가 해당 키워드를 통해 공유하고 싶은 가치를 넌지시 건넵니다.
“음쓰, 웁쓰”. 냉장고 속 오래된 반찬을 마주할 때마다, 종량제 봉투를 들고 음식물 쓰레기를 비우러 가는 길에서, 우리는 숨을 크게 참으며 말하곤 하죠. 이렇듯 음식물 쓰레기는 일상에서 우리를 얼굴 찌푸리게 만드는 불쾌한 존재지만, 조금 더 들여다보면 우리 삶 속의 남기고, 비우며, 정리하는 순간들이 담겨 있는 듯도 합니다.
‘미닉스’는 음식물 처리기라는 제품을 만들고 있지만, 늘 그 이면의 남김과 버림을 둘러싼 감정들에 대해 고민을 해왔다고 하는데요. 이 책을 만들며 미닉스는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하는 것에서 나아가 ‘음식물 쓰레기는 결국 우리 모두의 생활 문제였고, 우리 모두가 스스로 질문을 던져야 하는 생활의 감각’이라고 말합니다.
우리의 일상 속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순간들 속 흘러가거나 남은 찌꺼기와 감정들을 이 책에서 만나보실 수 있을 텐데요. 출간 전, 특별히 비마이비에서 작가들의 글을 일부 미리보기 형식으로 보여드립니다. 만화가, 작가, 사진가, 마케터, 에디터의 시선으로 ‘음식물 쓰레기’라는 주제를 어떻게 재조립하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풀어냈는지 만나보세요!
이 글의 끝에, 특별한 이벤트도 있으니 기대해주세요:)
01 미깡 <지금, 분쇄 중입니다>
미깡은 만화가이자 에세이스트로, 웹툰 『술꾼도시처녀들』, 『하면 좋습니까?』, 출판만화 『거짓말들』, 에세이 『해장 음식 : 나라 잃은 백성처럼 마신 다음 날에는』 등 다수의 작품을 발표했다.
“기정이 음식물 쓰레기를 만들지 않으려고 필사적으로 구는 데는 이유가 있다. 신혼집으로 구한, 지은 지 25년 된 낡은 아파트. 각 가정의 음식물 쓰레기는 아파트 단지 내 커다란 공용 음식물 쓰레기통에 넣어야 하는데, 여러 세대가 함께 쓰다 보니 투입구 주변이 늘 지저분했다. 뚜껑을 열고 닫을 때 손에 음식물이 묻는 거야 비닐장갑을 끼면 되지만 냄새가 문제였다. 비위가 약한 기정은 마스크를 뚫고 들어오는 악취에 번번이 구역질을 하고 말았다. 식사 당번인 일주일 동안 음식물 쓰레기를 만들지 않으면 그 끔찍한 장소에 가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바닥에 떨어진 양배추 조각을 들어 한참 보다가 음식물 쓰레기통에 넣었다. 3리터짜리 통은 절반가량 차 있었다. 다음 주에 태오가 비우겠지. 폭탄 돌리기 성공이다. 기정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어찌저찌 한 주가 지났고 왕은 물러난다. 그리고 새로운 당번, 태오가 주방에 입성할 차례다.”
-미깡 엽편소설 <지금 분쇄 중입니다> 중
02 손현 <네가 변해야 모든 게 변한다>
손현은 북촌에 사는 가장으로, 별일 없으면 간단히라도 세끼를 모두 챙겨 먹는다. 먹고 버리는 일상 속 음식물 쓰레기를 따뜻한 시선으로 기록했다.
“일단 수도꼭지의 물을 튼다. 글은 마감이 쓴다는 말도 있지 않나. 그나저나 어제 그 모임에 가지 말았어야 했나. 한때 같은 조직, 프로젝트에 속해 한마음으로 달리던 동료들인데 시간이 지나 소속, 생애 주기, 관심사가 달라지면서 처음으로 재미가 없다고 느꼈다. 공통의 대화 주제를 찾으려면 노력이 필요했다. 이미 지나간 일. 부질없고 쓸데없는 생각을 주방 세제 묻힌 수세미로 벅벅 씻어 낸다. 개수대에 쌓인 접시가 조금씩 줄어든다. 스테인리스 스틸 팬 바닥에 굳어 있는 카레에 뜨거운 물을 받아 불려 놓는다. 냉장고 문을 연다. 어제 만든 카레가 담긴 통이 보인다. 잊고 있던 다른 반찬 통도 보인다. 아내가 호기롭게 수박 한 통을 사서 한입씩 먹기 편하도록 잘라 놓은 다음, 나머지를 냉장고에 보관하던 장면이 떠오른 다. 「이거 나중에 송이랑 간식으로 먹어.」 초반에 열심히 먹긴 했다. 최근 1~2주 동안 부부 둘 다 일이 바빠지면서 수박을 깜빡했다. 수박 통을 여니 시큼한 냄새가 난다. 상해 버렸네. 미안해 수박. 다른 통을 여니 반조각 남은 애호박도 상태가 좋지 않다. 미안해 애호박.”
-손현 에세이 <네가 변해야 모든 게 변한다> 중
03 임수민 <정서적 비움을 찾고 싶은 사람들에게>
임수민은 사진가이자 항해자로, 통영 신혼집에서 비움의 미학을 실험하는 SNS 창작자이다.
“살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은 〈모든 것을 버리고 떠나고 싶다〉는 다급한 충동을 느낀다. 나처럼 물건도 사람도 좋아하고 수집을 열심히 하는 사람은 그런 도피적인 생각이 계절처럼 마음에 찾아온다. 어떻게 해도 마음 속의 공허함이 채워지지 않을 때마다 말이다. 하지만 우리는 쉽게 그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지 못한다. 지금까지 들인 시간과 노력을 무시할 수 없고, 다시 처음부터 아무것도 안 가진 채로 시작하기가 두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이번에는 생각에 그치지 않고 행동으로 옮길 셈이었다. 관계들도 얽히고 얽혀 버렸고, 비좁은 25만 원 월세방은 나의 허기를 채우지 못하고 빛을 잃은 물건들이 차고 넘쳐 발 디딜 곳이 없었다. 이 방의 주인은 더이상 내가 아니었다. 물건도 관계도 놓아 버리고 싶었다. 다시 새로 시작할 수 있도록 떠나 버리고 싶었다. 그래 처음으로 미니멀리스트라는 것이 되어 보자. 언제든 훌훌 날아 가서 자유로울 수 있도록 삶을 가볍게 게워 내자. 그런 생각을 품고 있던 어느 날 우연히 태평양을 항해하는 요트에 승선할 사람을 구한다는 공고문을 보고 태어나서 처음으로 항해라는 것을 떠나 보기로 결심했다.”
-임수민 에세이 <정서적 비움을 찾고 싶은 사람들에게> 중
04 정두현 <버리는 마음>
정두현은 브랜드 마케터로, 산문집 『말 더더더듬는 사람』의 저자이다.
“글을 쓰게 되면서 배운 것 중 하나는, 기억을 글로 쓸 때 쓰는 사람이 어떤 의미를 부여하고 어떤 이야기와 엮는지에 따라 완전히 다른 의미로 기록되고 마음 속에 남을 수 있다는 거였다. 그러니 지난 기억은, 내가 버린 것일지라도 어떤 의미를 부여하고 어떻게 간직하냐에 따라 소중해질 수도 있고 무가치해질 수도 있다는 거였다. 청승 떨기를 좋아하는 나다운 생각이라고 여겨질지 모르겠지만, 음식물 쓰레기를 버릴 때면 문득 대학 시절이 떠오른다. 소중한 마음으로 정성 들여 만든 음식을, 차려 놓고 설레어 했던 그 순간을, 배가 부르고 난 뒤 불과 한 시간 만에 혐오스럽다 느끼며 봉투에 밀어 넣던 장면. 그렇게 쉽게 눈앞에서 지워 버린 것이 꼭 대학 시절의 관계들 같다. 당시 내겐 거의 세상의 전부인 인연들이었다. 새벽까지 함께 웃고 떠들고 이름을 부르며 웃었던 얼굴들. 그 시간들은 내게 너무나 큰 기쁨이었고 10대 후반부터 안고 왔던 서글픔을 치유해 준 위안이었다. 생일 날 온 술집을 가득 채운 날이나 여름밤 한강에서 불빛이 비추는 분수를 보면서 맥주를 마시던 기억이나 내가 군대를 갈 때 잘 다녀오라는 의미를 담아 만들어 준 영상, 얼어붙을 정도로 추운 겨울날 스쿠터를 타고 캠퍼스 안을 누볐던 시간 들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기억이다. 나를 살게 하는 기억들이 있는데 그중 몇 가지는 분명히 대학 시절에 있었다. 그런 걸 무심히, 무참히 버려 버린다면 나는 분명 후회할 것이다.”
-정두현 에세이 <버리는 마음> 중
05 이민경 <음식을 대하는 자세>
이민경은 20년 차 에디터이자 작가, 그리고 다양한 브랜드의 콘텐츠 디렉터로 활동 중이다. 요리를 사랑하고 탐구하는 것을 즐기며, 요리 에세이 『식탁의 장면들』을 출간했다.
“그중 하나는 〈레시피에 무엇을 더 넣을까〉가 아니라 〈한정된 재료로 어떻게 더 맛있게 할까〉다. 어느 날 나는 재료 준비를 하다가 버려지는 재료들이 아까워서 한데 모으기 시작했다. 가장 좋은 영양은 뿌리와 껍질에 있다는 어느 요리 연구가의 말도 생각난 참이었다. 파프리카와 가지 꼭지, 대파 뿌리, 양파 껍질, 부추와 미나리의 끝부분, 쓰고 남은 무, 표고버섯 밑동 등… 생각해 보면 멀쩡한 재료들이 그대로 쓰레기통으로 들어간다. 나는 그것들을 냉장고에 모았다가 커다란 냄비에 물과 함께 넣어 끓이기 시작했다. 그렇게 나의 〈채수 만들기〉가 시작되었다. 재료를 강불로 끓이다가 끓으면 약불로 줄이고 20~30분간 더 끓이면 진한 육수가 처음 맛보는 차를 마셨다. 구수해서 옥수수 차일까 만들어진다. 쭈글해진 건더기만 버리고 완전히 식힌 후 지퍼백에 담아서 냉동고에 보관해 두면, 요리할 때마다 해동해 베이스로 사용할 수 있다. 나는 그때그때 만들어 놓은 채수로 국과 찌개, 탕은 물론이고, 볶음 요리나 파스타 등 서양 요리를 할 때도 유용하게 쓴다. 감칠맛 내는 데 도움도 되고 쓰레기 양도 줄일 수 있으니 일석이조가 아닌가. 일본에서 잠시 배운 요리 클래스에서도 선생님은 재료를 아낌없이 알뜰하게 쓰는 팁을 가르쳐 줬다. (중략) 주위를 둘러보니 버릴 것 없는 채소는 생각보다 많았다. 단호박, 파, 청경채, 샐러리, 무, 우엉… 재료를 손질하며 그런 생각을 많이 했다. 〈나 또한 쓰임이 많은 사람이 되고 싶다.〉 〈쪽파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 이민경 에세이 <음식을 대하는 자세> 중
💡오늘의 레터가 요약되어 있는 my no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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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물 쓰레기’를 주제로 각자만의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내주신 작가님들의 이야기를 아주 짧게 만나 보았는데요. 오는 9월 3일 출간되는 도서에서 위 내용의 전문을 확인하실 수 있답니다! 많은 기대 부탁드려요.
미닉스에 대한 더 깊은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들은 이전 마이비레터 콘텐츠도 함께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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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참, 서문에서 말씀 드렸던 이벤트에 대해서도 알려드리니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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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는 9월 3일, 『음쓰, 웁쓰』가 출간됩니다.
인스타그램 본문 댓글로 기대평을 남겨주시는 분들 중 추첨을 통해 총 6분께 선물을 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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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닉스 더 플렌더 PRO 1명
- 『음쓰, 웁쓰』 도서 5명
📍이벤트 기간 : 8/25(월)~9/2(화)
📍 당첨자 발표 : 9/3(수)
📍 경품 발송 예정일 : 9/8(월)~9/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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