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커뮤니티 시리즈 | 02 LG전자 디지털커뮤니티팀 김주연 팀장 | 100만 명이 모인 커뮤니티, 대기업 타이틀 없이 만든 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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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안에서 커뮤니티를 만든다는 것. LG전자가 로고를 숨기고 만든 라이프집(Life.zip), 그 안에서 사람들이 모이게 된 이유.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달라지고 있어요. 요리를 하고, 식물을 키우고, 홈카페를 차리고, 빈티지 물건을 모으고. 집은 더 이상 퇴근 후 쉬러 가는 곳이 아니라 '나다운 시간이 쌓이는 공간'이 되어가고 있죠. 그 변화를 가장 빠르게 포착한 커뮤니티가 있어요. LG전자가 만든 홈 라이프스타일 커뮤니티, 라이프집입니다. 흥미로운 건 이 커뮤니티의 커뮤니케이션에요. 라이프집은 출범 초기 LG전자의 로고도, 사명도 내걸지 않았습니다. 가전을 파는 것도, LG전자를 알리는 것도 목적이 아니었거든요.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을 이해하고 그들과 진정성 있게 소통하겠다는 것, 그게 전부였어요. 그 결과가 어떻게 됐냐고요? 2022년 12월 일반 공개 이후 2년 반 만에 멤버 7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26년 4월 기준, 107만 명) 급작스러운 성장보다도 더 인상적인 건 멤버들의 커뮤니티에 대한 사랑이예요. 라이프집 멤버들은 스스로를 '집스터'라고 부르고, '직장 생활, 가정 생활, 라이프집 생활'이라는 말로 이 커뮤니티를 자신의 일상으로 끌어들였습니다. 

그래서 마이비레터에서 라이프집을 만들고 가꾸고 있는 김주연 팀장을 만났습니다. 기업에서 어떤 활동을 하는 데에 그것을 숨기고 한다는 의사 결정의 과정이 가장 궁금했거든요. 기업 안에서 커뮤니티를 만든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KPI와 진정성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잡아왔는지, 그리고 100만 명이 모이는 동안 가장 많이 바뀐 것과 끝까지 지킨 것이 무엇인지. 최초의 의도는 무엇이고, 결국 커뮤니티가 기업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를요. 그 이야기를 지금 시작합니다.




Q1. 김주연 팀장님 안녕하세요, 마이비레터 구독자를 위한 자기 소개 한 번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LG전자에서 라이프집을 운영하고 있는 디지털 커뮤니티 팀장 김주연입니다. 라이프집 이전에는 고객 연구를 통해 글로벌 컨셉을 발굴하는 일을 17년간 해왔어요. 이후에 고객 가치 혁신 조직이 만들어지면서, 2021년부터 CSO 조직(전략 담당 부문), 현재는 고객가치혁신부문으로 이동해 고객 가치를 실현하는 방법을 고민해왔고요. 더 프로액티브하게, 적극적으로 먼저 고객에게 다가설 수 있는 방법이 뭘까 고민하던 중에 고객 커뮤니티를 한 번 기획해서 운영해보자는 데까지 연결이 됐어요.


#라이프집이라는 커뮤니티이자 브랜드


Q2. 라이프집 커뮤니티를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요? 한국을 대표하는 가전 브랜드에서 커뮤니티를 운영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시작은 탑다운이었어요. 내용 기획은 실무진이 했지만 경영진의 의지가 먼저 있었거든요. 코로나 이후 사람들의 라이프 스타일에 굉장히 많은 변화가 있었고, 특히 2030세대에는 다가갈 수 있는 채널들이 사업 변화로 사라지다보니 그들을 이해하고 그들과 소통할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을 찾기 시작한거죠.

LG전자가 가전이나 제품 서비스로 고객과 소통하는 것을 넘어서, 모든 고객의 활동 반경에서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을 제공하자는 방향이 있었어요. 저희가 ‘라이프 이즈 굿 Life’s Good’ 이라는 슬로건을 가지고 있잖아요. 가전으로 고객의 노동력과 그 시간을 세이브 하고, 이를 통해 남는 여유 시간도 더 행복하고 즐거운 삶을 실현할 수 있게 만들자는 것이 커뮤니티로의 출발점이었어요.


Q3. 라이프집은 초기에 LG전자의 로고와 사명을 의도적으로 숨기고 운영했어요. 그 전략의 배경이 무엇이었나요? 히든 마케팅이 커뮤니티 형성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궁금합니다.

사실 ‘가전’이라는 테마 자체가 대화나 소통에 있어서 한계가 있는 주제에요. 특히 고객 커뮤니티의 소재로 삼기에는요. 그래서 카테고리를 한정하거나 LG전자라는 이름을 드러낸다기보다, 집 속에서 일어날 수 있는 고객의 삶과 일상을 자연스럽게 나누다보면 저희 제품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어요. 꼭 저희 제품이 아니고 다른 경쟁사의 것들이 나오더라도 괜찮다고 생각했고요.

처음 기획 당시 경영진도 커뮤니티의 진정성을 위해 일부러 우리가 한다, 라는 사실을 드러내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메시지를 주셨어요. 다른 회사들을 고객 커뮤니티를 운영할 때 브랜드 이름을 달고서 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처음에는 내부적으로도 이렇게 해도 되는건가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요.

오히려 드러나지 않고 숨겨져 있던 것이 라이프집 브랜드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로 연결되었던 것 같아요. 인지도가 없으니 ‘이건 뭐지?’ 하는 궁금증을 갖고 있다가 LG전자가 밝혀졌을 때 오히려 더 신뢰할 수 있다는 반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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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의 모든 나만의 시간을 나누는 커뮤니티인 라이프집 / 자료 출처 라이프집


Q4. '집덕후들의 커뮤니티'라는 포지션은 어떻게 잡게 됐나요? 이미 시장에 나와서 팬덤을 지니고 있던 오늘의집 혹은 타 라이프스타일 플랫폼과는 다른 점이 분명했어야 했을텐데, 그 차별점을 어떻게 찾고 내부를 설득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처음부터 집이라는 주제로 시작했던 건 아니었어요. 기획을 시작한 것은 2021년도부터였는데, 그때는 굉장히 좁은 주제인 [홈시어터 커뮤니티]로 시작을 했었거든요. 2022년 4월에 폐쇄형 커뮤니티로 출발해 일부 광고를 하거나 임직원분들도 참여하는 방식으로 450명 규모의 커뮤니티를 운영했는데요. 실제로 해보니까 처음에만 이야기가 오고 가다 나중에는 할 이야기가 없어지는 거예요. 해당 영역의 풀이 크지 않고 기기나 사용 방법 등 팁을 주실 만한 분이 많지 않으니까요.

그래서 고민을 하다 아예 확장해서 집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다루자고 방향을 틀었어요. 2022년 말에 다시 피봇팅을 하고 컨셉과 주제도 새로 정했죠. 유사한 카테고리의 커뮤니티인 오늘의집이 잘 완성되고 선망할 수 있는 인테리어 공간을 지향한다면, 저희는 여유 시간을 즐겁게 보낼 수 있게 하는 것, 집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루는 방향으로요. 홈카페, 홈가드닝, 홈트, 컬렉션, 무엇이든 상관없어요. 내가 무엇을 하면서 시간을 즐겁게 보낼 수 있는가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라이프집에 나만의 작업실이라는 카테고리가 있는데, 여기에는 심지어 오븐에 마카롱을 구웠다 망한 것도 올라와요. 부담 없이 올릴 수 있고, 시도해봤는데 안 돼도 괜찮다는 위로를 해주는 커뮤니티, 그게 저희 차별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Life.zip 이라는 이름도 이중적인 의미를 담아 의도하고 지었어요. 삶과 집이라는 직관적 의미도 있지만, 이 커뮤니티가 우리 일상을 압축zip 한 공간이기도 한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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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집’의 첫 팝업스토어 ‘라이프집 집들이’ / 자료 출처 LG전자 뉴스룸


Q5. 라이프집이 가전 브랜드의 커뮤니티임에도 '가전'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는 전략을 유지하고 있잖아요. 경영진과 팀 내부 모두 이 기조가 공유가 된 상태로 시작하셨지만 그럼에도 고민과 전략적 긴장감이 있었을 것 같아요.

초반에는 집이라는 테마로 소통해보겠다는 컨센서스가 잘 맞았어요. 그런데 커뮤니티를 운영하다보니 많은 변수가 생기면서 고민의 순간들도 함께 많아지더라고요. ‘LG전자를 언제 노출하지?’와 같은 고민도 있었고요. 2022년 12월에 커뮤니티를 시작하고 브랜드 명을 전혀 노출하지 않다가, 기사화 되고 홍보를 시작한건 2024년 라이프집 집들이를 하면서부터에요.

멤버을 늘려가면서 가전 이야기도 들어가고 홍보도 되면 좋겠다, 우리가 했다고 이야기를 해야하지 않을까 많은 내부적 고민이 분명 있었어요. 하지만 믿어주시는 경영진이 있었기 때문에 진심으로 소통하는 것에 집중할 수 있었고, 이후 오프라인 팝업이 큰 계기가 되었어요. 멤버 분들이 온라인에서만 나누던 공간을 팝업에 그대로 가져와서 꾸며주셨는데, 그 안에 LG가전이 자연스럽게 놓여있는 모습을 보며 일상 속 자연스러운 모습 안에 브랜드가 녹아있는 모습을 본거죠. 홈캠핑 하시는 분의 공간에 스탠바이미가 틀어져 있거나, 인플루언서 작가 분의 슈케이스 안에 신발 대신 카메라나 아끼는 소장품이 놓여 있는 모습처럼 꼭 기업이 의도했던 방향이 아니더라도요. 고객분들뿐만 아니라 현장에 방문한 임직원들도 굉장히 좋아하셨어요. 가전이 어떻게 고객들을 행복하게 해주는지 매력적으로 표현되었고, 그래서 내부에서나 고객분들께도 인상적으로 기억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Q6. LG전자가 말하는 '고객'은 그냥 표면적인 말로 끝나는게 아니라, 진심으로 고객지향적이다라고 많은 부분에서 느껴지는데요. 라이프집 커뮤니티도 이런 부분이 바탕에 있다고 보면 너무 먼 해석일까요?

맥락이 맞는 것 같아요. 저희가 고객가치혁신 부서다 보니까, 제품과 서비스를 만드는 데 있어서 고객들이 '내 삶이 어떻게 변화할 수 있는지'를 직접 느낄 수 있어야 차별적인 가치가 되지 않나 싶거든요. 그걸 저희는 커뮤니티로 풀어내고 있는 것이고요. 고객이 제일 우선이라는 것들이 일하는 방식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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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이 두 손으로 직접 함께 채워가는 라이프집 / 자료 출처 LG전자




 #기업의 커뮤니티를 성공적으로 운영하기 위하여


Q7. 흔히 말하는 ‘커뮤니티가 돈이 되냐’라는 염려 즉 사업성이라는 챌린지 속에서, 기업이 커뮤니티를 운영한다는 건 KPI와 진정성 사이의 줄다리기이기도 해요. 그 균형을 어떻게 잡고 계세요? 커뮤니티를 운영하며 잡았던 내부적인 목표와 커뮤니티를 만들게 된 목적이 궁금합니다.

처음엔 팀 안에 커뮤니티 운영 경험자가 아무도 없었어요. 고객 연구, 디자인 리서치, 신사업 출신들이 모인 작은 조직이었거든요. 그러다 보니 중간에 경력 있는 외부 분들을 모시면서 "아, 이제 KPI는 이렇게 잡아야 하겠구나"를 같이 이야기하며 만들어갔어요.

그렇게 잡은 3년간의 핵심 지표는 누적 멤버 수와 NPS(고객추천지수)였어요. 2023년 일반 공개 이후 첫 해 5만 명, 그다음 해 30만 명, 작년엔 100만 명을 달성했고요. 그때까지의 목표는 명확했습니다. 


"멤버 규모를 늘려가면서 사람들이 진짜 좋아할 수 있는 커뮤니티를 만들자."


'돈이 되냐'는 질문에 대해선 이렇게 답할 수 있어요. LG전자의 가전과 서비스가 본업이고, 커뮤니티는 그 본업을 서포트하는 역할이기 때문에 매출 목표가 있는 조직은 아니라고요. 다만 지속적으로 운영하려면 본업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를 증명해야 하고, 그 부분이 올해부터 더 본격화된다고 할 수 있죠. 예를 들면 틔운이나 스탠바이미처럼 젊은 취향을 담은 신제품이 나왔을 때, 커뮤니티만의 결을 살려서 재미있게 소개하거나, 고객 피드백을 먼저 전달하는 방식으로요.

동시에 자생 할 수 있는 구조도 고민 중이에요. 지금까지는 예산을 쓰는 부서였지만, 스스로 수익을 낼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하고 있거든요. 그 첫 시도가 올해 8월에 열릴 오프라인 페어예요. 작년까지는 팝업 위주로 "이런 일을 합니다"를 알리는 브랜딩에 집중했는데,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함께 협업하고 싶다는 브랜드와 마케터들이 모이게 됐고, 멤버도 많이 늘었어요. 올해 페어를 통해 라이프집이 단순한 커뮤니티를 넘어, 라이프스타일을 중심으로 한 생태계로 증명되는 자리를 만들어보려고 합니다. 목표와 관련해 또 하나 말씀드릴 수 있는 건 회사에서는 사실 초반에 내부 얼라인이 잘 됐더라도, 상황이 바뀌면 다시 목표를 재구성하고 설득해야 한다는 점이예요. 커뮤니티 운영이란, 결국 전략적 유연성을 가지고 끊임없이 설득하는 일이기도 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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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를 설득하고 더 많은 멤버들을 끌어들인 힘은 라이프집의 단단한 정체성 / 자료 출처 LG전자 뉴스룸


Q8. 팀장님만의 설득의 필살기가 있으신가요?

대기업이다보니 다양한 배경과 이해를 가진 사람들이 많아요. 그래서 라이프집의 정체성을 초반에 잘 만들어주는게 중요했다고 생각해요. 실제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때는 직접 만날 때라고 생각하거든요. 집들이 팝업에서도 보셨듯이 디자인 하나 하나에서부터 라이프집이 무얼 하는 곳인지 단단하게 만들어 놓았고요. 팝업 때 경영진 분들이 많이 오셨는데, 직접 보여드리니 그게 주효했던 것 같아요. 고객이 저희 팝업을 경험하기 위해 줄을 서 있는 모습을 보면서 뿌듯해하시기도 했고요. 


Q9. 커뮤니티의 특성상 다양한 배경의 멤버들이 모이고 그만큼 예측하기가 어려운 것 같아요. 처음 기획한 방향과 실제 멤버들이 반응한, 혹은 자발적으로 만들어간 방향이 달랐던 경험이 있을까요? 그 예상 밖의 흐름이 오히려 기회가 됐던 사례가 있다면요?

저희는 커뮤니티가 의도한 대로만 흘러가게 하는 것이 사실 옳은 방향이 아닐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커뮤니티 멤버들은 라이프집의 주인이자 집주인, 저희 운영진들은 '집사'라고 표현하거든요. 닉네임도 있어요. 저는 엘리엇이고, 다른 분들은 세바스찬, 알프레도...등 집사스러운 이름들이에요. (웃음) 저희가 집사처럼 잘 모시겠습니다, 라는 모토로 소통에 제약이나 한계를 두지 않고, 자유롭게 대화하실 수 있는 장을 만들었어요.

정말 열심히 활동하시는 멤버분들도 계시거든요. 1:9:90의 법칙처럼 100명의 고객 중에서도 딱 그 1의 멤버가 커뮤니티의 자정 작용을 자발적으로 나서서 해주세요. 새로운 멤버가 와서 이상한 댓글을 달더라도 "여기는 그런 곳이 아니야"라고 자연스럽게 말해주시는 분이 생기는 거예요. 소규모이지만 애정을 가진 사람들이 생겨나면서 운영자처럼 움직여주시는 분들이 만들어졌거든요. 이렇게 판을 깔아 드린 그 이후에는 자연스럽게 커뮤니티의 흐름이 만들어지는 것같아요.




#커뮤니티의 주인공은 결국 멤버


Q10. 그렇다면 멤버들이 놀고 열성적인 멤버가 생길 수 있도록 판은 어떻게 깔아주셨어요?

챌린지를 함께 하거나, 같이 참여할 만한 거리들은 계속 공급해요. 예를 들면 컬렉션에 관심 있고 자랑할 것들이 많은 분들을 지원받아서, 서바이벌처럼 몇 분을 선정하고 응원하고 싶은 사람을 투표로 고르는 방식의 활동을 했었어요. 사람들이 관심 있어 할 만한 것들을 의도적으로 제공하는 거예요.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이벤트를 계속 만들어드리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남의 작업실 보니까 나도 자랑하고 싶다"며 올려주시는 분들이 생기더라고요.

처음 팝업을 할 때가 기억에 남는데요. 인플루언서분들을 포함해 저희 멤버분들과 함께 하는 팝업이었어요. 멤버분들이 직접 자기 집에 있는 물건들을 먼 거리에서 가져와주시고, 며칠 동안 본인의 집과 똑같이 세팅해주시는 거예요. 근데 꾸며놓고 가시지 않고 계속 나오시는 거예요. 매일같이 나오시는 분도 있었고, 팝업 방문객분들이랑 이야기를 나누고, 팀원들도 오전부터 저녁까지 함께 있다 보니까 하나의 동네가 됐어요. 다들 '이웃'이라고 표현하실 정도로요. 짧은 순간이고 며칠 안 되는 시간이지만, 그렇게 압축적으로 만나면서 마음을 나눌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구나 싶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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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의 취향과 진심을 나누며 이웃이 되었던 시간 / 자료 출처 LG전자


Q11. 분명 라이프집만의 매력이 멤버들이 자발적으로 나서고 집도 못 가도록 끌어당긴 것 같아요. 라이프집의 매력이 이들을 움직이게 만들었다고 보세요?

멤버들과 매일매일 소통하면서, “이렇게까지 할 일이야?"라는 말을 많이 들어요. 팝업을 준비하며 한 분 한 분 오시기 전까지 직접 통화하고 연락한 것은 기본이고요. 중간에 식사 시간이 되어 멤버가 잠시 본인의 공간을 비울 때면, 직원들이 해당 멤버로 빙의해서 소개하고 방문객들을 맞기도 했어요. 그렇게 ‘LG전자에서 이렇게까지 하네?’하는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형성된 것 같아요.

VIP 찐팬인 1% 멤버분들하고는 매년 오프라인 밋업도 했어요. 행사 진행도 팀원이 직접 하고, 같이 게임도 하고 노래도 하고, 팀을 만들어서 함께하는 시간을 가졌거든요. 당시에는 그분들한테만 LG전자에서 하는 걸 처음 알려드리기도 했어요. 저희도 처음 해보는 거였지만, 사람들과 관계를 만드는 게 이런 거구나 싶었어요.

동시에 '집업 프로젝트'라고, 다른 브랜드와 함께 집 안 공간을 가전으로 업그레이드 해드리는 협업도 생겼어요. 시즌별로 한 분밖에 못 해드리다 보니, 스테이폴리오 감성숙소와 콜라보해서 더 많은 멤버들이 좋은 공간을 경험할 수 있게 해드리기도 했고요. 집미션처럼 위트 있는 콘텐츠를 재미있게 전달해드리니 멤버분들이 오히려 더 달라고 적극적으로 요청하시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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멤버들이 자발적으로 만들어가는 커뮤니티가 된 라이프집 / 자료 출처 라이프집


Q11. 라이프집에는 100만 명이 넘는 집덕후가 모여 있는데요. 멤버 수가 폭발적으로 늘었던 모멘텀은 언제였고, 이를 어떻게 만드셨나요? 그리고 팀장님께서는 멤버수와 의미있고 활발한 활동량이 꼭 비례한다고 생각하시는지도 궁금합니다. 

규모라는 건 커뮤니티가 지속하기 위해서 어느 정도는 채워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활동성이 정비례하진 않지만, 규모의 경제라고 할까요? 찐팬인 1%의 비율도 10만명의 1%와 100만명의 1%는 그 수가 다르잖아요. 활동량을 늘려가면서 우리 카테고리의 대표적인 커뮤니티로 커가기 위해선 필요한 부분이에요. 다만 활동성은 그것만으로 되는 건 아니고, MAU나 스티키니스 같은 지표가 함께 따라야 하죠. 지금까지의 KPI는 그러했고, 단계별로 다르게 봐야 할 것 같아요.


Q12. 2030세대가 초기 타깃이었다고 말씀해주셨었는데, 실제 타깃은 어떤가요?

실제로 2030이 60% 이상이에요. 저희가 의도했던 젊은 세대가 실제로 움직이고 있고, 그 중에서도 여성 비율이 60% 정도로 조금 더 높긴 해요. 그분들이 여기서 재미있는 것들을 할 수 있도록 계속 만들어가고 있어요. 가전이라는 카테고리 자체는 진입 장벽이 있는데, 집에서 할 수 있는 것들 중심으로 풀어 내니 젋은 세대도 훨씬 자연스럽게 참여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김주연이라는 브랜드


Q13. 팀을 이끌면서 팀원들에게 가장 자주 강조하는 것이 있나요? 기획자로서 팀장으로서 가장 어렵게 느끼는 지점은 어디인가요? 커뮤니티 기획 및 운영 업무에 있어서 다른 직무와 가장 다른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이 일이 워낙 다양한 영역을 다루고 있잖아요. 고객 연구만 하다가 커뮤니티를 맡게 된 순간부터 마케팅, 브랜딩, IT 개발 등 정말 여러 분야의 전문가 분들과 팀원으로 함께하게 됐어요. 그러면서 팀원 한 분 한 분이 더 좋은 의사결정을 하실 수 있도록, 한계를 갖지 않고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판을 만들어드리려고 했던 것 같아요.

마케팅이나 브랜드 조직이었다면 이렇게까지 못했을 수도 있는데, 목표가 조직의 특성에 따라 결정되다 보니 좀 더 자유롭게 시도해볼 수 있었어요. 실패도 경험했지만, 그 안에서도 배울 수 있는 게 있다고 소중하게 여기자고 했어요. 무엇보다 고객에게 제일 좋은 경험을 드리는 걸 잊지 말자는 것, 그게 일하면서 늘 마음에 두고 있는 거예요.


Q14. 커뮤니티를 운영하면서 조직 내에서 타협해야하는 부분과 타협할 수 없이 끝까지 지키는 것이 있다면요?

결국 고객 경험이에요. 예전에 가전 연구를 할 때와 비교하면 같은 고객을 만나더라도 그때는 가전 사용과 불편함을 매개로 이야기를 나눴고, 지금은 고객이 살아가는 모습 자체를 가지고 만나요. 그리고 24시간 계속 열려 있어야 하는 서비스다 보니, 평일과 주말 구분 없이 내 일과 삶이 동화되어 살아가는 건 타협해야 하는 부분인 것 같아요.

그렇지만 그만큼 보람 있는 순간들도 정말 많아요. 작년에 멤버 100만명을 자축하는 게시물에 댓글이 1,700개 이상 달리면서 정말 많은 분들이 축하해주셨는데요. 그런 경험 하나하나가 쌓이면서, 우리 회사에서 어떻게 이런 일을 해볼 수 있겠나 싶은 감동의 순간이 찾아오는 것 같아요. 정말 0에서 1을 만들었거든요.


Q15. 팀장님에게 커뮤니티란 무엇인가요? 

저에게 커뮤니티는 곧 ‘커리어 생태계’ 그 자체입니다. 저의 커리어를 확장시키고 새로운 길을 열어준 키워드라고 할 수 있어요. 고객의 삶을 연구하다가, 직접 고객들이 만나는 장을 만들었고, 그 과정 중에서 다양한 파트너들과 함께 해 왔죠. 그럴 수 있었던 건 커뮤니티는 살아있는 유기체와 같기 때문이에요. 초기와 지금의 라이프집은 정말 달라졌어요. 멤버분들도 늘어났지만, 저희 운영진들도, 함께하는 브랜드들도 같이 성장한 것 같거든요.

라이프집은 LG전자라는 브랜드가 가전 제품으로도 충분히 소통할 수 있지만, 이렇게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삶의 즐거움과 행복을 주고 싶어하는 회사라는 걸 자연스럽게 알릴 수 있는 플랫폼인 것 같아요. 커리어 외에서도 굉장히 의미 있는 일이기도 하고요. 커뮤니티를 일구기 위해 정말 많은 삽질을 하면서도 그 모습을 봐주시는 분들이 그래서 더 진심이라는 걸 느끼시는 것 같아요.

특히 요즘 AI 시대에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라는 고민이 많으실 텐데요. AI가 더 심화될수록 오히려 사람과 만나는 접점과 감각이 더 중요해질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불완전하고 미완성이지만, 진짜 사람이 낸 목소리가 더 의미 있어지지 않을까요. AI시대이기 때문에 커뮤니티는 오히려 더 가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더 열심히 해야겠네요. (웃음)


Q16. 마지막으로 김주연이라는 브랜드는 어떤 브랜드인가요?

라이프집을 집덕후들의 커뮤니티라고 표현하는데요. 저도 한 사람의 덕후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집덕후이기도 하고, 사람을 덕질하는 것 같기도 하고요. 라이프집을 할 때 제가 좋아하는 걸 하고 싶어서 시작했고, 그게 깊이 파고들게 만들어줬던 것 같아요. 좋아하는 마음을 잊지 말고 할 수 있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그리고 같은 마음을 가진 동료들을 만나는 것도 중요하고요. 라이프집이 100만 이상의 커뮤니티로 성장하기까지 저 혼자서는 너무 어려운 일인데, 저 말고 정말 헌신을 다해주시는 팀원분들이 없었다면 이렇게까지 할 수 있었을까 싶을 정도예요. 하나에 빠져서 각자의 역할을 제대로 해낼 수 있다면, 함께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독자분들도 고민이 많으실 텐데, 브랜드 마케팅을 하시는 분들도 진짜 좋아하는 걸 찾으시다 보면 집중하고 싶은 커리어를 찾을 수 있을거예요. 그것을 찾기까지는 무엇이든 스스로 한계를 두지 않고 직접 해보는 것이 필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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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읽어야 완성되는 커뮤니티 시리즈 (⏰4/20~22, 순차 공개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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